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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7일 오후 5시 20분경 건조중이던 LPG선에서 불이 나 현대중공업 건조1부 소속 협력업체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고 대피하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원인도 비슷하다. 화기작업을 하다가 보온재에 불이 붙어 겉잡을 수 없는 화재로 이어졌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세 차례 사고 모두 ‘LPG선 1번 홀드’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측은 불 감시자 배치, 정기적인 소방훈련 등의 대책을 세우긴 했지만 화재를 막지 못하고 또다시 한 명의 고귀한 생명까지 잃는 엄청난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화재 사건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은 "진수를 앞둔 배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실천이 잘 안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도크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진수 일정이 가까워지면 작업순서와 조건을 지키지 않고 혼합작업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수일정이 가까워지면 한정된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많아지고, 작업도구도 많아져서 작업장이 정리가 잘 안돼 위험이 한꺼번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재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도 도장 취부 등 26명 정도가 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또 “엣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진수하기 전 작업공정이 앞당겨졌기 때문에 매우 바쁘고 불안한 작업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선박의 보온탱크에 화재가 발생하면 보온재 등 각종 화학물질들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인명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각종 안전장치들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 곳에 26명 정도가 일을 했음에도 화재를 대비한 방향지시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화재사건 이후 회사측에서는 진수하기 전, 안벽에서 각 한 차례씩 화재에 대한 대피훈련을 하고 있긴 하지만 긴장감도 없고 매우 형식적이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의견이다.
같은 도크에서 일하는 다른 한 노동자는 “소방훈련, 대피훈련을 하려면 어느 정도 통보만 하고 예고 없이 진행해야 하는데 아침에 미리 시간 다 알려주고 시간되면 슬그머니 나왔다가 한 5분 정도 부서장 이야기 듣고 곧바로 식당으로 가는데 무슨 훈련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한 노동자는 “이번에 화재 발생시간이 잔업을 위해 빵을 먹고 다시 들어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인명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사고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진수일정에 맞춘 바쁜 작업공정 때문에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화재에 대비한 안전시설의 미흡, 철저한 교육 훈련의 부족 등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조선소에서 연속해서 세번째 똑같은 화재사건이 발생한 것은 회사의 명예 실추는 물론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커다란 불안감을 심어준다.
아무리 성능 좋은 배를 빨리, 많이 만든다고 인정을 받더라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작업방식과 작업공정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여러 노동자들의 의견처럼 원칙을 지킬 수 없는 작업공정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자본의 탐욕이 자본주의 자체를 위협하고 있듯이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화를 부를 수 있음이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작업현장을 좀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얼마나 철저하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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