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적 대중 토론'을 기반한 '사회국가' 건설

진보정치연구소, '87년 20주년 기념' 토론회서 '복지동맹' 주축 제기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는 27일 '87년에서 2007년을 읽는다'의 87년 20주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6월 한달 동안, 87년 20주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가 넘쳐났다. 진보정치연구소는 좀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7,8,9 노동자 대투쟁이 사라진 87년 기념에 대해 한계를 지적하며, 관심이 편중된 6월 항쟁의 지나친 평가 보다는 6월 항쟁의 한계와 7,8,9 노동자 대투쟁 평가에서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87년 체제'를 넘어설 2007년의 밑그림 속에 장석준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제헌 대중 토론'의 과제를 제시했고, 조승수 연구소 소장은 현재 연구 과정에 있는 민주노동당의 집권 전략을 포함한 '사회국가' 건설 전략 초안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는 27일 '87년에서 2007년을 읽는다'의 87년 20주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1부 '87년 6월과 7-9월에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다'

장석준 실장은 1987년 6월 항쟁이 87년 '4. 30 합의, 6. 29 선언 그리고 9월의 국회 내 개헌안 협상과 12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계보'와 '5. 3 인천 항쟁 등 87년 이전의 민중투쟁에서 6월의 거리와 명동성당 농성, 그리고 7-9월 노동자 대투쟁과 이후의 노동자 민중운동으로 이어지는 계보'로, 2개의 다른 흐름이 있음을 지적했다.

6월 항쟁이 대중적 폭발력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사례와 비교해 '사라진 대중 토론과정', '민주화의 의제 확대'의 과정이 사라졌음을 지적하며, 결국 '수동혁명’으로 남았음을 지적했다.

장석준 실장은 "급박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대중토론에 개방하는 것, 사회적 기본권들을 중심으로 헌법을 전면 개정하자는 제안들,‘사회국가’와 같은 대안 체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제헌적 대중 토론'의 새로운 계기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제로 한미 FTA나 비정규직 문제, 토지 공개념에 대한 국민투표, 사회권 중심의 헌법 개정 논의 그리고 새로운사회연구소가 제안한‘국민주권운동’등이 계기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토론과정에서는 장석준 실장이 제시한 '제헌적 대중 토론'의 명명을 두고 많은 의견이 제기 됐다. 박성훈 후마니타스 주간은 "민주화의 마지막 단계로 헌법을 만드는 단계에서 엘리트 주의가 형성되는 맥락"을 지적하며 "법만 잘 만드면 될 것 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기대를 불러내게 되면 오히려 에너지가 소진된다"며 경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도 "현재 국민들이 살기 힘든게 헌법 때문인가"를 반문하며 "제헌의회 소집 등 당면한 실천 과제로 소화하기, 바로 연결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헌전략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던진 장석준 실장은 '제헌'의 의미 보다 '대중 토론'에 무게를 실어 강조했다. 장석준 실장은 "제헌적 계기나 수준의 의미"를 들며 "광범위한 전 사회를 동원하는 과정을 위해 제헌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라고 강조, "새롭게 구성하는 요소로 제헌적 대중 투쟁의 문제의식을 던진 것"이라고 답했다.

7,8,9 노동자 대투쟁을 중심으로 발제한 노중기 부소장은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서로 분리하는 시각을 경계하며, '6월 시민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은 '민주화 투쟁'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중기 부소장은 "6월 항쟁은 정치, 시민 사회의 제한된 형식적 민주화에 대한 요구였다면, 노동자들의 민주화 요구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추는 민주화가 아닌, 공장안, 노동사회 내의 민주화를 확장 시키려는 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한 노동 계급적 투쟁이라는 과도한 평가도 경계했다. 노중기 부소장은 "7,8,9 대투쟁의 주요 요구는 "소박한 운동이었고, 자연발생적인, 조직적 목표 없이, 국가 억압에 쉽게 위축된 낮은 수준의 민주화 투쟁이라는 한계가 명백한 투쟁이었기 때문"이라고 근거했다.

이어 "노동자대투쟁이 전두환 정권 말기, 정권 이완기에 촉발된 투쟁이나 전무 후무 대투쟁이나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급속히 소멸한 운동이었다"며 70년대 민주노조 운동과 85년 대우자동차 파업, 구로동맹 파업 등의 과정이 바탕이 된 질적 심화 과정이었다고 총평했다.

노중기 교수는 "대투쟁이 엄청나게 폭발적인 투쟁이었음에도 가시적 성과가 별로 없었지만, 장기간에 걸쳐, 목적의식적으로 장기간 되풀이 하며 오늘의 민주노조 운동, 산별노조 건설 운동, 민주노동당의 건설을 가능케 한 동력이 됐다"고 87년 체제의 동인과 결과를 IMF를 거친 '위기 속의 진전'으로 연결해 설명했다.

노중기 교수는 "산별노조 건설과 민주노동당의 건설 등, 노동자 대투쟁 당시부터 주장돼 왔던 내용이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의 수세적인 노동운동에서 가능성을 만들고 있어, 최소한의 출발점은 넘어 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6월 시민항쟁과의 연속성에서 제 2의 노동자대투쟁이 가능하기 위해서 정치적 노동운동이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을 연결 짓는 조직적 연대를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체확보를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 과제, 지역, 현장에서 연대 의식 확보, 공동투쟁 경험 등 장기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의 노동자 대투쟁과,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조직과제에 대해 김성희 비정규센터 소장은 "현재 민주노조 운동이 가진 오만함과 정파의 논리를 빗겨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운동에 대한 기본적인, 원초의 접근 없이는 비정규 노총을 설령 만든다 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진보정치연구소 '복지정책' 중심의 '사회국가'를 제시 한다

2부 토론은 '87년 체제를 넘어 2007년 체제를 그린다'라는 주제로,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이 '시장국가'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사회국가'의 개념을 제시했다.

조승수 소장은 "빈부격차 확대, 비정규직 증가 등 양극화를 추진하는 보수 여야당의 프로젝트를 ‘시장국가’"로 규정하고 "시장국가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자본을 사회적으로 통제하고 사회운영의 공공성을 제도화하는” ‘사회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회국가' 건설의 그림은 민주노동당이 이후 집권 전략의 키워드로 '복지 정책, 동맹'을 형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한 것으로, 복지 수혜자를 당의 기본적인 지지층으로 '조직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날 제시된 사회국가의 청사진은 ‘경제, 복지, 평화, 진보정당(정치)’ 등 네 개의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부문은 상보적인 관계를 가지며 하나의 대안 체제 프로젝트로 융합되도록 설계돼 있다.

경제 부문은 ‘사회연대적 성장전략’을 제안하고 있으며, 그 내용으로는 노사 공동결정, 친환경 미래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고용과 금융의 공공성 강화, 사회정책의 미래투자적 성격 부각, 그리고 연대적 조세를 제시한다.

복지 부문은 복지의 양적 확대와 체질 개선으로 구분되며, 후자의 경우는 누진부담-평등급여적 사회보험시스템, 실업부조의 도입을 통한 노동가능성(work ability)의 강화, 공공복지서비스의 확대를 통한 생애주기별 사회서비스 제공을 제안한다.

평화 부문은 안보전략의 전환과 한반도 공동안보체제, 한미동맹의 전환과 주한미군의 철수,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력의 형성을 통한 탈동맹 평화중립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정당(정치) 부문의 경우는 사회적 균열을 반영한 정당구도의 재편을 거론하고 있는데, ‘복지동맹’의 구축이 핵심전략이다.

토론 과정에서는 '당위론'적인 내용이 아닌 '현실성', '지배담론'에서 벗어난 새로운 담론 제기', '대중을 포괄할 수 있는 담론 풀이', 대중적 용어로 풀어갈 과제 등에 대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사회국가론 제기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하며 "87체제를 극복하는 의미에서 제기된, 사회국가의 개념이 오히려 87체제 어떻게 단절하고 다른 체제를 제시하는가의 측면에서는 명확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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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 , 진보정치연구소 , 제헌적 대중 토론 , 사회국가 , 장석준 , 집권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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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환

    좌파에게는 소박함이나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제헌’도 그렇다. 실물적인 변화가 선행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대중들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어 살맛나는 사회로의 시스템 재정립이 필요할 때가 바로 ‘제헌’의 시기라고 본다. 벌써부터 되지도 않을 ‘제헌’ 운운 하는 것은 베네수엘라나 레닌의 러시아 사례를 과도하게 인용하려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리고 사회주의국가를 줄여서 ‘사회국가’라고 한 것이면 너무 유치하다는 느낌을 꼭 전해 주고 싶다. ‘사회주의’라는 표현을 대중적으로 쓰기가 부담스러우면 차라리 신조어를 만들든가 신조어를 만드는 것이 좀 극성스러워 보이면 그냥 구상하고 있는 그 사회의 상만 설명하면 될 일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오히려 구상하고 있는 사회의 상에 대한 설명은 없고 난데없이 ‘사회국가’라고 하니 또다시 좌파 고유의 소박함이 없음과 현실성의 결여를 떠올리게 된다.

  • 소유의종말

    사회국가는 독일헌법에서도 사용하였으며 80년대 부터 사용한 개념이라고 하네요 사회주의국가의 준말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