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노무현 정부, '철군 계획 없어' 닮은꼴

“레바논 파병 즉각 중단해야”

  레바논 침공 1년규탄 국제반전공동행동 참가자들이 레바논에 필요한 건 군인이 아니라는 피켓을 들고있다./이정원 기자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1주년을 맞아 서울 도심 광화문에서는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시도를 규탄하고, 레바논 파병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레바논 침공 1년 규탄 국제반전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집회는 지난 해 11월 베이루트, 3월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반전회의에서 모인 전 세계 활동가들의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에 항의행동을 하자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50여 명의 집회참가자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레바논 침공은 1천여 명의 레바논인을 학살한 범죄”로 규정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으로 작년 7월 레바논을 침략했다. 침략 한 달 동안 9,500회의 폭격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천 2백여 명이 사망하고, 부상이 4천여 명 발생했다. 난민도 97만 명에 이른다.

침략 과정에서 화학 무기가 사용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정부도 이미 인정한 바며, 휴전 이후에도 불발탄 폭발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N평화유지군은 대안이 아니다”

발언자로 나선 수진 경계를 넘어 활동가는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중단되지 않았으며, 이제 와서 “그 대안으로 UN평화유지군을 파병한다”고 하지만 “UN평화유지군이 대안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늘 집회를 주최한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6월 2일 발표된 레바논 저항단체의 성명에 의하면, UN군 소속 독일 해군은 레바논 정부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격을 도와 포격했다”며 레바논에 파병될 한국군의 임무도 레바논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레바논을 통제하려는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열강들과, 이들의 지지를 받는 레바논 정부를 위한 것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광일 다함께 활동가도 “UN평화유지군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했다. 김광일 활동가는 최근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블레어의 중동특사 지명을 지지하고,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 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UN군도 레바논 저항세력의 표적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레바논 파병부대가 수행할 임무는 바로 레바논 정부를 도와 헤즈볼라를 비롯한 레바논 무장단체를 무장해제하려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평화유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UN군에 대한 레바논인들의 반응은 6월 말 UN군에 대한 공격으로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 사건이 “UN군도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공격이 일어난 장소는 파병예정지인 티르에서 불과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어서 한국 파병부대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부시나 노무현 정부, 점령 장기화 닮은 꼴
‘임무 종결계획’없는 임무종결계획서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라크 주둔 미 사령관이 ‘전쟁이 10년 이상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한 것을 인용하면서 “이 야만적인 학살과 점령을 10년이나 더 지속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라크 장기주둔을 얘기하는 부시정부와 철군계획없는 업무종결서를 내놓은 노무현 정부는 닮아있다고 항의했다./이정원 기자

그리고 미국 내 반전 여론에도 불구하고 철군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10년 이상의 장기 주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부시행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말 국회에서 파병 연장안을 통과시키면서 6월까지 임무종결계획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정부가 “임무종결의 의미는 철군”이라고 말한 점을 지적하면서, 6월 28일 정부가 제시한 ‘임무종결계획서’가 ‘임무종결’ 계획을 담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정부가 “약속을 번복하고, 철군 일정 제시를 9월로 미루고” 있어, “점령지원 범죄이자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대표는 결의문 낭독에 앞서 이라크 파병에 “‘노(No)’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는데 레바논 파병에 '노(No)'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레바논 티르지역에 파병될 동명부대 본진이 출발하는 19일 청와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