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사태와 진보정치운동의 미래

[긴급 좌담] 노옥희-이갑용-이향희-조돈희

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해왔던 민주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문제제기도 산별노조와 단위노조들에서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울산노동뉴스는 지난 26일 오후 울산노동뉴스 사무실에서 긴급 좌담회를 열고, 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사태의 원인과 민주노총 정치방침, 4.9 총선 대응, 진보정당운동의 미래를 짚어봤다.

정병모 편집국장의 사회로 노옥희 울산진보신당제안모임 대표, 이갑용 울산동구노동자 대표, 이향희 한국사회당울산시당 위원장, 조돈희 울산노동자의힘 대표가 함께 했다. 한편 이날 좌담에 함께 초청했던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아닌 쪽과는 어떤 형태의 좌담에도 응할 수 없다”며 불참을 통보해왔다.


  긴급 좌담 "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사태와 진보정치운동의 미래"

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왜 일어났나?

정병모(주간울산노동뉴스 편집국장) 민주노동당원들의 집단 탈당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현장 노동자들은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민주노동당 탈당과 분당 사태의 원인을 짚어 달라.

조돈희(울산노동자의힘 대표) 민주노동당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 10년의 성과물로 등장했다. 그러나 의회주의 선거 중심의 활동에 치우치면서 노동자 민중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 종북주의 문제로 불거진 민주노동당 내부의 정파간 패권 다툼도 대규모 탈당 사태를 일으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민족주의와 사민주의가 하나의 정당 안에 동거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모순이다.

노옥희(울산진보신당제안모임 대표) 민주노동당 내 최대 다수 정파로서 지도부 위치에 있던 자주파는 노동문제나 민생문제보다 통일이나 반미,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사업에 집중하면서 다른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또 민주노동당울산시당 총무국장의 직위해제 등 자주파의 패권적 행태가 계속되면서 현장 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멀어져갔고 그 결과 대선에 참패했다. 마지막 혁신의 기회였던 지난 2월 3일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에서 혁신안이 좌절되면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의 민주노동당으로는 사사건건 부딪치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구조다. 분당해서 각각 다른 길을 가는 게 앞으로 운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향희(한국사회당울산시당 대표)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는 민주노동당만이 아니라 한국 진보정당 전체의 실패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사태를 엄중하게 느껴야 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라는 진보정치운동의 두 가지 실험이 실패한 만큼 진보운동 진영 전체가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갑용(울산동구노동자 대표) 진보정치라고 시작했지만 어느 날부턴가 국민들을 ‘표’로 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됐다. 그동안 조용하다가 민주노동당 안에 계파 문제가 불거진 것도 밥그릇이 커지면서 서로 경쟁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개인의 출세를 목적으로 당이 활용되고 변질됐다. 진보정당이 국민들을 표로 볼 게 아니라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뭘 할 것인지 정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결국 망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민주노총 정치방침 아직도 유효한가?

정병모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말해 달라.

이갑용 민주노총은 몇 년 전부터 민주노동당원 배가운동을 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이미 사문화됐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철회돼야 하는 이유는 그 방침을 자신들의 선거운동에 악용하는 세력들 때문이다. 또 민주노총 정치방침이란 게 기준도 없고 원칙도 없다. 이수호 지도위원은 대선 전에 미래연대로 떨어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왔고 김영대 전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민주노총 안에서 징계를 한 적이 없다. 만약 4.9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와 다른 정당 후보가 나오고 그 선거구 노조들이 민주노동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때도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고집할 수 있겠나?

조돈희 개인적으로는 지난 총선 때 사회당을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징계위에 회부되기도 했다. 개인들마다 생각이 다른데 정치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정치방침이라는 이유로 통제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특정 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신자유주의 반대와 비정규악법 폐지,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에 동의하는 진보 후보’에 대한 지지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넓혀져야 한다.

이향희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보편적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정치사상의 자유를 가로막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물론 노동자들이 스스로 특정 정당을 적극 지지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방침안으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폐해가 생긴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보편적 인간권리에 반하는 것이라면 개선돼야 하고 철회돼야 한다.

노옥희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이미 내용적으로 철회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조합원들이 민주노동당을 대거 탈당하고 다른 정당을 선택할텐데 민주노총이 그 조합원들을 정치방침 어겼다고 징계할 수 있느냐? 오히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민주노총을 분열시킬 것이다. 민주노총을 위해서도 정치방침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4월 9일 총선, 어떻게 할 건가?

이갑용 민주노동당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은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현장의 투쟁력을 다 소진시켜버렸다. 현장의 투쟁력을 다시 살리는 게 급선무다. 동구노동자는 이번 4.9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다. 또 선거를 위해서 조급하게 만드는 진보신당에도 반대한다. 진보신당이 제대로 가려면 인적 청산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조돈희 이번 4.9 총선에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노동자 후보가 나와야 한다. 특히 동구에서 노동자와 자본가가 맞붙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몽준 의원과 맞붙을 수 있는 노동자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통해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현대중공업 민주파 활동가들이 새롭게 결집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동구노동자 쪽에서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결정을 유보해줬으면 좋겠다.

이향희 한국사회당 안에서 이번 총선에 적극 출마하자는 게 다수 의견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의 사회당 운동을 근본적으로 평가하고 진보진영을 재편성해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의 보편적 생각이다. 총선 대응은 진보신당 흐름과 사회당과의 합의 수준, 진척 정도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을 것이다. 3월 2일 중앙위에서 기본 결정을 내리고 3월 16일 당대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다. 당 대표에는 3명이 출마해 경선을 벌이고 있다. 이 중 2명이 진보신당 결합을 적극 표방하고 있다.

노옥희 총선을 함께 할 연대기구를 만들어서 모두가 동의하는 후보를 내 공동으로 총선을 치르고 그 뒤에 창당을 하는 게 현실적일 것 같다.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노동자 후보를 광범위하게 추대해야 한다. 총선에 대해 누군가 제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진보신당제안모임이 제안 주체로 나설 용의가 있다. 진보신당은 3월 2일 창당발기인대회, 16일 창당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진보정치운동의 미래

노옥희 많은 사람들이 복지가 제대로 갖춰진 더불어 사는 사회를 바라고 있다. 진보정당을 제대로 만들면 가능성은 많이 열려 있다. 그러나 우리가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노동자 민중과 소통하면서 현실에서 실력을 갖춘 진보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장활동가들이 노동부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진보신당은 세를 늘리는 데만 급급해서 부실공사를 해서는 안된다.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작지만 강한 진보정당을 차근차근 다져가야 한다.

이향희 지금이야말로 그동안의 진보운동을 발본적으로 평가해서 새로운 진보운동의 주체가 동시에 형성돼야 한다. 한국사회당 안의 가장 큰 담론은 성찰, 새로운 가치 형성, 진보대연합이다. 한국 진보진영 전체의 성찰과 모색이 필요하다. 각자가 자기 처지와 조건에서 반성하고 고민해서 진보진영 전체의 비전을 만드는 데 협력했으면 좋겠다. 사회당도 전체 진보진영의 새로운 구성을 위해서 어떻게 헌신할 것인지를 적극 고민할 것이다.

조돈희 노동자의힘은 2008년 독자적인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진보세력이 나뉘어지면 꼭 분열이고 안 좋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여러 가지 노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양한 경향들이 단일한 적에 대해 입체적 공격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노동자 정당이라고 한다면, 투쟁은 노동조합에서 하고 당에서는 선거운동만 하면 된다는 양날개론을 넘어서야 한다. 당원들이 스스로 당의 주체가 돼서 현장과 지역, 각 부문과 영역에서 자기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고 사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갑용 민주노동당을 보면서 정당운동 이렇게 가면 망하는구나 하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게 노동자의 힘을 키우려는 건데 그게 거꾸로 갔다. 노동자가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이 기름을 부어주고 활력소가 돼야 하는데 민주노동당은 그걸 전혀 못했다. 진보신당도 이런 식으로 급조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정치조직은 잘못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응징하는 조직, 잘못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다시 설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이 돼야 한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이런 움직임이 10년쯤 지나서 민주노총이 정화만 된다면 성공이다. 노동자들이 잘 싸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치다.

(대담정리 :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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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푸하하

    사회주의 노동자 연합... 정말 웃긴다 이 친구들...

  • 사노련

    오세철씨와는 조직도 함께 하면서 평생을 노동자운동에 헌신한 조돈희씨와는 같은 자리에 앉아 대화도 나누기 싫다니...
    너무 옹졸하군.

  • 흠흠

    순혈주의는 또 하나의 종파주의에 불과하다.
    그래 니들만 깨끗한 척 고고하게 살아라.

  • 그럼

    노힘은 이번 총선에서 울산에 후보를 내는 건가요?

  • 노힘회원

    노힘은 아직 4월총선 방침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울산 동구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조돈희동지의 개인생각으로 보시면 됩니다.

  • 논증

    정신 똑바로 박힌, 5명만 존재했어도...

  • 논증

    많이 지껄여라

  • 논증

    사노련 더 노력하시오. 이 건은 잘 했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