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강경대응으로 교육부와 사립대학 간 ‘내신전쟁’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의 입시안에 대한 제재로 나머지 사립대까지 압박하겠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서울대의 강경대응으로 오히려 교육부가 수세로 몰리는 모양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3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도 당국으로서 이 같은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올해 초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들이 2008년 입시안에 위배되는 수능중심의 전형안을 내놓았을 때 실제 대학들의 내신 반영률을 점검하고 시정하는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했다”며 “그런데 교육부는 전체 대학중에 70% 대학들은 학생 정원을 채우기도 급급한 현실임에도 전체 대학 일반을 들어 내신 반영률이 오히려 늘었다고 내신 무력화의 조짐을 방치하고 묵인했다”고 밝혔다.
사립학교의 ‘내신 무력화’ 방안이 가시화되고서야 사후약방문 격으로 재정지원 중단과 같은 뒷수습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정부의 이러한 강력 대응은 초강력 응수로 날아온 셈이다.
주요 사립대학에서 대입 전형에서 상위 40%에 해당하는 내신 4등급까지 모두 만점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지난 15일 긴급 대학입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내신 실질 반영률을 축소하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4월 내신 1~2등급 만점처리 방안을 밝힌 서울대를 겨냥한 것.
서울대는 17일에 이어 어제(18일) 내신 1~2등급 학생에게 모두 만점을 주는 현행 입시안을 강행하겠다고 재차 확인했고, 다른 사립대학까지 ‘내신무력화’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17일 “9월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입시안을 바꾼다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대학의 신뢰성이 무너지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사립대 내신반영률 방안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
서울대의 강경대응에 힘을 받은 다른 주요 사립대들도 2008 대입 전형에서 상위 40%에 해당하는 내신 4등급까지 모두 만점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에서 입장을 밝힌 18일 경희대와 건국대 등 서울·경인 지역 입학처장협의회 회장단 6명은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조찬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다음달 초로 예정된 총회에서 정리한다는 방침을 밝혀 향후 사립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18일 연세대가 서울 한성과학고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내신 무시’ 방침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연세대 입학처장이 모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수능 우선 선발 전형’에 대한 설명을 참석자들이 오해한 것 같다는 해명에 나서는 등 주요 사립대의 내신반영률 방안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대로는 처음으로 숙명여대에서 18일 공식적으로 내신 등급간 점수 격차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숙명여대의 이 방안은 등급간 점수 차이를 내신 1~2등급 2점, 2~3등급 1.5점, 3~4등급 3점, 4등급 이하는 4~5점씩 둔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1~4등급 지원자 간 격차를 상대적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인 셈이다.
숙명여대 이후 다른 사립대학에서도 ‘내신 무력화’ 방안이 줄줄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육부총리까지 나서 갈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신일 부총리가 수도권 대학총장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교육부는 19일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대학 입학처장과의 개별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단체, "공교육 무력화, 사회양극화 심화될 것" 경고
한편 주요 대학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교육주체 및 여론의 반응은 뜨겁다.
전교조는 13일 성명에서 “사립대학교의 입시방안은 공교육 전반을 뒤흔들어 놓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교육부는 이번 사립대의 내신 무력화를 공교육 체계와 국가 교육과정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사회당은 18일 부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사립대학들의 내신 반영비율 축소 방안이 결국 공교육 무력화, 사교육 시장 확대, 교육기회 불평등을 불러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도 19일 중앙당사에서 ‘사교육비 해소와 입시철폐,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대선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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