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이 원치 않는 증세는 하지 않는다"며 증세와 관련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으나 대부분의 내용들이 지난 18일 신년 연설의 재탕이었다. '대책을 수립하겠다' '조취를 취하겠다'라는 말이 반복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가 빠진 상황이었다. 다수가 오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밑그림과 사회 양극화 해소 방안들의 계획이 제시되기를 기대했을 테지만, 그 희망은 여지 없이 빗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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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국정브리핑] |
노 대통령 "국민 반대하는 일 무리하게 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것"
노무현 대통령은 "재정과 복지지출 규모에 대해 책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바로 증세논쟁으로 끌고 가서 정략적 공세에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은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는다.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라며 "단지 우리 재정의 규모와 복지지출의 실상을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지금은 증세 논쟁을 할 때가 아니라 감세 주장의 타당성을 따져 보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4개월 여 남은 지방선거와 관련해 "정부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는 부정선거 문제가 사회적 과제가 되지 않도록 국민과 정부, 여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 “우리는 미국에 대해 동맹으로서 최고의 예우를 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더 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며 “그동안 한미 간에 쌓여 있던 여러 가지 현안문제들은 다 풀었으며 지속적으로 노력해 한미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연구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장기 미해결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서두른 증세논란 종지부,
주가 급락, 지방선거 정치적 부담감 때문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은 안한다'며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근례의 열린우리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의원을 복지부장관으로 내정, 강행 처리 사례나 행정수도 이전, 자이툰 파병 등 그전의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이런 표현이 무색할 뿐이다.
결국 '증세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배경, 그나마 양극화 해소를 운운하며 나왔던 내용이 일주일만에 무(無)로 돌아간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관련해 이병완 비서실장의 설명이 눈에 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오는 2030년까지 중장기 과제를 놓고 재정규모와 복지재정 등을 고려했을 때 재원마련이 필요한데 오히려 (야당에서) 감세 주장이 나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자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증세와 감세 논란 속에서 정치적 부담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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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출처: 국정브리핑] |
또 지방 선거를 앞두고 증세라는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어려운 정치적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모순에 빠진 대통령, 각당의 반응도 여지 없어
대통령의 신년 연설에 대한 각당의 평가도 이어졌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알맹이가 전혀 없는 연두회견”이라며 “신년연설에서 증세에 대한 불을 노 대통령 본인이 직접 지펴놓고 이제 와서 정치권이 정략적 공세를 펴고 있다는 말은 너무나 얕은 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평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지방선거를 의식해 현실도 원칙도 다 비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또한 "지방선거 전까지 우리 국민들은 사회양극화 해소의 희망도 갖지 말고 미래구상에 대한 대통령의 구상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재정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일주일만에 달라진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국민들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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