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합의, 사실상 연합 단계

[남북총리회담정리](1) - 총리급,부총리급,장관급 기구 정례화

제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기존 남북간 장관급회담이 총리급회담으로 격상된다.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부총리급)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추진위원회(장관급), 사회문화교류협력추진위원회(장관급) 등 3개의 위원회가 신설되고, 각 위원회별로 산하에 여러 개의 분과위원회와 실무협의회 등이 설치된다. 다만 국방장관회담과 남북적십자회담(차관급)은 별도로 운영된다.

또한 기존에 운영되어온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 등은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산하에 두게 된다. 과거의 성격에 따라서 각 위원회에 분과위나 추진위 형태로 전환된다. 다만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장관급회담의 경우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으며, 상당 부분 총리회담이 감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면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각각 7~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남북도로협력분과위원회, 남북철도협력분과위원회, 남북조선및해운협력분과위원회, 개성공단협력분과위원회, 남북농수산분과위원회, 남북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원회 등이 우선 설치된다.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총리회담과 함께 매 6개월 마다 1회씩 정례적으로 회담을 갖기로 해 각 회담 현안에 대한 긴밀한 논의 체계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위원회는 장관급을 위원장으로 5-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산하 분야별 협력분과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해주경제특구협력분과위원회, 해주항개발협력분과위원회, 공동어로협력분과위원회, 한강하구 협력분과위원회’를 우선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사회문화교류협력추진위원회는 통일지향적으로 법률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하는 한편, 역사,언어,교육,문화,예술,과학,기술 등의 사업을 계속 협의해 나가게 된다. 이밖에 국회회담도 추진된다.

  16일 남북총리회담 합의서를 브리핑하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

3개 위원회 외 국방장관회담은 별도 운영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특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추진위원회와 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상호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운영될 것"이라고 말하고, 군사적 문제는 "국방장관회담을 통해서 논의를 하게 될 것이고, 또 국방장관회담 산하의 실무적 기구를 만들게 되면 더 구체적인 협의를 해서 실천에 무리가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적 문제는 북은 체계상 당과 군, 내각이 각각 기능적 역할을 존중하며 이루어지고, 남은 총리를 중심으로 모든 문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리회담을 통해 남과 북이 각각 조절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이번 총리회담에 군사 문제가 빠졌다는 우려에 대해 이재정 장관은 "양측 정상이 추진 의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과제들이기 때문에 북측에서는 북측 나름대로 남측은 남측 나름대로 충실히 이행될 환경과 조건은 마련되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11월 하순에 열리게 될 국방장관회담을 통해서 이것이 한 번 더 정리가 되고 이행에 관해서 차질 없이 군사보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남북회담에서 합의된 것이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거나 안팎의 정세에 따라 유동적이었던 사례가 많았던 만큼 군사적 보장 조치가 다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우려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재정 장관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북측 단장으로 오셨던 김영일 내각 총리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강조해왔던 것처럼 이 합의를 지켜내는 것이 양측의 의무요, 사명"이라고 말하고, "2.13합의 조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결국 핵 불능화 단계를 넘어서 핵폐기 단계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또 북미관계의 대화도 충실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우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남북총리회담의 합의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는 11월 27-29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국방장관회담을 경과하며 구체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한편 총리회담에 합의사항은 남북관계발전법 제 21조에 따라 발효 절차를 밟게 된다.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붙일 예정이고, 11월 21일 국회상임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국회비준동의 여부에 관해서는 남북정상선언의 경우처럼 법제처 등의 법적 해석을 참고하여 법적 판단에 의해 처리하게 된다.

사실상 '연합'

이처럼 제1차 남북총리회담 합의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는 남북 간 기구를 종합하면 사실상 남북연합 단계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 기구가 정례적으로 운영되고, 분과위와 실행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2000년 6.15선언 제2항에 정리된 낮은단계의 연방제와 연합의 공통점, 그 형식적 골격을 갖추는 셈이다.

크게 주목되지 않고 있지만 남북총리회담 합의서 제1조(남과 북은 6.15공동선언의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키며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기로 하였다)가 나머지 7개 조항과 2개의 부속합의서에 스멀스멀 녹아들고 있는 형국이다.
태그

남북경협 , 남북총리회담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유영주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