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첫 만남, 공천 두고 '신경전'

朴 "공천 삐꺽"... 李 황급히 "아이, 그럼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이후 첫 회동을 가졌다. 29일 오후 삼청동에 위치한 이 당선자 집무실에서 진행된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약 35분 간 비공개로 이뤄졌고, 언론에는 두 사람의 모두 발언 부분만 공개됐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당권 대권' 분리 문제 등 공천권을 둘러싼 잡음이 터져 나온 이래 첫 공식 회동으로, 두 사람의 만남에 세간의 관심이 쏠려왔다. 이날 회동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 측의 난기류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오후 2시 55분께 접견실에서 박 전 대표를 맞은 이 당선자는 "고생 많이 했다. (대선 때)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별 말씀을요. 당원으로 당연한 도리이고, 정권교체 해주셔서 정말 다 잘됐다"고 답하자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도와주셔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화답했다.

'공천 쨉' 날려 본 박근혜.., 피해나간 이명박

한나라당의 그간의 노력과 박 전 대표의 노고를 치하하며 연신 덕담을 건네던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의 입에서 '공천' 얘기가 튀어나오자 언론에 공개된 상태에서 얘기가 번질까 조바심을 내는 기색이 역력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니 정치발전에도 관심을 가지고 발전을 시켜주시길 바란다"며 "사실 공천 문제나 기타 이런 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 거기서부터 삐꺽거리고.."라고 말을 이어가려 하자 이 당 선자는 "아이 그럼요. 내 생각도 똑같아요"라고 서둘러 말을 받으며 진화했다.

이 당선자는 "(공천 문제로 삐꺽거리면) 국민들이 볼 때 '이 사람들이 밥그릇 챙기나' 그렇게 하고 말이지(비춰질 수 있다)"라며 "잘해야 할 책임이 당 대표에게도 있고, 옆에서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계속 정치발전 문제와 관련해 "(공천 등이) 안정적으로 돼야..."라고 말을 이거 가려 했으나, 이 당선자는 이번에도 "정말 국민이 원하는 정치변화를 가져와 (총선에서) 과반수가 되도록 박 전 대표가 애를 더 써야 한다"고 선수를 치며 말을 끊었다.

박 전 대표는 정치발전을 소재로 공천 문제를 거론하려했으나, 이 당선자가 미리 차단막을 친 것.

박근혜 "세 가지 부탁 드리겠다"... 이 당선자 비서실장 "기자들 내보낼까요"

이에 박 전 대표는 "세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며 거두절미하고 직접적으로 요청 사항을 밝히려 했다. 그러자 배석했던 임태희 이 당선자 비서실장이 나서 "저기하고(기자들 내보내고) 할까요"라고 물었고, 박 전 대표는 "예. 그냥 먼저.."라며 언론에 공개된 상태에서 얘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말을 이어 간 박 전 대표는 '경제 살리기', '나라 정체성 세우기' 등의 당부를 전한 뒤 마지막으로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동안 정치발전 했었지만, 많은 관심을 갖고 계속 발전해나가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발전"이라는 표현으로 에둘러갔지만,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맥락상 '공천 문제를 잘 신경써 달라'는 요청을 우회적인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세 가지 부탁'에 대해 이 당선자는 "내가 바라는 것과 똑같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삐꺽거리면.."이라고 표현했던 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이 당선자는 "정치변화도 지난번에 이미 시석을 깔았다. 잘 깔아서 박 전 대표를 높이 평가한다"며 "사심 없이 하면, 내가 같이 나가면, 내 혼자 하라 하지 말고.."라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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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 공천 , 이명박 , 당선자 ,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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