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힘, 계급정당 건설 지도부 구성 난항

22차 총회, 2009년 초까지 계급정당(추) 건설 결정

진보정당 vs 계급정당

18대 총선을 거치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부각되고 향후 전망과 일정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노동자의힘의 변혁정당(계급정당) 건설 추진은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을 누른 강기갑 의원과 재선에 성공한 권영길 의원, 그리고 세 명의 비례의원을 배출하며 진보정당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했다. 진보신당은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적극적인 지지를 모았다는 평가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얻은 지지는 1997년 국민승리21 이후 지난 노동자 정치세력화 10년이 낳은 성과이며, 무엇보다 두 정당의 고유 기반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주노총과 전농 등 대중조직의 배타적 지지에 힘입어 성장한 하나의 진보정당 운동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두 개, 세 개의 진보정당 운동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한편 10여 년 전 의회주의와 합법주의를 비판하며 전략적 주체의 결집과 반신자유주의 전선 운동을 강조한 세력들은 1999년 노동자의힘을 결성, 계급정당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다. 노동자의힘은 이후 정치적 재조직화, 정당 건설 토대 강화, 좌파테이블 등 안팎에 사업 제안과 실천을 전개했다. 그러나 진보정당 운동의 대중적 정치적 성장에 견주어 계급정당 건설의 외형적 성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비교된다.

총선을 경과하며 두 개의 진보정당이 정치적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지만, 진보정당과 결을 달리하는 계급정당 건설 흐름은 여전히 대중적 가시권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정치적 쟁점과 이슈에의 개입, 선거 시기 실천 등에서 사회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돼 보인다.

노동자의힘, 2009년 초까지 계급정당(추) 건설 결정 : 지도력 구성 난항

노동자의힘은 지난 3월 15일 제22차 총회를 열고 "2008년 말-2009년 초까지 노동자계급정당 추진위원회 건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방안과 사업계획(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할 지도력 구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에서 결정한 계급정당 건설의 핵심 경로는 추진기구의 구성. 총회에서는 '사회주의노동당' 건설을 공공연하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해나가기 위해 추진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하는 추진기구를 공개 제안하기로 했다. 추진기구를 100여 명으로 조직하되, 현장 포함 15~20개 지역에서 40~50명, 부문에서 10~20명, 노동자의힘 회원 30~40명 정도의 규모로 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결정을 바탕으로 약 한 달 후인 4월 13일에 22차 총회(속개)를 갖고 당 건설을 전조직적으로 책임있게 추진하기 위한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 새로운 지도부 구성은 '조직체계 재편 및 차기 지도력 구축을 위한 특위'가 맡기로 했으며, 특위는 지금까지 여섯 차례 회의와 활동을 전개하며 새로운 지도력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특위는 4월 10일 지도부로 추천된 20여 명의 회원 중 중앙집행위원을 자임한 회원이 1명에 불과함을 확인하고, 중앙위와 총회 등을 통해 조직적인 해법을 찾자는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따라 4월 11일 열린 중앙위원회는 “중앙위원회의 책임 아래 중앙집행위원을 자임한 회원을 중심으로 다시 안 마련을 시도”하기로 결정하고, 4월 13일로 예정된 총회(속개)를 4월 19일 중앙위원회 이후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회(속개)는 이르면 4월 27일 경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3월 15일 계급정당(추) 건설 결정 : 높은 결의 수준, 상과 경로는 여전히 논란

노동자의힘의 3월 15일 제22차 총회 결정은 그동안 추상 수준에 머물렀던 계급정당 건설의 경로와 일정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2002-3년 대선 전술의 실패와 정치적 재조직화의 무산, 2004-6년 계급정당 건설 토대 강화를 위한 노력, 2007년 좌파테이블 사업의 논란 등 크고작은 실천이 이루어졌지만, 구체적인 정당 건설 시점을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계급정당 건설 일정을 확정한 배경에는 노동자의힘 내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민주노동당의 분당 등 외부 정세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설방안에 따르면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는 단지 이른바 '자주파'와 '평등파'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라는 차원을 넘어, 지난 노동자정치세력화 과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향후 노동자 민중 정치운동이 나아갈 방향과 지점을 둘러싼 문제제기와 논쟁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며 이를 우회하거나 비껴가지 않는 가운데 정당 건설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정당 운동에 대한 전망 제시가 계속 미뤄진다면 대중적인 정치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더욱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계급정당의 상과 성격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당의 등록 여부와 관련, "현실적으로 등록은 당원의 자격과 임무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현행 정당법에 따른 등록 요건(5개 광역시/도 각 1000명 이상, 전체 당원 5000명 이상)이 갖추어졌을 때를 필요조건으로 하며, 충분조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를 거친다"고 정리, 1,000명 내외로 구성되는 정당으로서는 현행 당의 등록 요건에 미치지 않음이 확인된다. 이와 관련 노동자의힘이 결정한 정당이 활동가정당인가 대중정당인가 등의 논점도 잠복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 방안에 따르면 "당은 처음이자 마지막 조직 형식이다. 즉 의식적인 수준에서 전술당 / 전략당의 구분법을 갖지 않는다"고 적시하고, 수권정당 여부에 대해서도 "의회주의 정당, 선거를 통한 집권전략을 부정, 비판하는 의미에서 수권정당이 아니"라고 정리하고 있다. 의회주의 합법정당과는 결이 다른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이러한 정의 자체가 추상 수준이 높아 여러 수준의 해석을 낳고 있다.

올해 100명 추진기구, 1,000명 추진위 현실 가능할 지 주목

노동자의힘이 제22차 총회에서 결정한 정당 건설 경로와 상에 따르면, 2009년 초까지 1,000명의 활동가를, 이를 위해 활동할 추진위원 100명을 늦어도 2008년 10월 전에는 구성해야 한다.

따라서 건설 방안 대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력 구성이 관건이며, 지도부의 의지와 실천 여부에 따라 현실 가능성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특위가 주어진 시간 안에 지도력을 구성하지 못하고, 중앙위원회가 총회(속개)를 연기함에 따라, 추후 추진기구와 추진위가 총회 결정 대로 순탄하게 이루어질 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박성인 노동자의힘 중앙집행위원장은 “지난 총회 내용이 다수가 긴 시간 논의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지도력을 감당하는 데 회원 누구나 부담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진기구 활동과 추진위원회 구성 일정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를 책임있게 이끌어갈 지도력의 구성에 어려움과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일정 자체가 늦어진 것이 문제이지 결정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며, 제대로 추진해나갈 전조직적인 힘을 모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연기”라고 말했다. 지도부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난 총회 결정 내용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추진기구 구성 시점에 대해 박성인 중집장은 “노동자의힘의 준비 정도와 변혁정당 건설 논의 등을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과제와 맞물려 있고 특정하지 않는 걸로 돼 있다”고 하면서도 “객관적으로는 08년 말-09년 초 추진위를 만들려면 올 여름이나 늦어도 9-10월 이전까지는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기구 구성 등 건설의 흐름과 맥락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정당 건설의 방법론을 둘러싸고 추진기구의 정식화냐 내부 역량의 강화냐에 무게를 두는 수준의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둘 다 하자는 데 큰 이견이 없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태그

진보정당 , 민주노동당 , 노동자의힘 , 계급정당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유영주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항간에는

    항간에는
    노힘을 가리켜
    노쇠한 힘이라고 한다.
    늙은 힘이라는 거지 뭐..

  • 유기자

    유영주기자님!
    오랫만입니다.
    노힘 지도부 구성난항이라!
    노힘 총회 끝난지 꼭 한달만에 올라오는 기사네요.
    그래도 자주자주올려주세요.

  • 4년마다

    총선때마다 비슷한 기사를 보는군요. 총선때마다 진보의재구성을 외치며 나서보지만, 지리멸렬..
    노힘 회원외에는 관심도 없는 이런 기사를
    4년마다 참세상에서 싣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보의 재구성을 수백독자앞에서 장엄하게 외친
    논설위원이 노힘회원이라서..?
    편집국장 밑에
    두 명의 편집자가 노힘 회원이라서?

    노힘기관지 소리 듣기 싫거든 자제하기 바랍니다.

  • 지나가다

    항간에는/이런 쪽글 올리면 속이 시원합니까? 비판할 게 있으면 내용을 갖고 비판하시죠.

  • 그렇다면...

    4년마다//관심의 시작은 이슈화 아닌가요?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 노힘, 초록정치연대 등등 어차피 하나의 정당 조직일 뿐 개별적인 관심자가 단 한명이라도 있다라고 한다면 기사화 시켜야 하는게 진보언론 아닌가요?
    다수 언론에서 민노당, 진보신당 외면한다고 떠들던 분들이 알량한 한줌의 기득권으로 진보정당에서도 소수인 사회당, 노힘, 초록정치연대 등을 보도하는 행위 자체를 폄하하는 모습은 조중동 찌라시 읽고 희희낙낙하는 이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 이웃사람

    민노당, 진보신당도 끔찍하지만 노힘도 싫어!
    버릴 것 절대 못 버리지, 치고 나가야 할 것 못 하지

    ( 사노련, 사노신과 합치세요. )

  • 웃기네

    사노련-사노신 같은 것들이 무슨 운동 하는 놈들이냐...
    지하 한귀퉁이 차지하고 지랄만 떨고 뒷따마 까는 놈들이지.


  • 이해안감

    법적요건은 무슨 법적요건
    그냥 마음맞는 분들끼리 전위정당하세요.
    뭐 의회주의 합법주의 무서워서 선거때 후보도 못내실 분들이
    당형태 운동을 하십니까?
    그냥 진보의 재구성을 하셔서 혁명정당하나 만드시길 권합니다.
    후원은 못해도 심정적 지지는 해드릴께요.

  • 재밌네

    여기 댓글이 재밌네 노힘=노쇠한 힘, 노힘회원이 참세상 논설위원과 편집국장 밑에 두명의 편집자라... 이건 처음 알게되서 재밌고
    다른 댓글들은 관심과 냉소가 넘쳐서 재밌고... 아무튼 좋은 기사네요. 몰랐던걸 알려주는

  • /웃기네

    풋... 너나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