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유연화를 외치며 프랑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최초고용계약법(CPE)가 결국 철회 되었다. 26살 이하의 취업자들에게 특별한 사유가 없이도 해고를 자유롭게 한다는 CPE에 맞서 프랑스 전역의 학생, 노동자, 민중들이 10주간에 걸쳐 대규모의 봉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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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axist.com] |
CPE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려는 비정규 관련 법안과 너무나 비슷하기에 한국 민중운동은 프랑스 민중들의 봉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CPE를 철회시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의 선도적인 문제제기는 프랑스의 모든 노동조합의 연대투쟁을 만들어 냈으며, 결국 전 사회적 연대투쟁으로 CPE를 철회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핵심적 정책인 노동유연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CPE를 막아냄으로서 이는 한 제도를 막아내는 것을 넘어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흐름을 저지했다는 의미와 투쟁의 기반이 되었던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 그리고 이 속에서의 학생운동의 역할을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커다란 교훈을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19, 518 그리고 프랑스의 CPE반대 투쟁 ... 모두 학생들의 선도적 문제제기로
이에 대한 한국의 학생운동 진영의 평가와 한국의 학생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보기 위해 유안나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프랑스 학생운동의 CPE반대 투쟁에 대해 “프랑스의 CPE반대 투쟁은 신자유주의로 인한 민중들의 극단적 분노가 표출된 투쟁”이라고 평가하고 “자신들의 직접적인 문제이기도 했지만 선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민중들의 연대투쟁을 이끌어낸 프랑스 학생운동의 투쟁은 한국의 학생운동도 다시금 복원해야 할 정신을 일깨워 준 중요한 계기였다”고 지적했다.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프랑스 학생운동이 그러했듯이, 한국에서의 419혁명, 518혁명이 그러했듯이 학생운동은 항상 선도적으로 싸움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의 학생운동은 선도적 문제제기 집단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하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취업 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그 속에서의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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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에서의 학생운동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일단 대학교육의 변화를 지적했다.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신자유주의가 대학을 취업 중심의 학원으로 전락시키면서 옆에 있는 친구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적으로 전락시켰다. 이는 대학 내 존재했던 공동체를 파괴시켰으며, 이로 인해 대학생들은 끊임없이 신자유주의로 포섭되기 위해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돈이 되는 실용학문만 육성시키는 신자유주의의 대학 재편은 사회를 비판하고, 저항의식을 키울 수 있는 학문적 기반을 파괴시켰다”고 인문학 등 기초학문의 위기가 학생운동의 위기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대학이 기업의 노동자들의 재생산하는 것 이상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생각 역시 더욱더 개별화되고 개인주의화 되고 있다”라고 대학의 현재 모습을 전했다. 그녀는 변화하는 대학과 대학생들의 인식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학생운동의 모습도 지적했다. 그녀는 “점점 더 다양해지는 대학생들의 삶에 학생운동이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대학생들이 겉으로는 취업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여도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런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획일적인 학생회 구조를 넘어 다양한 부문영역 대중운동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더 다양한 방식의 대중운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지식과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80년대 독재정권 반대와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저항담론은 보편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만든 포섭에 대한 환상과 배제에 대한 공포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담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경쟁할 수 밖에 없는 대학을 만들었다”며 “이러한 대학에서 새로운 저항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에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문화와 이를 가능하게 해줄 철학의 복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노학연대 위해, “대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로 노동문제를 받아들여야”
프랑스의 CPE반대 투쟁 이후 한국에서도 노학연대 투쟁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비정규 관련 법안은 프랑스의 CPE보다 더 많은 수의 취업 준비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현재 학생운동은 비정규개악안을 막아내는 투쟁에 그저 결합하는 것 이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더 많은 대학생들과 함께 투쟁하려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쟁점을 제기하면서 문제점을 알려내야 할 것이다. 알바생 권리 찾기,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학교 안에서 제기하려고 했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로 비정규직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전에 학생운동이 발언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대학생들의 보편적 지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운동의 위기는 전체운동 속에서 학생운동의 발언력을 떨어뜨렸다”며 “이는 노학연대 투쟁에서 동등한 위치에서의 연대보다는 대중동원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왔다”라고 학생운동의 대중운동 복원이 노학연대 강화에 필수적 조건임을 밝혔다.
"반신자유주의 전선으로 대학생들의 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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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나 총학생회장은 대중운동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전선을 명확히 제시하고 투쟁하는 대중운동체가 필요함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의 학생운동이 정파적 구조로 각개 분산되어 있는 모습에 대해 지적하며 “학생운동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어려우니까 뭉치자라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하나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정세적 계기에 끊임없이 공동의 실천을 벌여나가야 하며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학생운동은 정세를 돌파하고 대중의 분노를 모아낼 수 있는 단일한 전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의 전선은 신자유주의를 두고 이에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에 그어져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FTA도, 평택 미군기지 이전도, 비정규직의 확대도 모두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모습들이다”고 말했다.
이에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반신자유주의를 기치로 거는 ‘전국학생행진’이라는 새로운 학생운동 단체를 준비하고 있다. 유안나 총학생회장은 “지금 한국은 프랑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나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신자유주의가 민중들을 삶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 학생운동이 대학 속에서 분노를 모아내고, 전체운동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던 학생운동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처럼 하자”라는 말이 마치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지금, 한국에서의 싸움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운동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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