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는 지난 25일부터 6회로 진행되는 연속토론회 ‘신자유주의 체제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 ‘문화권’’에서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문화권’을 강조하며 ‘문화권과 문화사회 이행을 위한 두 가지 관점, 다양성과 공공성’을 기초한 운동의제 설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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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권 부재, 사회의 자율과 민주주의를 파탄으로 치닫게 한다”
문화연대는 이번 토론회 기획과 관련해 “문화적 공공영역의 시장화는 소비문화의 팽창과 탈정치화를 가속화하여 소비인간, 시장사회로 몰아가며, 인간 본연의 창조적 능력과 사회적 공론의 장을 억압하고 있다”며 “문화권 부재의 사회는 자본의 욕망과 일방의 이데올로기를 전면화하여 사회의 자율과 민주주의를 파탄으로 치닫게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미FTA 국면에서 37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현 국가체제를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라고 통칭한 바 있다. 이는 경제, 자본의 자유화 속에 억압 받는 표현, 집회, 시위 등 민중 자유권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알려졌다. 문화연대가 한미FTA로 분명해진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으로 ‘문화권’을 제시하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강내희 교수는 “한국의 국가는 한편으로는 사회적 공공성을 약화시키며 쇠퇴의 기미를 드러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감시하는 경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인권단체연석회의와 같은 맥락이다.
3월 한미FTA 타결 국면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노무현 정권 퇴진을 요구했으며, 5,6월 경찰폭력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구성단체이기도 한 문화연대는 이와는 별도로 노동권으로서의 문화권, 사회권으로서의 문화권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국면에서의 문화운동 중요성을 피력한다. 이는 정치의 수단으로, 경제의 수단으로서 부차화된 ‘문화’에 대한 관계재설정, 지배적 형태의 정치,경제,문화의 관계를 재설정 해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연속토론회로 기획되었으며, 6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3시 6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5일 진행된 첫 토론회는 강내희 중앙대 교수와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를 발제를 맡았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문화 경제화 빠르게 진행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문화는 어떻게 변화되고 있을까?
강내희 교수는 우선 “신자유주의적 축적 전략 변화의 핵심은 자본의 자유가 역사상 어느 때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화되었고, 자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축척 과정이 허용됨으로써 인간적 삶의 틀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라며 신자유주의 전략의 특징을 설명하고 ‘문화’부분에 있어서 “문화의 경제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지적했다.
강내희 교수는 ‘문화의 경제화’에 대해 “가치의 생산이나 상품교환과는 무관하던 자유시간이나 활동이 자본 축적을 위한 시간과 활동으로 편입되었다”고 밝히고, “다양한 제도 서비스, 시설들을 사유화함으로써 사회적 공유에 대한 대중의 접근, 활용, 향유를 중단시키는 강탈행위 등 문화적 성격의 시초축적행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내희 교수는 ‘시초 축적’에 대해 “역사적 엔클로저가 잘 보여주듯이 공유지를 사유지로 전환하는 과정이며, 지속되는 ‘강탈에 의한 축적’”이라고 설명하고 “오늘 시초 축적은 꼭 농토나 초원이 아니더라도 아직까지 사람들이 사회적 자원으로서 공유하는 다양한 제도들, 서비스들, 시설들을 사유화하고 민영화함으로써 그런 사회적 공유들에 대한 대중의 접근, 활용, 향유를 중단시키는 ‘강탈’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동권 확보 위해 문화권 확보도 필요
강내희 교수는 현재의 국면을 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으로 ‘문화권’을 제시했다. 강내희 교수는 “문화적 권리는 노동을 거부할 권리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노동권과는 다른 문법적 표현으로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누려야할 사회적 권리”라며 “사회권으로서의 문화권은 인간의 사회적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요청되는 인권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내희 교수는 또 노동권으로서의 문화권도 설명하며 “자유, 즉 문화를 영위하려면 필요노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노동권의 개념은 인간이 필요노동에만 모든 시간을 바쳐서는 아니 된다”며 “‘노동일의 단축’이 요구되어야 하며 필요노동은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적 권리는 필요노동 최소화를 통해 확보될 수 있다는 것. 이는 바꿔말하면 노동권 회복을 위해서는 문화권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내희 교수는 “노동권의 회복으로서의 노동일의 단축은 자본주의적 삶의 조직 자본 중심의 경제적 논리가 지배하고, 그 논리가 다른 사회적 논리들을 지배하는 오늘의 인류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노동권을 되찾으려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권리의 회복이 필요하며, 이는 곧 오늘 자본주의 사회, 특히 신자유주의적 사회를 극복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성, 차이로서의 문화권..공공성, 공유로서의 문화권
두 번째 발제자인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의 활동 경험을 기초로 ‘문화권’ 확보를 위한 운동의제 설정을 본격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우선 “우리는 누구나 문화의 사회적 중요성을, 미래적 가치를 강조하고 설파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정작 스스로의 문화권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문화’의제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이후 이원재 사무처장은 “‘문화권’은 다양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둘러싼 커다란 두 가지의 가치를 내제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차이’와 ‘공유’”라며 문화다양성과 공공성을 운동의제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차이로서의 문화권은 다양한 주체와 문화의 차이를 존중,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이며 공유로서의 문화권은 문화 전반에 대한 접근, 참여, 소통 등을 포괄하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먹고 사는 것, 삶을 유지 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발제에 이어 토론자들도 토론에 나섰다. 토론에서는 문화권에 대한 법제화의 어려움과 문화권의 주체문제 등이 논의되었다. 토론자로는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한상희 건국대 교수, 전효관 전남대 교수, 이규석 예술경영센터 소장 등이 참석했다.
전효관 교수는 “문화적 종다양성에 대해 동의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신자유주의가 단순히 차이를 획일화하는가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양한 상품을 소비하게 하려면 다양한 감수성을 형성시켜야 한다”며 “ 주어지는 차이에 대한 인정, 인정되는 차이에 대한 배려를 넘어서 운동으로서의 차이, 보편성의 문제를 얘기하는 수준의 변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취향을 다양하게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규석 소장은 “지난 몇 년간 문화기본법에 대한 노력이 있었고, 올해 입법발의가 시작될 것인데, 문화권도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법률적 지위를 가지고 실체적인 내용들로 갖춰져야 할 것”이라며 “그 결과로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 문화권의 관점에서 문화정책이 실체적인 자기 중심성을 가질 수 있다면 문화정책의 하위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정책이나, 문화산업정책이 독자적 관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은숙 연구활동가는 “문화가 추상적 개념. 노동자라는 구체적 인간의 얼굴을 들이대면서 확보된 인권 개념처럼, 구체적인 권리의 향유 주체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의 얼굴을 입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문화권 주체가 분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은숙 활동가는 또 인권을 이야기할 때 “사회적 연대 개념의 확산 없이는 안 된다”며 “부르주아 권리가 승자독식. 승자독식 속에서는 박탈, 연대와 사회적 평등과 동반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상희 교수는 시장화된 한국사회에서 문화권을 법제화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최저생계비를 올려달라는 한 노인의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나라형편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것이 국가차원에서 인간의 생활을 바라보는 기본적 시각”이라며 “먹고 사는 것, 삶을 유지 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문화생활이 기초생활 경비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상희 교수는 “헌법의 틀 속에서는 문화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 신자유주의 측면에서 상업의 대상으로 문화를 넣는 것은 우리 헌법에서는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헌법에서는 문화라는 것을 국가가 알아서 보호하고 충족시켜주어야 하는 것이지 개인이 알아서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쟁취하는 것,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연대는 ‘신자유주의 체제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 ‘문화권’’을 주제로 연속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속토론회는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6월 29일 매주 금요일 6회에 걸쳐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연대는 이번 토론회에서 “보편적 권리 개념으로서의 문화권을 운동 의제로 설정하여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문화연대는 △신자유주의 체제 문화 환경 분석 △문화적 권리 증진을 위한 사회/문화운동 방향 모색 △담론과 개혁과제 개발 △운동진영의 공모와 연대 형성을 토론회 목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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