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국군부대의이라크파견연장및임무종결계획동의안'(파병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4년 이라크파병안이 최초로 국회를 통과된 이래 3번째 연장안이 통과된 것.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파병연장안을 표결한 결과, 재석 256명 중 찬성 146명 반대 105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파병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말로 예정된 자이툰부대의 파병기간은 내년 12월 말까지 연장된다. 이와 함께 단계적 철군 계획에 따라 현재 주둔 중인 1천250여 명의 병력 중 600여 명은 올해 말까지 철수하게 된다.
당론 깨고 신당 의원들 '소신' 투표.. 지도력 붕괴?
대통합민주신당이 파병연장안에 대해 '강제적 반대' 당론을 입장으로 정했지만, 개별 의원들의 '소신'과 '철학'을 결국 막지는 못했다.
찬성 입장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석수를 모두 합하면 134석으로, 반대 당론을 채택한 신당(142석)과 민주노동당(9석)의 151석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찬성표는 반대표 보다 41표나 더 나왔다.
신당 의원 142명 중 이날 본회의에 출석한 인원은 총 113명이었다. 출석률 자체가 매우 낮았고, 김명자, 안영근, 유재건 변재일, 채수찬 의원 등 1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기권표는 모두 신당에서 나왔고, 박병석, 염동연, 우제창, 최철국, 홍재형 의원 등이 기권했다.
파병연장안 처리와 관련해 신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설득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이날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오전에 열린 신당 의원총회에서 김효석 원내대표는 "당론과 개인 소신이 상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미 (자이툰부대 철군을)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다"며 "오늘 본회의장에서도 당론이 지켜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의원들 설득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신당의 정체성과는 별개로, 대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가 지도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찬석 "미국은 형님국가 맞는데.. 할 만큼 했다"
한편, 이날 표결에 앞서 "파병연장안에 대해 반대토론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만 3번째 섰다"며 반대토론에 나선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정부와 국민과 국회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우리가 이라크 파병으로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중동지역에서는 오히려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미국은 이라크에 미군이 장기 주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만약 오늘 이 자리에서 파병을 반대하지 않으면, 영원히 미국의 요구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고 철군을 촉구했다.
임종인 무소속 의원은 정부가 경제적 실리를 파병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래, 이라크 정부는 3천여 건의 재건 사업을 발주했지만, 한국이 수주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반박하며 파병연장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박찬석 신당 의원은 "미국은 우리 형님국가 맞다"며 "그런데 우리 형님한테 할 만큼 했다"고 말하며 파병연장 반대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4년 동안 이라크에 파병했고, 미국이 파병해달라고 하면 베트남, 아프간, 아프리카에도 파병했다"며 "그런데 아직도 부족하고 계속해달라고하면 그것은 동맹이 아니라 식민지 국가"라고 일갈했다.
한나라당 "파병은 국제관계에 대한 분명한 투자"
그러나 찬성토론에 나선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국제관계는 현장 결제가 아니다"며 "미리 투자하고, 몇 십 년 후에 되돌려 받을 수도 있다. 이라크 파병은 국제관계에 대한 분명한 투자"라고 파병 연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도 "유엔안보리가 다국적군의 이라크 주둔 연장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해야 하고, 때문에 파병연장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파병연장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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