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승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시] 기륭여성노동자 1000일 투쟁에 부쳐

입때껏 우리는 모든 걸 겪어왔다
모진 탄압도 겪고 참기 힘든 수모뿐이랴
멀쩡한 사람의 피눈물을
강요하는 세상, 그것은
우리 사람의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우쳐오는 동안
아- 우리들은 얼마나 소름끼치는 진저리를 쳤든가
우리네 가슴에 꽝꽝 대못을 때려 박던 그 진저리


하지만 그 대못을 빼 도리어
놈들의 가슴에 빵빵 때려 박아야
산다는 것을 깨우치던 날아-
우리들의 빈 주먹은 얼마나 떨렸던가
악독한 잔머리에 순진으로만 대들고
밀리는 줄도 모르고 앞만 보고 싸우다가


하지만 끝내는 우리들의 흔들림과 주저와 나약을
전진의 까래로 다지면서
우리는 이겨 왔노니


버티기 기록, 우리는 그것을 세계에 새겨왔다
쓰러졌다가도 골백번 다시 서는 기록도 역사에 새겼나니


이제 남은 것은 딱 하나만 믿자
승리가 아니면 죽음이다
그러니까 승리만이 살 길이라고 믿자


벗이여, 동지여, 형제여, 세계의 형제여
여기 이 동쪽나라
한강 너머 구로공단 구석진 곳에선
오로지 마음 하나와 주먹 하나로 일어선 노동자들이
저 끔찍하고 더럽고 치사한
자본에 맞서 진보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것을 믿자


벗이여, 동지여, 형제여, 세계의 형제여
우리는 마침내 패배의 역사를 뒤집어엎고
새로운 해방 창조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자부심을
믿자 믿자 믿자 그 믿음으로
우리는 이겨야 하나니 그렇다
맨 앞장 그 이물은 그 누구던가
바로 우리들이라고 떳떳이 새기자
자랑스럽게 나아가는
한 사람이 곧 이백 명이요
그 이백 명, 아니 온 노동자 온 양심이 하나 되어
우리 승리의 역사를 다시 쓰자


* 2005년 6월 노동조합 결성 당시 함께 했던 200여명의 여성비정규직들을 생각하며
태그

백기완 , 기륭 , 여성비정규직 , 1000일 , 천일 , 기륭여성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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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이 시 레디앙에도 있던데 그쪽에서 먼저 올린거 같은데
    여기서도 보네요. 양쪽에 기고하신건지 뭐 설명도 없고 좀 쩝~`

  • ㅋㅋ

    프레시안에도 있는데요
    여러군데 보내신 모양
    근데 동시에 다올랐나봐요 ㅋㅋ 오마이도 가봐야겠다. 민중이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