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 보도, 집회자유 보장에서 멀어져

[언론의재구성](51) 경찰폭력의 원인, 집회자유 억압에 있어

경찰, “과잉진압 막기위해 이름표 달겠다“

지난해 말, 쌀개방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농민 두 분이 경찰의 폭력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민중운동진영은 농민들의 죽음에 대한 경찰의 책임을 물었으며, 경찰은 일정 과잉진압을 인정하며 경찰청장이 사퇴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이에 경찰의 과잉진압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들이 제안되기도 했다. 지난 15일 경찰청은 경찰의 책임감 있는 시위진압을 위해 진압복에 이름표를 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명이 공개되는 방안은 경찰의 폭력에 일정 자정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고, 국가가 전투경찰이라는 제도를 통해 집회의 자유를 계속 억압한다면 폭력은 언제나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언론들은 다양한 입장으로 이에 대해 보도했다.

한겨레, 시위폭력 경찰과 시위대의 힘겨루기로

한겨레의 경우 이번 일에 대해 두 개의 기사를 냈다. 그 중 이본영 기자가 쓴 ‘현장에서, 이제 시위단체들이 고민해야 할 차례’라는 기사는 “지난해 11월 농민집회에서 경찰이 진압매뉴얼을 어기고 도망가는 시위대를 방패로 찍은 게 잘못이었듯이, 집회 전부터 몽둥이를 준비하거나 경찰을 향해 농구대를 넘어뜨리는 행위도 없어져야 할 일이다”며 “경찰의 대응에 시위대 쪽이 어떤 공을 준비할지 궁금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기사는 국가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비켜가고 이 사건을 시위대와 전경의 힘겨루기로 한정시키고 있다.


핵심은 국가가 국민들의 집회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한겨레는 이번 보도에서 이 부분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는 기사에서 “불행한 사태의 수습을 놓고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힘겨루기 문제인 양 경찰청장 사퇴를 이해하는 분위기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지적하고 있으면서도 결론으로 이제는 시위대가 답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또 다시 지금의 양상을 힘겨루기로 한정시키고 있다.

또 한겨레는 인터넷 판에서 관련기사를 3개 포함시키면서 이본영 기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중 2개의 기사는 연합뉴스 기사였다. 연합뉴스는 이번 보도에서 ‘최류탄 안 쏘니 화염병 사라져’ 등의 기사를 통해 오로지 힘겨루기에 집중했다. 문제는 개혁언론인 한겨레도 이런 시각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언론은 이런 주류언론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고, 은폐하려는 핵심을 드러내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한겨레는 주류언론의 시각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SBS,경찰 폭력의 원인을 시위대로

한편, 뉴스공급처로서의 연합뉴스, 공중파를 사용해서 방송하고 있는 언론들은 다른 언론들의 보도태도와 이로 인한 여론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공공적 성격에 맞게 더욱 공정하고 다양한 시각이 담긴 보도를 해야 함에도 지난 황우석 보도에서도 드러났듯이 보수의 시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론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공중파 방송들도 이번 경찰 폭력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폭력시위가 과잉진압을 낳는다”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많다.


SBS의 경우, 18일 ‘나이트라인’의 논평을 통해 김형민 기자는 지난 한해 폭력시위 진압과정에서 부상당한 전의경 숫자에 대한 통계를 대며 “오해려 폭력시위가 과잉진압을 부르는 시기가 된 것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며 폭력의 원인을 또다시 시위대에 전가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는 “과잉진압이 폭력시위를 부르던 시대, 권위주의적 군사정권이 민주화의 외침을 군화발과 진압봉으로 침묵시키던 시대, 그런 시대는 갔다”며 “이름표를 달게 해 전의경들의 불안을 키울게 아니라 평화적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고 있다.

완전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폭력도 사라져

결국 국가가 어떻게 국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업하는가와 국민들이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로 현상으로 드러난 폭력의 문제를 시위대의 평화시위 의지 없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쌀개방이 어떻게 농민들의 삶을 파탄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폭력이라는 현상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기 급급했던 이전의 보도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국민들의 시각을 현상적으로 벌어졌던 폭력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으로 한정지어버리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참세상에서 제작하는 '피플파워'에서도 방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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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 한겨레 , 경찰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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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잎

    저도 한겨레 기사를 보면서 "어 이건 좀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기사를 통해 잘 꼬집어 주신 것 같네요 : )

  • 풀잎

    한겨레 기사를 다시 보면서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른바 주류 언론에서는 집회의 취지보다는 집회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충돌'(사실 알고보면, 경찰의 폭력에 맞서는 경우가 많지만요)에 대해서만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어쩔때보면 이른바 진보적인 언론에서도, 그렇게 폭력이 벌어지는 상황에만 초점을 맞춰서 집회 기사를 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들면, APCE 집회때도, 많은 숫자의 집회 참가자들, 그리고 그러한 참가자들이 모인 까닭과,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보다는, 앞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서는 이른바 '선봉대'의 모습에만 초점을 두어 쓴 기사들이 많지 않았나 싶어요.


    이른바 진보적인 언론부터 되도록이면 집회 현장을 취재할 때, '물리적인 힘겨루기'로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이 기사를 쓰지 않도록 애를 써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릴께요~ : )

  • 지나가다

    위 풀잎님께서 지적해주신 중계하듯이 기사를 원인과 결과론을 배재하고 진행상황에 포커스를 맞춘기사들을 접할때마다 이건아닌데 하고 아쉬워했었지요 수구보수언론들의 보도 수준으로 민중언론의 방향이 진행되어가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방문하는것은 언논에서 다루어지지않는 많은 민중들의 소리를 듣기위해 방문을 합니다. 그렇다라면 공주파방송의 뉴스와 다를바없다면 곤란하지않을까요? 사건현장의 흥미위주의 기사보다는 원인과 결과 진행사항을 더 궁금하니까 그 것을 채워줄수있는 기사들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