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힐 차관보, “인내심 닳아 없어지고 있다”

노동신문 "이명박 역도"...美, 남북 비난 공방에는 거리두기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1일 한국을 방문한다. 힐 차관보는 한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인내심이 닳아 없어지고 있다"며 북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조속히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북핵 신고범위를 둘러싼 미국과 북의 견해가 좁혀지고 있다고 말해 막후 조율에서는 진척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협상" 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미국과 북한은 '10.3 공동선언'에 따라 작년 말까지 상호 2단계 조치와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 및 불능화 조치를 완료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의 존재와 시리아로의 핵 이전 등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과 북한은 2월 베이징과 3월 제네바에서 양자 접촉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에 막후조율을 벌여왔으나 쉽지 않았다.

노동신문, 대통령 이름 직접 거론하며 비난

한편, 북한은 1일 노동신문의 "남조선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을 것을 파멸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6.15 이후 북남사이에 이룩된 모든 것들을 뒤집어 엎으려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을 비난했다.

지난 주 김하중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남북 경제협력 협의사무소의 당국자들을 사실상 추방하고, 28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및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에 대해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될 것이라 위협한 데 이은 것이다.

이번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리명박 역도"라는 등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한 것도 눈에 띈다. 노동신문은 “‘비핵, 개방, 3000’은 우리의 ‘핵완전 포기’와 ‘개방’을 북남관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극히 황당무계하고 주제넘은 넉두리”로 평가절하 했다. 노동신문은 “조선반도에서 핵문제는 미국이 남조선에 핵무기를 끌어들이고 우리를 핵으로 위협함으로써 산생된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책임을 미국과 남한에 떠 넘겼다.

또, 6자 회담과 관련해 9.19 공동 성명의 ‘동시행동원칙’을 언급하며 “미국과 남조선이 해야 할 비핵화의무는 덮어버리고 리명박이 우리의 ‘비핵’에 대해서만 떠드는 것은 미국의 핵전쟁 책동의 공모자로서 정체를 드러낸 것으로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美, 북의 강경발언에는 거리두기

미국은 일단은 6자 회담에 참가하는 국가들이 북핵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면서, 남북 간의 발언 공방에 대해서는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강경 발언이 6자회담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분명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강경발언이 오가는 가운데, 핵 불능화 시한을 3개월 넘긴 시점에서 힐 차관보의 방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북한 관리들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젠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말해, 어떤 방식으로든 기한을 넘긴 핵 불능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