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세력의 실패는 '관료' 에 대한 패배인가

[한국사회포럼] '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 토론

'전환의 시대, 새로운 희망을 말하자' 노동사회시민운동 진영의 열린 토론 마당인 한국사회포럼 이틀째. 덕성여자대학교 대강의동에서는 '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를 진단하는 전체 토론이 진행됐다.

외환위기와 이후 항상적 구조조정과 '금융화'의 현상을 진단 한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에 이어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기득권을 대변하는 관료에 포획 돼 경제정책의 개혁이 실패했다고 지적하며, 시장과 '국가 관료기구'의 통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부문 진단으로 농업, 노동, 복지(빈곤)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고, 이병천 강원대 교수,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농업 운동의 과제를 제시한 전기환 사무총장과 유토피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공동의 합의'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병천 교수 그리고 조돈문 교수는 '먹물'(지식인)들이 정부와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적극 개입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스스로 자아비판하고 반성문을 써야 할 듯하다"며 지식인의 책무에 대한 의견도 표했다.

이병천 교수가 대안연대회의의 유철규 교수와 참여연대의 김상조 교수의 연대 활동, 조돈문 교수와 윤홍식 교수의 연대 등 개혁, 진보를 주창하는 진영 간의 장기적 연대 과제를 제시하자, 사회를 맡은 정성진 경상대 교수는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들을 왕따 시키지 말라"며, "문은 열려 있으니 같이 논의하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사회포럼2007듸 대토론, '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에서 이병천 교수가 토론을 하고 있다.

바둑의 수를 놓듯...전략적으로 진행된 구조조정의 과정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는 IMF 이후 △불안정과 위험의 체제가 고착화 되고 있는 항상적인 구조조정 △노동 소득자들 내부의 소득격차 확대로 노동계급 내 이해관계 동질성 파괴 △금융화 현상과 금융부문과 제조업 등 각각이 전통적인 고유 자본 순환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랜드 그룹 내 비정규 노동자들의 생존 투쟁과 관련해 400만에 이르는 주식투자자들은 주가와 연동해 이를 바라고 있는 현상을 들며 유철규 교수는 "새로운 축적 방식은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조장함으로 사회구성원의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는 것을 지속성의 조건으로 한다"며, 금융화와 세계화가 내제화 되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다.

이어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개개인의 욕구가 민주적으로 조직되어 국민 경제의 발전과 결합할 수 있는 길이 신자유주의에 의해 왜곡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평등과 공평성의 가치, 인권, 상호 협조, 사회적 협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는 사회발전을 위해 결코 포기하거나 경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향후 논의 과제를 남겼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특히 경제정책 영역에서 급진적 접근 방식을 쉽게 포기하거나 또는 제대로 된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두 정권의 성격 자체가 신자유주의적이기 때문에 국내외독점자본의 이익에 종속되는 것이 예정된 결과라는 해석 할 수 있지만, 집권 세력의 진보적, 개혁적 성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경제정책의 성격을 급속도로 보수화하는 국내외적 요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 주요 요인으로 '관료기구의 보수성'을 지적했다.

그는 "정책목표의 단기화와 경제팀의 구성 실패에 따른 정체성 혼란으로 인해 결국 결정권이 관료로 이전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개혁보다는 성장"에 있었고, "대내적 정책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대외적 개방의 가속화의 방식으로 한미FTA를 택했다"고 설명을 이었다.

김상조 교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많은 담론들이 '국가기구에 의한 시장의 통제'를 주요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국가기구가 기득권세력의 대변인인 관료들로 채워져 있는 현실을 간과하고서는 그 어떠한 대안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시장을 통제하는 것도 국가관료기구를 통제하는 것도 노동시민사회의 정책적 역량제고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토론 과정에서 이병천 교수는 "IMF 극복했지만, IMF 체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공적 연대, 사회민주주의로 나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정책역량 결집뿐만 아니라 시대의 기반을 새로이 창출해 날 것인가 진보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다"며 의견을 덧붙였다.

조돈문 교수는 "관료들의 지배가 많은 문제점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이를 전적인 원인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관료들 자신의 이데올로기도 있고, 관료들 뒤에는 자본이 있고,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이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순수한데, 관료가 악하다는 식의 해석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관료주의에 대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고 부분 공감을 표시하며, 외국의 예를 들어 집권 세력의 변화에 따라 광범위한 학자 자문단 구성과 국장 이상은 집권당이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상조 교수는 "영미식 주주자본주의가 우리 사회에 맞지 않 듯이, 유럽대륙의 사회민주주의도 바람직하다는 평가와 무관하게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가는 다른 문제"임을 강조하며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에 속할 수 있다는 환상 빠진 80에게 대동단결하자는 주장 보다는, 경제적 공통의 이해관계를 더 많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선거의 5년이 아닌 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개혁진보진영이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락사' 농업, 비정규직화의 한계에 봉착한 '노동'
실업, 저출산, 빈곤, 고령화 총체적 난국의 '복지'.. 해답은?


농업과 관련해 발제한, 윤병선 교수는 통계 자료를 기반 해 한국의 농업, 농촌의 현실을 진단했다.

1995년 총인구의 10.8%인 485만 명을 차지했던 농가인구는 2005년 343만 명으로 감소 7%로 가까스로 넘고 있고, 농가인구의 연령별 구성을 보면 60세 이상 의 고령자가 증가한 반면 19세 이하의 인구는 같은 기간 동안 절반이하로 감소했다.

소득도 도시소득대비 농촌가국의 소득비율은 1994년 99.5% 로 대등한 수준이었으나, 2000년 80.6%, 2005년 78%로 해마다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1998년 이후 도시가구 소득은 평균 6.4% 씩 증가한 반면 농가소득은 5.4%밖에 늘지 않은 상황에서 농촌 내부에서도 부농과 영세농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농업소득은 정체됐고, 농가가처분소득은 95년 이후 답보상태에 있으며 부채는 3배 증가해 농가경제 잉여는 95년에 비해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식량자급률은 3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옥수수는 0.9% 등 식량 자급률은 5%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윤병선 교수는 "농업, 농촌의 해체가 가속화 된 주된 요인은 한국 농정의 중심이 철저하게 신자유주의 농성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주된 원인을 꼽으며, 특히 한미FTA, WTO를 통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초국적 농심품복합체의 농업 지배 강화 경향이 가공유통에서 종자까지 확대하고 있는 경향을 들었다.

현재, 세계 10개 기업이 세계농약시장의 80%를, 생명공학 시장의 54%를 종자시장의 1/3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종자 회사들이 1999년 이후 대거 해외 자본에 인수합병 됐다.

이 외부적 요인에 심지어 국가권력까지도 농업을 포기하고 '안락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병선 교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동일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먹을거리로 이용하고, 생활협동조합 또한 식량주권 확립의 중요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기환 사무총장은 "산업간 양극화가 심화 됐고, 농촌은 하향 분화가 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농민 중 1억 소득자가 있다고 하지만 농민 350만 중에 1000명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양극화로 보기에는 무리 아닌가"라며 이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비농업인의 토지 소유가 늘어 소작이 확대되고, 농산물의 전면 개방, 농업 소득의 축소, 유통 판매가 분리되면서 농민들이 기업의 부속품이 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의 대안을 찾아가는 길"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윤병선 교수는 "노동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농업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존재하는 엄연한 현실"을 지적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하는 농업-식량주권을 주장하기에 앞서, 서울시내 반입되는 농약 잔류물, 녹색혁명형 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저항 등 농업, 농민 내부의 처절한 비판 전제 돼야 함"을 강조했다.

노동 부문 발제를 한 김유선 소장은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고용의 양적 지표인 실업률과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며, 지난 20년 동안 실질임금은 상승했다"고 "고용의 질과 분배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었으며, 노조 조직률은 1970년대 이래 가장 낮고, 노사관계는 OECD 국가 중 가장 분권화 되고, 외환위기 이후 사업장 단위 노사관계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선 소장은 "고용의 질과 노동소득분배구조가 악화된 것은 정부가 추진한 노동정책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외환위기 이후 확대된 기업의 인건비 절감에 기초한 단기수익 극대화 전략"에서 찾았으나 "이런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은 이미 한계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노동운동은 계급적,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사회협약 정치를 활성화하여 기존의 노동시장 정책과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노동시장 불평등을 해소하고 중층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비정규직 조직화와 산별노조 운동에 무게를 실었다.

윤홍식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사회의 위험 확산되고 있으면 노령, 실업 등의 구사회위험 또한 주요한 사회위험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이 두 영역의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사회서비스국가, 사회투자국가로 대변되는 한국복지국가의 전망과 역할에 관한 논의는 구사회위험에 대한 대응으로 평등과 관련된 가족과 개별 구성원들의 소득, 건강, 주거 등을 담보하는 동시에 기회의 평등으로 간주되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홍식 교수는 "복지확대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전선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07년 대선 후보들은 모두 보편적 보육의 확대와 기초연금 개선 등을 대선 공약으로 걸고 있는 상황"의 모순을 지적하며 "결국 핵심은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 일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의 문제, 개별제도를 만들고 개별제도들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복지체제, 복지에 대한 튼튼한 지지 세력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의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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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화 , 한국사회포럼 , 외환위기 10년 , 김상조 , 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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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남

    강남훈 교수처럼, 문제 지적을 넘어, 관료를 통제할 수 있는 실천 제시가 더 중요하다, 문제는 이미 다 아는 것이고, 문제 해결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니까 강단 좌파란 말을 듣는다

  • habia

    분단새대의 군사,정치,문화,사상의 강대국 지배는 경제의 예속마저 불러온게 아닌지요. 다행이 민주화와 통일의 길이 열리고 있으니 이주노동자를 차별하지 말고 내국인 처럼 연대하며, 강대국의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남북경협이 또다른 아웃소싱이 되지않도록 민족의 주권을 찾는힘들과 연대할 때가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