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에 갈 땐 꼭 기억하세요

[인터뷰]켄 첸랑, 캄보디아 건설연맹 수석 부위원장

한국인들에게 앙코르와트 사원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들러볼만한 관광지 중 하나다. 사원의 규모가 매우 웅대하고 그 신비로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겨놓기도 한다.

최근 앙코르와트로 들어가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는 시엠레아프 지역은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 유흥시설들이 지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황홀하고 신비로운 광경에 마음을 빼앗기기 전에, 앙코르와트에 갈 때 하나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민주노총 아시아 노조활동가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켄 첸랑 캄보디아건설연맹(CCTUF) 수석 부위원장은 “한국 사람들로 넘쳐나는” 앙코르와트에서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1990년대 초 UNESCO는 앙코르와트의 유적들을 보존하기 위해 각 사원들에 대한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캄보디아 정부의 재정과 능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었던 이 사업은 일본과 프랑스 등 정부와 대학의 도움을 받았다.

정부와 대학 프로젝트 팀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과 앙코르와트 지역들을 오가며 복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돌을 나르고 미장일을 하는 현지의 노동력도 당연히 필요하다.

캄보디아 건설연맹은 이들 복구 및 보존사업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계의 프로젝트인 EFEO, 일본의 소피아, JSA 프로젝트, 그리고 미국계의 압사라(APSARA)등 6개 복구 프로젝트 노동조합이 가입되어 있고, 1,000여명의 조합원을 가지고 있다.

앙코르와트에는 약 1,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높은 조직률이다. 유적을 보기위해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는 시엠레아프 지역의 건설 노동자들의 수는 약 6천여 명. 현재 캄보디아건설연맹은 시엠레아프 지역으로까지 조직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복원 사업 프로젝트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벌고 있는 돈은 하루 미화 2달러 남짓, 이마저도 여성들에게는 차별적으로 적용되어 1.5달러를 받는다.

“한 달 생활비가 80달러 정도 필요하다. 집을 얻고, 학교를 가고 옷을 사는데 이정도 돈이 든다. 그런데 겨우 1.50달러가 우리가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복원사업에 뛰어든 외국 기업들과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켄 첸랑 수석부위원장


화려하고 신비한 유적에 가려진 보존 프로젝트 노동자들의 삶은 어떨까?

“유적 프로젝트 노동자들은 1-3개월짜리 계약을 한다. 때로는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비가와도 비 피할 자리조자 없다. 아침에 4시간 오후 4시간 일하도록 되어 있지만, 초과노동을 해야만 한다. 초과노동 수당 같은 건 없다. 화장실도 식수도 없다. 산재보험등도 없고, 심지어는 마스크나 장갑 같은 기본적인 안전도구 초자 없다”

유적지로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이들 노동자들에게는 오고가는 것도 문제다.

“일하러 가려면 매일 30-40킬로미터를 자전거를 타고 간다.” 사측에서는 따로 교통수단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멀어서 집에 도착하면 가족들과 이야기 할 시간도 없다. 탈진상태가 된다. 가족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최근 캄보디아 유적 복원 사업에 있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희망적인 일이 하나 생겼다. 프랑스 쪽 EFEO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이 EFEO측과 단체협상을 맺었기 때문이다.

“단체협상을 해서 한달에 100달러의 임금, 주 5일 근무, 7시간 근무, 1시간 점심시간, 30분 휴식시간 등을 보장받았다. 의료보험도 있다.”

“이렇게 단협을 얻게 된 것은 국제건설목공노련(BWI)의 연대 때문이다. 국제목공노련에서 프랑스 정부에 압력을 가했고, 그래서 많은 힘이 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JSA프로젝트나 소피아 대학의 복원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함께 자리를 했던 이진숙 국제건설목공노련 지역코디네이터가 덧붙였다.

켄 첸랑 부위원장은 쉽지 않은, 때로는 생명을 감수해야 하는 캄보디아 노동조합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앙코르 와트에서 조직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이다. EFEO와 소피아 대학, JSA 프로젝트에서 조직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우리 노조의 위원장이었던 라쓰 모니는 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소피아 프로젝트의 부위원장도 마찬가지 상황을 겪었다. 노동부에 진정을 했지만, 몇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소피아 대학은 일본에서 진보적 학풍으로 명망이 높은 대학이다. 그러나 국내와 국외의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우리가 일본 정부와 소피아 대학에 항의를 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노동법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을 그렇지 않다(웃음).”


지금 현재 노동조합 운동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민주적 노동조합, 독립적인 노동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 내부 민주주의 문제가 있다. 지도부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노동조합 위원장들은 조합원들을 조직한 후 위원장이 되고, 권력을 잡게 되면 임금을 기업에서 받는다. 그들은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연맹 등으로 진출하고 더 높이 더 높이 올라간다. 노동부 장관이 그들의 목적이 아닐까(웃음)”

“그러나 나는 그들과 다르다. 내 조직은 독립적 노동조합이다. 우리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정부와 투쟁을 한다.”


그녀는 건설 노동자 출신이 아니다. 원래는 섬유쪽 노동조합에서 활동했지만, 자리를 옮겨 건설 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투신해 왔다고 한다.

“2004년에 1명, 2005년에 2명 노동조합 활동가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독립 노조운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서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진숙 국제목공노련 활동가는 덧붙였다.

“섬유 노동자들의 경우 파업을 많이 하는데, 어떨 때는 경찰이 총을 쏘기도 한다. 2003년 경찰이 파업하는 노동자에게 총을 쏴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캄보디아 비공식 부문의 노동자들은 아예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길이 막혀있다고 한다. 이진숙 국제건설목공노련 지역 코디네이터는 캄보디아에서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 연합 같은 것은 만들 수 있지만, 노동조합은 안 된다. 노점상, 택시 운전사 같이 일정한 장소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캄보디아의 노동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말해달라는 요청에 켄 첸랑 부위원장은 “정부는 오로지 얼마나 많은 관광수입을 버는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복원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앙코르와트에 방문할 때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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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비공식부문 , 앙코르와트 , 캄보디아건설연맹 , CCTUF , 켄 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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