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대 맑스경제학 전공교수 채용 문제를 다루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 코너에서 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생들의 호소문을 자세히 실었다. 이선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만물상 '마르크스경제학'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1980년대 급팽창했던 한국의 마르크스 경제학도 사회주의 몰락으로 직격탄을 맞았으며 전공자도 급속히 줄고 학문적 영향력도 크게 위축됐다"며 그렇다고 자본주의 체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구 자체의 가치까지 부정된 것은 아니며 '마르크스주의자' 아닌 '마르크스 경제학자'는 지금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어 "국내에 마르크스 경제학 교수가 있는 대학은 10개가 안 된다. 서울대에서 세계적 수준의 마르크스 경제학자가 한 사람쯤 가르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기사를 마무리한다.
서울대 유일의 맑스경제학 전공교수인 김수행 서울대 교수의 정년퇴임 이후 후임 문제가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조선일보 마저 '한 사람'은 인정한 김수행 전교수의 후임 자리에 대한 서울대의 채용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대 경제학 대학원생 70여 명이 '맑스경제학 전공교수 채용'을 호소하는 집단행동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맑스경제학 전공자 중 박사과정만 7명, 석사과정 6명. 비전공자들까지 나선 것.
장시복 박사(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는 "이들은(대학원생 70여명) 이해집단이 아니"라며 "70여 명이라는 것은 굉장한 의미를 담은 숫자"라고 밝혔다.
장시복 박사는 "문제의 핵심은 서울대가 김수행 교수 후임 자리에 대한 공개채용 공고를 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며 이는 기회를 애초에 차단해버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김수행 교수가 있을 때는 33명 대 1이었다면 앞으로는 33대 0"이라며 주류경제학 일변도의 학계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인사위원회가 곧 열리는 것으로 안다. 어떤 절차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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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시복 박사(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 졸업)/이정원 기자 |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대학원생들의 집단행동이 발생했다. 어떤 이유인가?
3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학문의 다양성 문제다. 주류경제학 일변도의 교육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재생산 문제다. 석박사에 있는 친구들이 지도교수가 사라진다. 막막하다. 감성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인생의 앞날이 안 보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세가지 방법이 있을텐데, 지도교수를 바꾸거나, 물론 이것도 석사의 경우에나 가능하지 박사는 다시 공부를 하거나 논문주제를 바꾸거나 생각을 바꿔야하는 마찰이 생길 수 있다. 또 유학을 가던가, 논문 못 쓰고 부유할 수밖에 없다. 결국 후임교수를 뽑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세 번째는 학교의 공식적인 교육이라는 문제가 있다. 맑스경제학이 커리큘럼 안에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학부생들의 수요가 있다. 이번 학기 연구교수로 강의를 하게 되는데 수강인원120명이 모두 찼다. 다른 과목에 비해서 수요가 없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평균 200명, 250명은 듣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 수요들을 시간강사로 대체하게 된다. 시간강사보다는 전공교수가 있는 것이 학생들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다. 시간강사들을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교과목을 폐지하는 것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맑스경제학 교수를 채용하라는 호소문이 교내에 붙었다. 어떤 의미라고 보나
호소문에는 "맑스경제학은 경제학부 뿐만 아니라 서울대 전체의 학문 발전과 다양성 유지에 큰 기여를 했으며 수많은 연구자들을 양성하여 한국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맑스경제학이 사라질 위기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전공 영역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학부, 나아가 서울대와 한국사회에도 큰 손실을 야기할 사안"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번 호소문은 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생 중 동의하는 사람들이 서명을 한 것이다. 호소문을 70명한테 받았다. 맑스전공자가 재학생 중 박사 7명, 석사 6명이니 맑스전공자 보다 비전공자가 훨씬 많은 셈이다. 첫 번째 의미는 서울대 경제학부에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최소한 대학원생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학원생들이 맑스경제학 전공교수를 채용하라고 호소하는 것이 단지 제 밥그릇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원생들이 학교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학교분위기는?
교수들은 별로 반응이 없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고 할까. 그 이유가 뭘까하고 짐작컨대 뽑을 생각이 없다고 봐야 한다. 70명의 호소문이 붙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대학원생들만 70명이면 굉장한 숫자라고 봐야한다. 그런데도 별 반응이 없는 것은 민주주의 형식논리만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인사권은 교수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만 없으면 된다는 거다.
아직 방학 중이라 즉각적인 반응은 없지만, 다른과 대학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대학원생들의 집단행동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 지지성명을 낼 것으로 본다.
김수행 교수 임용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다. 계속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
오세철 교수(연세대) 퇴임 당시에도 있었던 문제다. 현재 맑스경제학 전공교수가 있는 대학이 약 10여 개 학교로 알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서울대 경제학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전 학계에 닥쳐올 문제라고 본다. 진보학문의 고사를 의미한다.
의식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학문의 다양성이 사라지면 학문 자체도 편향될 수밖에 없다. 한 조류가 휩쓸어버리게 된다. 한 이론만이 재생산될 것이고, 그 글들만 읽히게 될 것이다.
진보학문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진보학문의 위기라고 볼 수 있을까?
이론적인, 제도적인, 대중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너무나도 오래된 문제 아닌가. 신자유주의 문제에서 맑스 혹은 비주류 경제학들이 주류보다 더 잘 설명해 내고 있는 것이다. 고유한 핵심이 있는 것이다. 경합속에서 발전 해야 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볼 때 제도 안에서 사라지면 이론적으로 재생산 되기 어려운 구조가 생기기 때문에 제도적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교수가 사라진다. 계속 될 문제라는 것이다. 교수가 사라지면 학생도 사라지기 때문에 학생이 제도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봉쇄당하는 것이다. 학문 재생산 자체가 봉쇄되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계획은?
상황에 따라서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 호소문 하나로 끝날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당장에는 사회과학대학원 수준에서 대학원 서명작업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면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과목으로 있는 맑스경제학의 후임자가 결국 없었을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공고를 내서 채용해야 된다고 본다.
배우려는 사람도 있고, 목숨이 걸린 사람도 있다. 공식적인 제도의 교과목을 없앤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비주류적인 맑스적인 전공자가 없어지는 것이다. 당장의 대학원생들, 학부생들까지 교육이라는 것 자체까지 영향이다.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 한국사회만 놓고 보면 다양한 시각에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다양한 관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한 사회가 변화발전하는 것에 있어서 좋은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 관철되고 미국화되는 것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재생산되고 한사회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당장의 현실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문제에서 경제학이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좁아진다. 사회적해체, 비정규직 문제, 빈곤화 등의 사회문제들이 반드시 신자유주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지만, 사회 한 단면을 주류경제학만으로 해석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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