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마잉주 정부, '노동없는' 노동정책

'노동유연화 공세'와 '경쟁'에 내몰린 노동자들

대만 심임 총통인 마잉주가 지난 5월 20일 정식 취임하였다. 국민당은 1945년부터 2000년까지, 55년간 대만을 통치했고, 8년의 '재야' 시기를 거친 후 다시 정권을 획득하게 되었다. 과거 국민당은 '오로지 발전'이라는 정책노선을 취했었는데, 이는 노동과 환경의 희생을 댓가로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집정기간 동안 계엄과 같은 고압적 수단을 취하여, 대만의 민주운동과 사회운동을 탄압한 바도 있다. 국민당의 재집권은 일반적으로 보수세력의 반격으로 여겨지며, 한편 소위 ‘민주세력’이라는 민진당의 집권에 대한 민중의 실망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대만의 '두번째 정권교체'의 핵심요인에는 천쉐이볜 정권의 부패 이외에도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있는데, 바로 지난 8년동안의 경제불황과 빈부격차의 확대이다. 대중은 이에 대한 원인을 민진당의 집권, 그리고 특히 양안정책상 중국과의 대립을 만들었던 민진당의 태도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마잉주는 ‘경제살리기, 양안화해’를 주축으로 한 호소를 통해 대만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경제'제일의 정책 하에서 노동과 환경이 어떤 대우를 받게 될 것인가가 마잉주 집권이후 대만의 사회운동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마잉주, '노동없는' 노동정책

마잉주의 노동정책은 '노동정책 없는' 노동정책이라 할 수 있는데,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경기를 부양하여, 취업을 확대'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1일 대만노총(TCTU, Taiwan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이 주최한 노동절 기념대회에서 마잉주는 ‘경제의 저변환경을 개선하고, 소비를 진작하며, 투자를 유인할 것이며, 때가 되면 노동정책도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최근, 대만 노동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노동 유연화'이다. 노동조건이 열악한 대량의 계약직, 파견직, 시간급노동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체노동자'의 존재로 인해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역시 악화되고 있다.

노동조합이 제기한 요구에 대해서 마잉주는 전혀 답변이 없었다. 오히려, 마잉주는 국가세수로 소위 '노동빈곤층'(working poor: 직업이 있으나 소득이 기본 생활을 유지하기 부족한 노동자계층)’을 지원하는 '마이너스 소득세'를 제시했다. 직장생활을 하기만 하면, 정부는 소득에 따라서 보조를 해줄 수 있으며, 4인가족을 기준으로 연 수입이 36만NTD에 못 미칠 경우, 13%를 보조받는다. 36만NTD를 초과할 경우, 보조금액이 액수에 따라 점점 줄어들게 되어, 48만을 넘을 경우에 보조를 받지 못하게 된다.

즉, 46,800NTD의 보조를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정부계획은 250억NTD를 이러한 극빈층 가정에 보조하게 된다.

이는 곧 마잉주가 '노동유연화'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노동유연화’를 실업률을 낮추는 수단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기까지 하다. 사실상, 정부가 세수로 저소득 노동자의 임금을 보조해주는 것은, 그가 자본가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음을 의미하며, 오히려 '대체노동력'의 상태에 놓여 있는 노동자계층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것임을 말한다. 아마도, 이를 바로 마잉주의 '노동정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만 노동자, 이주노동자들과 바닥을 향한 경쟁

이와 별도로, 또 다른 중요한 '대체노동력'이 바로 이주노동자이다. 대만의 이주노동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민진당 집권 8년동안, 이주 노동자의 수는 30만명에서 36만명으로 증가하였다. 2001년 민진당 정부는 고용주가 숙식비를 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을 허용하였고, 이로 인해 이주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대폭 삭감되게 되었다. 자본측은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더욱 쥐어짜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이주 노동자의 임금과 법률로 규정된 노동자 ‘최저임금’을 분리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ILO의 규약 상의 내국민대우원칙 (Principles of National Treatment)에 위배되는 것이다. 비록 최근까지 아직 당국이 수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특히 국민당 집권 이후에는 각종 이익단체의 압력이 분명히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

5월 중에 국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자유무역항' 규정과 관련하여, '이주노동자임금과 최저임금의 분리'의 법안을 제출하였고, 이 초안은 '자유무역항'에서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조건, 취업부분, 그리고 인원 등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게다가, 본국노동자 및 원주민 노동자의 비율과 관련한 법률상의 제한 역시 조정되어 있다. 현재 이 법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지만, 마잉주의 '경제발전'과 양안의 통상, 통항 개방의 정책적 영향으로 인해, 그리고 세계적 '자유무역항'의 경쟁적 지대추구 속에서, 노동자들을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로 내 몰고 있고, 이는 바로 마잉주의 '경제제일' 정책과 암묵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유연화'에 대한 대항과 이주노동자 권익보장투쟁은 분명 대만 노동운동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

마잉주는 노사관계에 관련하여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동안의 정부가 취했던 노사관계 불개입 태도를 더욱 심화하였다. 마잉주는 노동절기념대회석상에서 '노사정 삼자대화를 강화해야'한다고 발언하면서, 노동과 자본이 직접 대화하고, 정부는 단지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하였다. 마잉주는 임금, 노동시간, 이주노동자 등의 문제의 조정과 관련하여, 노사간의 토론으로 결정하고, 정부의 역할은 '공감대형성을 돕는' 것이며, 노동조합이 '제도화'된 역량이 되는 것임을 다시 강조하였다.

노동조합, 새로운 방향전환 필요

사실상, 최근의 대만노동조합의 체질로 볼 때, 노사간의 쟁의가 발생할 경우, 만약 국가권력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보통 자본측에 의해 임의로 유린당하게 될 것이다. 특히, 대만의 낮은 노동조합 조직률(2006년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국제적관행을 따라 계산된 대만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6.47%에 불과하다)은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가 자본 측과 '평등한 담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화에 가깝운 것임을 말해준다. 현재 마잉주는 재차 노사관계에서의 ‘국가의 퇴장’을 강조하고있으며, 이는 정부가 자본 측에 서겠다는 표현과 동일하다.

동시에, 이러한 태도는 대만의 노동운동에 대한 하나의 명백한 도전이다. 왜냐하면, 198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된 대만의 노동운동은 줄곧 '순법투쟁'(順法鬪爭, 국가로 하여금 법률적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익을 실현할 것을 요구하는 투쟁)을 중요한 방향으로 설정하였는데, 국가가 노사간의 충돌에 있어서 '방관자'의 역할을 할 것임을 명백하게 표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대만 노동운동의 중요한 방향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서, 마잉주 정권 하에서의 대만 노동운동은 반드시 미래의 방향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와 같은 '기업별노조' 또는 '공장별 노조'를 주요한 투쟁 형태로 해서는 노동조합이 더 많은 비전통적 계약형태의 노동자, 비본국 노동자가 확대되는 방향에 맞추어 발전할 수 없다. 또한 '법률규정'을 투쟁목표로 삼는 자기제한적 '준법투쟁'논리가 수정이 필요한 지 역시 현재 대만노동운동계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이다.

번역-연광석
덧붙이는 말

민중언론 참세상은 대만의 진보언론인 쿨라우드(http://www.coolloud.org.tw/)와 기사 제휴를 시작합니다.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