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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에서 43일간 노숙농성을 하고, 39명이 집단으로 삭발을 하고, 휠체어에서 내려 6시간 동안 한강대교를 기어 건넜다. 당사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고, 지켜보는 이들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들의 투쟁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결국 차별철폐를 향한 장애인들의 투쟁이 결실을 맺어 돌아왔다.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워 온 장애인들이 오랜 투쟁 끝에 결국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자신들의 권리의 몫을 찾기 위한 장애인들의 요구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으로 일관하던 서울시가 드디어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장애인의 권리로 인정한 것.
"침묵을 깨고, 피눈물 나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소중한 성과
1일 서울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들의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요구에 대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중증장애인의 권리로 인정한다”며 늦어도 2007년 내로 시 조례제정을 통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도화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서울시는 1일 전장연 측에 △활동보조인서비스 관련법 재·개정 내용을 적극 반영해 시 조례제정 △제·개정 내용이 미흡할 경우 장애인단체와 협의기구를 마련해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장애인의 권리로 인정하는 등 부족한 내용을 연내에 시 조례로 제정 △법 제·개정이 안될 시 2007년 내로 관련 시 조례제정 △시급히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법 제·개정 이전 예산 추가 적극 지원 △장애인단체·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조사위원회 구성 및 활동보조인서비스 실태조사 즉각 시행 등의 내용을 담은 공식 문서를 전달했다.
이에 1일 오후 전장연과 연대단체 회원 100여 명은 시청 앞 농성장에서 승리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지난 3월 20일부터 진행된 농성을 풀었다. 전장연은 서울시와의 이번 합의에 대해 성명서를 통해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침묵을 깨고, 피눈물 나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소중한 성과”라고 자축했다. 이어 이들은 “이 투쟁을 통해 이명박 서울시장이 그동안 생색내기 예산과 정책으로 장애인을 우롱해 왔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이명박 서울시장은 겸허히 반성하고, 중증장애인에게 속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보고대회에서는 그간 치열했던 투쟁의 소회를 밝히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양심 씨는 한강대교를 기어서 건넌 장애인들의 투쟁을 언급하며 “가족들에게도 기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우리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강대교를 기어가게 만드는 이 현실에 온몸으로 분노했었다”며 “그러나 동지들이 다리를 건널 때 서로를 바라보고, 웃어주며 격려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감격스러웠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열심히 투쟁해 당당하게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자”고 덧붙였다.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당사자들의 평가대로 장애인들의 끈질긴 투쟁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겨져 있다. 당장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의 관련법 제·개정은 물론이고, 이번 성과와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각 지역사회 차원에서 일구어내야 한다. 또 이번 합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보편적 권리’로서의 활동보조인서비스의 의미가 탈색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전장연의 올해 3대 핵심요구에 포함되어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활동도 계속되어야 한다.
때문에 이날 보고대회 참석자들은 단순히 ‘승리’를 자축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계속될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이원교 전장연 산하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번 서울시와의 합의에 대해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장애인 권리로 인정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밝힌 뒤 “그러나 실태조사와 예산확보 등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실질적인 제도로 만들기 위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장애인들의 삶을 아름답게 치장하지도 말고, 눈물과 시혜로 치장하지도 말자”며 “우리가 아프고, 비참하면 그 현실을 그대로 알려내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이 세상을 바꾸는 희망은 바로 우리의 투쟁”이라며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할 것이고, 또 다시 우리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고대회를 마친 장애인 100여 명은 116주년 노동절대회에 참가한 후 6시 부터 시청 앞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문화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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