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문제로 한나라당 내분 재점화 되나

김무성 최고위원 "모든 협조했는데, 결국 토사구팽"

공천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자는 공천 자격을 불허한다'는 당규 3조2항을 공천 과정에서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알려지자 30일 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29일 오후 공심위 간사인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은 공심위 회의결과를 브리핑하며 "공천신청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현재 당헌과 당규대로 정한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부총장이 브리핑한 내용대로라면, 김무성 최고위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 등은 공천 대상에서 아예 배제된다.

김무성 최고위원은 공용주파수통신사업자로부터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999년 7월 벌금 1천만 원, 추징금 2천만 원 형을 선고 받았다. 김현철 씨는 지난 1997년 한보 비리 사건과 2004년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으로부터 20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된 바 있다.

이외에도 공천신청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해 4월 벌금형을 선고 받은 박성범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중진의원 다수가 '낙천'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무성, "당에서 쫓아내니 당적 버릴 수밖에 없지 않냐"

그러나 정 부총장이 밝힌 전날 회의결과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30일 "공심위에서 실제 결정된 것과 달리 정종복 간사가 발표한 것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최고위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당규 3조2항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승복 후 최초 있었던 전국상임위에서 상식을 벗어난 당규 개정을 한 것은 준비된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당규 3조2항은 한나라당 경선 후인 지난 해 9월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 주도로 신설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에게 직접 해당되는 당규 3조2항의 '부정부패 관련법 위반자 공천 배제' 규정과 관련해 "(벌금형을 받은 것은) 10여 년 전 일이고 공직자 임용 기준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형이었다"고 강변하며 "그 이후 16대 17대 때에 엄격한 공천 심사를 통과해 민의의 심판을 받아 당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격앙된 어조로 "한나라당의 주요 당직을 역임하면서 한나라당의 발전과 전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한 일에 온 몸을 던져 일해 왔다"며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위해 모든 협조를 다 했는데 결국 토사구팽 당하게 됐다"고 맹성토했다.

김 최고위원은 향후 대응을 묻는 질문에, 정몽준 의원의 최고위원 선출을 언급하며 "5년 전에 우리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사람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고, 10년 동안 당을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한 사람은 당으로부터 축출되고 있다"며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도중 김 최고위원은 신상발언을 통해서도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며 "정치를 시작한 후 한번도 당적을 바꾼 적이 없는데, 당에서 쫓아내니 이제 당적을 버릴 수밖에 없지 않냐"고 탈당을 직접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학원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당규로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위헌이 아니냐"며 "형평성의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전날 공심위 결정에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이명박계, "분열 아닌 봉합 필요하다" 친박 달래기

이처럼 김 최고위원 등이 '탈당'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이명박계 의원들은 일단은 말을 아끼며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추스르는 눈치다.

이명박계 전재희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치가 형식논리에 얽매여 정치논리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 형식적 당규에 얽매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오 의원 역시 "공심위에서 고민을 했다고는 하나 김무성 최고위원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게 보인다"고 김 최고위원의 손을 들어줬고, "당 분열로 가속화 되어서는 안 되고 봉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공심위의 결정을 향후 최고위원회에서 재논의해 최종 확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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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 총선 , 공천 , 이명박 , 박근혜 , 김무성 , 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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