동국대,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 결정

강의 배정 및 연구비 지원도 중단키로

동국대는 지난 23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26일 오전 홍기삼 동국대 총장과 보직 교수단 등이 참석한 정책회의에서 이와 같이 결정하고 강의배정과 연구비 지원도 중단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형사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자에게는 교원 직위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사립학교법 58조에 따라 그리고 강정구 교수 사건으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판단, 직위해제를 취했다”고 밝혔다.

직위해제는 ‘교원신분’은 유지되며 직무로부터는 배제된다는 것으로 강정구 교수는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교수직위만 유지하고 강의 배정은 받을 수 없게 된다.

한편 문제가 된 강정구 교수의 핵심주장은 “6.25 전쟁은 내전이고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었다”는 것과 “우리 나라는 미국의 신식민지 지배 하에 있고, 미국에 의해 한반도의 분단과 전쟁이 강요됐다"는 것. 강정구 교수는 이러한 주장을 언론 기고문, 토론회 등을 통해 유포해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인터넷매체인 <데일리서프라이즈>에 실은 ‘맥아더는 38선 분단집행의 집달리였다’는 기고문으로 또다시 여론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할 학원의 임무를 저버렸다”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라는 동국대 발표 직후 ‘강정구교수사법처리저지및학문의자유쟁취공대위(공대위)’는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대는 검찰 기소 직후 강 교수를 징계함으로써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할 학원의 임무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밝혔다.

또한 공대위는 "동국대는 강 교수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려는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사상재판'에서 동국대가 서 있어야할 곳은 '검사'가 아니라 '변호사'의 자리"라고 지적하는 등 동국대의 강교수 직위해제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성명을 내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라는 동국대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런 결정”이며 “검찰의 색깔 사냥을 질타하고 본연의 의무를 수행해야 할 대학이 지성보다는 색깔에 고개 숙이는 듯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강남훈 전국교수노조 집행위원장은 참세상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립학교법에 그와 같이 명시가 되어있더라도 불구속 기소된 사건”이라며 “특히 국가보안법 중에 찬양고무죄의 경우는 폐지하는데 한나라당 까지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조치가 취해진 것은 상당히 부당한 처사”라고 밝혔다.

강남훈 집행위원장은 또 “동국대 재단이라는 것이 다른 일반 사학도 아니고 종교재단인 만큼 일방적인 결정은 온당치 않다”며 “이번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 건은 인권 침해소지가 있는 결정으로 동국대의 건학이념과도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강정구 교수는 27일 자신이 속해있는 전국교수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강정구 교수는 교수노조 서울제주지부 부지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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