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마에도 미국식 ‘정권교체’ 전술 활용

민주화 시위 뒤에 있는 “지정학적 의미 주목해야”

지난 달 ‘샤파론(연황색) 혁명’으로 불리며 확산되었던 버마 민주화 시위가 소강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 버마 민주화 시위의 이면에 있는 지정학에 인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쟁의 세기: 앵글로 아메리칸 석유의 정치학 그리고 신 세계 질서’의 저자인 F. 윌리엄 엥달은 버마의 군부 독재의 포악함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나 21일 아시아 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엥달은 “예전 수도였던 양곤에서 승려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행진했던 CNN 뉴스의 그림 이면에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둘러싼 전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버마 민주화 시위 뒤에는 미국이 지정학적 영향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정부 세력들을 훈련시켰다며 그 근거들을 제시했다.

엥달은 버마 민주화 시위가 유류비 인상에서 출발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시장’에너지 가격으로 인상을 요구한 것은 IMF와 세계은행”이라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그는 소득의 70% 이상을 식료품 구입에 사용하는 버마 인들이 최근의 유류비 인상을 참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정권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폭발했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저항의 폭발의 이면에 미국의 개입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美, 버마 야당지도자 훈련에 한 해 250만 달러 써

엥달은 최근 몇 년간 러시아를 둘러싸고 있는 전략국가인 그루지아에서의 ‘장미빛 혁명’과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당시 미국이 활용했던 전술이 이번 버마 민주화 시위에서도 적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승려들이 최전선에서 시위에 나서 “샤파론(연황색) 혁명”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번 버마 민주화 시위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국민주재단(NED), 조지 소로스 열린사회 재단, 프리덤 하우스 등과 미국 정부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재단들을 통해 각 국에서 ‘민주화’를 지원해 야당 세력의 힘을 키우고, 정권교체를 해 왔다. 소위 ‘평화적 시민혁명’을 통한 정권 교체다.

소로스 열린사회재단, 전국민주재단(NED), 프리덤 하우스 등은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을 비롯해 그루지아의 ‘장밋빛 혁명’ 당시에도 정부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을 모으고 자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미국은 선거를 통한 ‘평화적 혁명’을 통해 미국 외교정책에 부합하는 정권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들 젊은이들이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선거부정 등을 알리고, 거리에서 평화적 시위를 주도했다. 이번 버마 민주화 시위에서도 국제적 네트워크의 집중적 지지와 승려가 이끄는 ‘평화적’ 시위라는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버마 민주화 시위 뒤에 미국이 개입한 근거로 엥달은 “미 국무부는 미얀마의 수많은 반정부 기구의 핵심 지도자들을 모아 훈련을 해 왔다”며 “버마 정권 교체를 위해 전국민주재단(NED)이 쏟아 부은 자금은 2003년 이후 매년 250만 달러”라고 설명했다.

“전국민주재단은 미국 정부의 기금을 받는 ‘민간’기구로 그 활동은 미국의 외교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역할은 CIA가 냉전시기에 해 왔던 것”이라고 엥달은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전국민주재단(NED)이 새 세대 저널(New Era Journal), 이라와디(Irrawaddy), 버마 민주주의 목소리(Democratic Voice Of Burma) 등 핵심적인 반정부 미디어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미디어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는 시기 버마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외국에 알려 군부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여론을 모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엥달은 이번 민주화 시위에서 전술적인 지도를 배후에서 한 인물로 미국 전국민주재단(NED)의 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연구소의 진 샤프를 지목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연구소는 1989년 3000명의 시위대가 무력진압을 당했던 직후 버마에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엥달의 지적 중 주목할 만 한 것은 진 샤프가 89년 천안문 사태 당시에도 사태가 나기 2주 전에 중국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왜 버마인가?

엥달은 미국이 왜 버마의 정권 교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국은 이번 버마 민주화 시위과정에서도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당한 외세의 간섭에 대해서 경계할 것을 주문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수십억 달러를 군부에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송기, 탱크, 군함, 미사일 등 군수 물자의 지원도 포함되었다.

중국은 버마, 태국,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진주 목걸이’를 통해 인도와 미국이 새로운 전략적 틀을 맺고 중국을 압박해 오는 것에 대응해 왔다. 아울러 버마 군부와 향후 30년간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군부와의 동맹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버마는 최단 거리의 석유 및 천연가스 운송로를 확보하는 데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버마는 페르시아만과 태평양을 최단거리로 이을 수 있는 말라카 해협의 관문에 위치해 있다.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주도권을 지게 될 경우, 중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운송비용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이 버마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면, 중국은 페르시아에서 석유를 운송할 때 굳이 이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서도 단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엥달은 “중국-버마 석유 및 가스 수송관으로 인해, 석유와 가스를 수단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 및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말라카 해협을 통하지 않고서도 운송하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