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조기 총선위해 의회 해산

거리에선 유가폭등 항의, 공정선거 요구 시위 이어져

말레이시아가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3월 조기총선을 실시한다.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는 13일 국왕의 승인을 받아 조기총선을 위해 의회를 해산했다.

바다위 총리를 배출한 14개 정당연합인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는 2004년 총선에서 원내 90% 의석을 확보했으며, 이번 총선도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국민적 정서는 사뭇 달라 보인다. 1957년 독립 후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 외의 다른 정치 정당이 살아남을 수 없는 정치적 구조였지만, 이제는 거리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 기다릴수록 대중 불판 커질 것"

이번 바다위 총리의 조기총선 결정은 지난 해 유가 폭등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국민적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 타임스는 "압둘라 정부가 더 기다릴수록 대중적 불만이 퍼질 수 있다"며 조기 총선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해 11월부터 말레이시아 수도에서는 유가 폭등에 항의하는 3~4만 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수천명의 경찰을 동원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경찰이 집회를 막자 항의하고 있는 시위대 [출처: http://www.links.org.au/]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는 재판 없이도 구속이 가능한 국가안전법(ISA)을 통해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집회는 그치지 않고 1월에도 계속되었다. 1월 26일에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쌍둥이 타워 밖에서 유가 폭등에 항의하고, 부정부패 척결 및 공정 선거를 요구하던 대규모 시위가 열렸으며, 집회과정에서 50여명이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활동가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을 잡아가두기 시작했다. 매일 광고를 통해 집회 시위가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방송하고 있다"며 정부의 탄압을 고발했다. 아울러 현재 말레이시아의 상황이 98년 수하르토를 퇴진시켰던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운동 당시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이번 유가 폭등 및 민생고에서 출발한 국민들의 불만이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확산되는 선거제도 개혁 요구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 외의 다른 정치세력이 제도정치로 진입할 수 없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치 캠페인도 말레이시아 안팎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위해 2006년부터 구성되어 활동해 온 말레이시아 시민단체 및 정당 연합체인 베르시(BERSIH)는 국제연대 호소를 통해 선거인명부 재정비, 공무원들의 부재자투표 이용 금지, 국가 소유 미디어에 대한 접근 보장 등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지난 11월부터 벌여왔다.

이번 말레이시아 조기총선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움직임은 소수 민족들의 반발이다. 2천 700만 중 중국계는 29%, 인도계는 8%를 차지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말레이계 우대정책을 펼쳐 소수민족을 차별해왔다. 아시아 타임스는 "자미 벨루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 인도계 위원회 위원장이 1980년부터 당의 지도적 역할을 해 왔지만 인도계 빈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가 무리없이 재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 말레이시아 대다수 국민들이 1957년 말레이시아가 독립한 이후 다른 독립정당을 경험해 보지 못했고, 텔레비전, 라디오, 인쇄매체 등을 '통합말레이국민기구'(UNMO)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기 총선이 말레이시아 정치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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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 말레이시아 , 유가 폭등 , 바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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