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탈퇴 종용 관리자, “죄책감”에 분신

민주노총 대구본부, “노노갈등 유발 등 부당노동행위로”

박해덕 씨,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종용으로 분신

지난 5월 18일, 대구 달성군 소재 미국계 회사 E사 에서 일하던 박해덕 씨가 “사측의 노조탈퇴 종용에 따른 스트레스로 분신”을 해 전신 3도의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3일 오후 끝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따르면 박해덕 씨의 분신을 경찰은 단순 자살로 보고 그를 방화범으로 입건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E사에서 벌어진 사측의 노조와해 공작과 부당노동행위가 밝혀지면서 경찰의 단순 자살 판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사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2006년 12월, 회사 임원들이 비리사건으로 사퇴하자 회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로 노동조합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노조는 한국노총으로 상급단체를 결정하고 회사에게 단체협상을 요구했다. 숨진 박해덕 씨도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노조가 설립되자 사측은 총무이사를 중심으로 현장 간부직책(직장)을 맡고 있던 박해덕 씨에게 조합원들의 노조탈퇴를 종용하도록 지시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회사는 노조와해 공작에 드는 비용을 통장으로 지급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족은 “현장 동료들과의 갈등이 증폭되자 과다한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까지 받는 등 심적 갈등이 심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숨지기 한 달 전부터 박해덕 씨는 “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되었다”라며 품속에 사직서를 넣고 다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덕 씨는 사측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전술로 사용한 ‘노-노 갈등’의 희생양으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 인정 않고 범죄시하는 사측의 전근대적 노사인식으로”

이에 대해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박해덕 노동자의 분신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범죄시하는 사측의 전근대적 노사인식과 노조탈퇴 공작, 노노갈등 유발 등 부당노동행위의 결과”라며 “노동자의 기본권인 자주적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악랄한 수단으로 노노갈등을 이용해 노조탈퇴 공작을 벌인 결과 죄의식과 갈등에 시달리던 한 노동자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박해구 씨의 죽음의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대한민국 현장 곳곳에는 사측의 강압에 못 이겨 죄책감과 그로 인한 고통을 뒤로한 채 노조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수많은 관리자들이 있을 것이며, 노조탄압이 근절되지 않는 한 현장에서 일어나는 동료들 간의 갈등과 그로 인한 불상사는 항상 내재되어 있다”라며 “이번 사건이 자본의 악랄한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31일, 민주노총 대구본부, 유가족 일동,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부당노동행위 인정 및 고인과 유족, 노조에 사죄 △사건 책임자 엄중 처벌과 재발방지 △진상규명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중한 조치 등을 사측과 노동부, 경찰에 촉구했다.

박해덕 씨의 유언

다음 글은 고 박해덕 씨가 병상에서 운명하기 직전 “직장 동료 여러분에게 전해달라”는 내용을 고인의 동생이 정리한 내용이다.(출처: 민주노총)

사랑하는 (주)ECS 코리아 동료 여러분께 작별의 인사를 고합니다

저 박해덕이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26세 때 “가람”회사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배우자와 결혼한 후 지금 10살 된 딸과 6살 된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직장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으나 행복했던 저의 가정에 불운의 먹구름이 끼어들기 시작한 것은 2006년도에 우리회사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 노조원과 비노조원 사이에 갈등이 증폭되면서부터입니다.

저도 노조에 가입하였다가 회사측 요구로 탈퇴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주)ECS코리아 동료 여러분!

회사측에서는 노동조합의 위세를 꺽기 위하여 우직스럽고 외골수인 저의 성품을 이용하여 저는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일에 개입되어 허망하게도 희생양으로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힘없는 저로서는 회사 측의 지시에 따라 일부 동료 여러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도 있었습니다.

때 늦은 후회지만 동료여러분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2007년 5월23일
박해덕

유족대표의 입장글

(출처: 민주노총)

세상 모든이에게...

모든 관계자 여러분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가정의 가장이 어느 날 회사 사무실에서 독한 아세톤을 뒤집어쓰고 분신이라는 막다른 길을 선택하였는데, 경찰 조사 결과는 자살로 인정되었지만 정황 없는 조사일 뿐이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진정한 사실규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유서도 없었고 유언도 죽음의 준비도 없었는데 어찌 자살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습니까. 왜 회사 총무과 사무실에서 몸을 불살랐을까요?

지금 관청에서는 사측과 유가족이 해결 할 문제라고 보고, 뚜렸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며, 사측은 개인적인 사안으로 치부하며 진실을 왜곡 또는 조작하기에만 치중 하고 있을 뿐 사건의 진위는 누구도 알려고 또 알려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유족들은 억울한 한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진실만이라도 규명해지길 간곡히 기대하며 하루 빨리 고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 뿐 입니다.

관계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살아가면서 저의 가족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 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막상 일을 당하고 보니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유족들은 지금 지치고 너무 힘이 듭니다. 진실을 밝히는데 관계자 여러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2007. 5. 28
(주)ECS코리아 사원 故 박해덕 유족 대표 박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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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 ECS코리아 , 노조와해 , 박해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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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님

    ECS 코리아라고 명확히 밝혀 주세요. 고 박동지의 유서에 명확히 표기되어 있는데 굳이 숨길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 아파요

    회사의 총무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분신했는데 방화범,자살이라고요.유족님들 힘내세요 그리고 투쟁하여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셔야 합니다

  • z

    세상이 참 무섭지만
    더럽기도 하네....

  • n

    내용을 입력하세요.

  • 도와주세요

    18일 사고가 일어났고, 23일 사망하였다는데, 오늘 20일째 회사 앞마당에 아직도 시신을 옆에두고 가족들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밤낮을 고생하고 있답니다. 누구 좀 도와 달라고 하네요. 힘없는 노동자는 이렇게 당해야 하는냐고 울부짓는 모습들이 너무 아타까워요.누구 좀 도와주실분 !!!!도와주세요.

  • 유족들 힘내세요

    ECS코리아는 잘못을 시인하고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하루빨리
    수습해주길 바랍니다.인터넷에 올라온 모든글들이 진실을 말하는데
    왜 사측은 나몰라라하는지..벌써 한달이 넘게 고생하는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고인에겐 명복을 빕니다.
    두번다시 힘없는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않고 떳떳하게 일할수있는
    세상이 오길 바랄뿐입니다.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 최인영

    박해덕이라는 사람은 우리아빠 랑 옛날에 같이 일하러 다니는 사람입니다. 일하는곳은 EC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