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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장막
박 은 자. 그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애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상애원은 노인복지시설로 치매와 중풍 등으로 고통을 받는 노인들이 있는 곳이다. 상애원은 1950년에 설립되었고, 설립자의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 원장으로 있다.
때론 감정이 앞서 말이 빨라지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말을 하는 그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가 하는 노동에는 사랑이 함께 따라 다니기 때문이다.
상애원에서 노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저희들 일이 12시간 맞교대로 피곤이 쌓이고, 늘 손이 부족해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는데 부족함이 많아요. 그런데 일하는 우리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해도 시설에서 잘 반영이 되지 않아요.”
직원들이 모여 직원들의 의견이 원장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 같으니, 노사협의회를 만들어 원장과 관리자들이 만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노사협의회를 열자는 의견을 가지고 5명이 제안을 하러 갔어요. 그랬더니 주동자가 누구냐고 소리부터 지르는 거예요. 누가 제안했냐는 거예요. 언제 몇 시까지 제안자가 누군지를 밝혀야 한데요.”
노사협의회? 주동자 누구야?
노조를 만든 것도 아니고 시설의 발전을 위해 노사협의회를 하자는데 주동자가 어디 있고, 제안자가 누군지가 왜 필요한가? 원장이 요구한 날에 주동자도 제안자도 누구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나선 사람도 없었다.
“원장이 발발이 뛰며 주동자가 없으니 처음 노사협의회하자고 했던 5명을 해고 하겠다는 거예요. 징계위도 없이 그 자리에서 해고가 된 거예요.”
그 때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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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자 씨의 목울대가 떨린다. 목소리도 떨림에 자꾸 멈춘다.
무릅꿇고 빌다
“다행히 원주시에서 개입하여, 원장을 해고를 취소하라고 설득하여 달랬어요. 엄연히 부당해고였는데…. 해고 취소, 취소예요. 해고 취소라는 웃기는 결정으로 다시 일하게 됐지요.”
너무 세상을 몰랐고, 스스로 노동자라는 생각을 할 여력도 없었다고 한다. 관리자에게 말 한 번 잘못하면, 곧바로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한다.
“말이 권고사직이지, ‘그러려면 그만 둬’ 한마디에 짤리는 거예요. 우리 그렇게 살았어요. 원장이 노동자에게 선물을 주겠다는 거예요. 고맙게 받은 게 뭔지 아세요. 나중에 알고 보니, 시혜를 베풀듯이 하여 받은 게, 생리휴가와 월차 휴가였어요. 나중에야 알았어요. 그런게 있다는 것도, 그게 노동자의 당연히 보장된 것이라는 걸.”
CCTV 이야기를 꼭 써달라고 부탁을 한다. 복지시설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 하고픈 말이 너무 많다고 한다. 박은자 씨의 목소리는 다시 담담해진다.
“방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요.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의 생활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치매와 중풍에 아파하지만 이 분들도 똑같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생활하는 방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본다는 것은 인권침해 아닌가요.”
몰래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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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것은 인권위 권고사항이 나오자 시설에서 한 일은 CCTV 철거가 아니라, 이동식 칸막이를 준 거에요. 그걸 가지고 가리라고 하는 거지요. 말이 되나요. 천장에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옆면을 가리는 칸막이를 치라는 게.”
시설에 보호된 사람들의 모든 삶이 공개되고 있다고 한다. 보호를 해야 할 복지시설에서 당연히 보호 받아야 할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사회복지시설이라면 정부의 돈을 받아 운영되는 겁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을 민간에 위탁을 하고, 정부대신 예산을 쓰는 거죠. 당연히 사회복지시설은 그 생명을 공공성에 두어야 하지요.”
도망간 공공성
공공의 성격을 가져할 복지시설은 사유재산처럼 변질되고 있다고 한다. 원장 자리도 계승되고, 이사회도 친인척으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다. 복지시설의 이사회는 친인척이 1/3을 넘어서는 안 된다.
“이것도 웃겨요. 법이 있으니 어떻게 빠져나가는 줄 알아요. 친인척 대신 이사회에 친구, 거래처와 같은 지인들의 이름을 올려요. 교묘히 빠져나가는 거지요.”
대안으로 이사회에 시민사회단체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만들어야한다고 한다. 상애원에 나오는 국가지원금이 15억 원이다. 국가지원금이 쓰이는 곳에 공공성이 결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위 법안이 꼭 만들어져야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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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맹이 실태 조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응답자의 27%가 고용불안을 느낀다. 2004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59.5%가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이유는 37%가 예산 부족이라고 한다.
천사 노동의 현실...비참
시설의 평균 노동자 수는 6.5명으로 영세사업장에 속한다. 주당 평균노동시간은 46.9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수당을 제대로 받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49%는 수당을 아예 받지도 못한다.
“다 이야기하려면 끝도 없어요. 복지시설 노동자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거죠. 최소의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해요. 보육시설의 어린이가 행복하려면, 보육시설 교사가 행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쉼 없이 쏟아내는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행복, 복지는 바로 사회복지노동자의 삶이 행복해질 때 오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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