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10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BBK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이명박 당선자의 처남 김재정 씨, 형 이상은 씨, 측근 김백준 씨 등이 지난 해 12월 28일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데 대해, 참고인 동행명령 조항에 대해서만 위헌 결정을 내리고 나머지 조항들은 모두 합헌 처리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특검수사팀은 동행명령 조항을 삭제한 채 14일부터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BBK 특검법, 처분적 법률이라도 위헌 아니다”
쟁점이 됐던 제2조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 대해 헌재는 “처분적 법률(특정한 개인이나 사건만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법률)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고, 발생하는 차별이 합리적인 이유로 정당화되는 경우에는 헌법상 허용된다는 입장을 판례를 통해 확립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특검에 대해 본질적으로 국회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며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 당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특검 수사를 결정한 것이 명백히 자의적이라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별 취급이 인정되며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제3조 특별검사의 임명과 관련해 헌재는 “법관의 신분과 재판의 독립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대법원장이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대법원장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것에 불과하고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는 점을 들어 적법절차 원칙과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제10조 재판기간 등에 대해서는 “가능한 신속하게 재판을 종결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조기에 해소하고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자는 것일 뿐,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나 적법절차를 보장하지 않은 채 재판이 종결되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는 해석을 내리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 제6조 제6항, 제7항, 제18조 제2항의 동행명령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5인(이강국, 김희옥,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은 “영장주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송두환 재판관만이 “참고인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확보 방법이 없어 특검의 목적달성이 불가능하고, 현행 형사소송법상의 규정에 의한 참고인 조사에 한계가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날 헌재의 특검법 합헌 결정으로 이명박 당선자의 처남 김재정 씨, 형 이상은 씨, 측근 김백준 씨 등이 헌법소원과 함께 제출한 특검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판은 자동 기각됐다.
한나라당, “아쉬움은 남지만 헌재 결정 존중해”
정치권은 헌재의 특검법 합헌 결정에 대해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입장은 조금씩 엇갈렸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정이지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위헌 결정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것에 유감을 드러냈다.
나경원 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정치권을 견제했다.
이낙연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은 “동행명령에 대해서는 저희들의 생각과 다르지만 헌재의 판단을 수용한다”면서도 “그래도 수사가 어려워져 여러 의혹들이 해소되지 못할까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희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동행 명령에 대한 위헌 판결은 유감”이라며 “이명박 당선자 측이 동행명령 위헌을 빌미로 증거를 인멸한다거나 진실을 은폐, 왜곡하려 든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헌재가 국회의 입법재량권을 존중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며 “이제 특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 성역없이 수사하여 진실을 밝혀야 한다. 진실은 밝혀야지 덮고 갈 수 없다”고 이 당선자와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김갑수 창조한국당 대변인은 “참고인 동행명령 조항이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결정난 부분은 아쉽지만, 참고인들의 피의자 신분 전환으로 충분한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호영 특별검사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검찰 수사 결과를 믿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명박 당선자는 헌재 결정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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