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1차 공천명단 발표 시기를 또 연기하는 등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가 제출한 심사결과 채택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 민주당 공심위는 6일 오후 1차 공천 명단을 확정해 당 최고위원회에 제출했고, 최고위는 이날 저녁 확정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6일 오후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71곳의 단수공천 지역 심사를 했고, 그 중에 9개 지역은 보류 의견으로,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적합 의견을 내기로 했다"며 "현재 박재승 공심위장이 당 대표와 협의를 거치기 위해 국회로 논의하기 위해 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일정은 돌연 연기됐고, 민주당은 7일 오전 최고위를 열어 명단을 확정하는 것으로 발표 시기를 미뤘다. 하지만 이날 오후 최고위회의 결과를 브리핑 한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가 공심위에 자료보완을 요청했다"며 "자료 보완 후에 최고위를 열어서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고 또 다시 발표를 연기했다.
박상천 대표.김민석 최고 등 반발.. 이유는 제각각
유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최고위에서 공심위가 보고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심사결과 보고자료가 충분하기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도부가 당 내부의 여론 살피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재승발(發) 공천 폭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지도부로서는 당내 계파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 상황을 신속하게 수용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이날 최고위회의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공천 혁명 갈채를 받는다고 해서 모든 단두대 처형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우며 박재승 공심위장에게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또 공심위가 제시한 공천 기준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 김 최고위원은 '내 거취 문제를 당이 정리해달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옛 민주당에서 합류한 박상천 공동대표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박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공심위가 적합의견을 낸 단수 지역 62곳의 신청자 대부분이 옛 열린우리당 출신 현역 의원들이라는 점과 관련해 "이러면 도로 열린우리당 소리를 듣는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공개회의에서도 "1명만 신청한 지역은 무조건 공천해야하는가. 단수 지역도 구체적 자료를 가지고 검토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경우에는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추가 권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명단 확정에 속도조절을 하고 나섰다.
김홍업.박지원 "공천 재심의 해달라" 압박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 인사들도 여전히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눈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과 최측근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은 이날 당에 공천 재심신청서를 제출했다.
김홍업 의원은 이날 "나를 비리 및 부정 연루인사로 취급하여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며 재심청구를 한다"며 "사건의 배경과 과정을 충분히 검토해 당의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내 사건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으로 정권 말기에 일부언론과 검찰에 의해 만들어진 비극"이라며 "지난 번 보궐 선거를 통해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지역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박지원 전 실장은 모두 강한 어조로 "대북송금특검에서 대북송금 관련 법률 위반사항을 조사하다가 알선수재혐의가 추가되었지만, 1억 원의 수표추적 결과 단 한 푼도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되지 않았음이 입증되었다"며 "개인비리 및 부정인사 제외 조항에 내가 포함되어 공천심사에서 배제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업체들로부터 각종 이권청탁 목적으로 25억여 원을 받고, 정치자금 명목으로 22억여 원을 받은 뒤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2년.벌금 4억 원 형이 확정된 바 있다.
박 실장은 SK그룹과 금호그룹으로부터 각각 7천만 원, 3천만 원을 받아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원 형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 해 2월 사면된 뒤 같은 해 12월 복권된 바 있다.
공심위 "당 대변인한테 물어봐라" 냉랭
한편, 박경철 공심위 홍보간사는 이날 공천 명단 발표가 거듭 연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공심위와 관계가 없다"며 "당에서는 여러 가지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변인한테 물어봐라"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이 당 내부에서 빗발치는 반발을 수습하고, 박재승 공심위장의 '뚝심'에 계속 힘을 실어주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제 공은 박재승 공심위장의 '뚝심'에서 손학규 대표의 '지도력'으로 넘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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