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오늘(1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과 경영권 불법 승계 공모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정관계로비 의혹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 전.현직 임원 10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일부 기소
특검팀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발행, e삼성 지분매입 사건 등 모두 네 개의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했다. 이 중 두 개의 사건은 혐의를 밝혀냈으나 두 개의 사건은 불기소 처리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건은 박노빈 당시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 계류중인데, 이건희 회장이 공모했는 지에 대한 판결이다.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 피의자를 소환 조사해, 전환사채 발행, 전환사채의 실권 및 이재용 남매의 사채 인수절차에 비서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사건은 1999년 2월 26일 삼성SDS가 321만7000주에 대해 주당 7,150원에 발행해서 이건의 회장의 네 자녀에게 65%, 이학수 삼성구조본 재무팀장과 김인주 사장 등 임원 2명에게 35%를 배분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김인주 당시 구조본 재무팀장이 상장 차익을 노려 의도적으로 싼값으로 발행했으며, 이학수 당시 구조본부장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김홍기 삼성SDS 대표이사, 박주원 삼성SDS 경영지원실장을 배임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2005년 참여연대가 서울통신기술 임원들을 상대로 배임죄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리했다.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헐값 매각은 1996년 11월 주당 순자산가치 15,000원의 주식을 5,000원에 이재용 전무, 박명경 상무에게 발행해준 사건이다.
e-삼성 지분 매입 사건은 2001년 이재용 전무가 대주주로 있던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 시큐아이닷컴, 가치네트 등 인터넷 사업체의 경영이 악화되자, 제일기획과 삼성SDI 등 삼성그룹 9개 계열사가 이재용 전무의 주식을 매입해 준 사건이다. 역시 참여연대가 2005년 10월 제일기획 계열사 임직원을 고발한 데 따라 수사가 진행됐다. 이 건에 대해 특검팀은 피의자 전원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리했다.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인정
특검팀은 전략기획실 재무라인 임원들이 1,199개의 차명계좌를 관리한 사실을 확인하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차명계좌를 통해 4조5천억 원의 자금을 관리했다고 밝혀냈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전략지원팀장 등 4명을 특가법상 조세포탈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황태선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대해 특경가법상 횡령죄를, 김승언 전무에 대해 직무수행방해죄를 적용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성화재 비자금 조성과 전략기획실과의 조직적 공모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정관계 로비 무혐의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가 로비 대상자로 밝힌 임채진 겸찰총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을 비록, 검찰간부 10여 명과 로비 담당자로 지목된 삼성 임원 30여 명을 조사했으나 압수수색과 계좌추척에 실패, 로비 흔적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용철 변호사가 강하게 주장한 정관계 로비는 주장만 남게 돼, 특검팀이 사실상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 면죄부를 준 모양이 됐다.
특검팀, "명실상부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길"
특검팀은 기소된 전.현직 임원의 신병과 관련, "범죄사실은 배임행위로 인한 이득액이나, 포탈한 세액이 모두 천문학적인 거액으로서 법정형이 무거운 중죄에 해당"하지만 "장기간 내재되어 있던 불법행위를 현 시점에서 엄격한 법의 잣대로 재단하여 형사상 범죄로 처단하는 것으로 그 조직 구성원의 개인적 탐욕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배임, 조세 포탈 범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불구속 처리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특검팀은 수사결과 발표 후미에 "이번 삼성 특검 수사가 이러한 문제된 환부를 털어내고 정직성(Trust), 신뢰성(Intergrity), 투명성(Openness), 사회연대성(Solidarty)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영체제를 갖추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고, 이로써 우리나라 기업 전체의 선진화를 이루어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결어를 남겼다.
이순동 삼성 사장은 수사결과 발표 이후 "오랫동안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하고 "특검수사를 계기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내주중 쇄신안을 발표하겠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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