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비 낮으나, 국민 건강수준 OECD 평균

미국 의료비 지출 최대, 국민 건강수준 한국보다 나빠

한국 국민들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 건강수준은 OECD 평균 수준 또는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료비 비중 OECD 최하위·건강수준 평균 이상

26일 OECD가 2004년 기준으로 발표한 가입국의 보건의료통계(OECD Health Data 2006)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의료비가 5.6%로 OECD 30개 가입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인당 의료비 역시 한국의 경우 1149달러로 폴란드, 멕시코, 터키, 슬로바키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민의료비의 OECD 평균은 8.9%로 미국이 15.3%로 가장 높았고, 스위스 11.6%, 독일 10.9%, 프랑스 10.5% 순이었다. 또 1인당 의료비 지출 역시 미국이 6102달러로 가장 높았고, 룩셈브르크(5089달러), 스위스(3966달러), 노르웨이(3331달러) 순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1인당 의료비지출은 OECD 평균인 2596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처럼 의료비 부담이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건강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평균수명과 영아사망률 등에서 한국은 OECD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여성 81세, 남성 74세로 OECD 국가 평균 수준(여성 81세, 남성 75세)을 유지했다. 또 영아사망률 역시 1천 명당 5.3명으로 OECD 국가의 평균 5.7명 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낮은 의료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건강수준이 선진국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비 지출 최대 미국, 영아사망률 한국 보다 높아

한편,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의료비 지출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우 영아사망률이 한국과 OECD 평균보다 높은 6.9명으로 조사됐다. 또 평균수명 역시 여성 80세, 남성 75세로 나타나 미국 국민의 건강수준이 OECD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GDP 대비 의료비의 3배 수준에 달하는 지출을 하고도 영아사망률이 오히려 높은 미국은 선진국들 중 유일하게 공적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지 않은 국가이다. 특히 미국은 국내에서도 그 도입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영리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이 공적의료체계를 완전히 대체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OECD의 보고서는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그간 국내 보건의료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미국식 의료시장화정책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지난 해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보건포럼에 참석한 힘멜스타인 하버드 의대 교수는 “미국의 영아사망율은 캐나다의 하위 20%계층의 영아사망률보다 높다”며 “지난 40년간 신자유주의 의료체계를 도입한 미국과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해 온 캐나다를 비교해 보면, 의료비용 지출은 미국이 월등히 높지만, 의료의 질은 오히려 미국이 낮다”고 미국의 신자유주의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힘멜스타인 교수는 신자유주의 의료산업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영리병원 도입으로 대표되는 의료의 시장화정책은 결국 사람의 생명도 구하지 못 하고, 비용도 절감하지 못 하는 자본만을 위한 정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한국의 의료제도가 적은 투입으로도 선진국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만큼 효율적(비용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말해준다”며 “공적 의료보장을 통해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필수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는 한국의 전국민건강보험제도는 국제적으로 이미 성공사례로 정평이 나있다”고 밝혔다.

한편, 권미란 공공의약센터 활동가는 "의료제도는 단순히 비용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만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며 "한국은 현재의 의료제도를 상품성과 이윤이 아닌,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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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 OECD , 보건의료통계 , 영아사망률 , 평균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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