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도 대테러 '감청'법안 하원통과

인권단체들 "사생활은 더 이상 불가침이 아니게 됐다" 비판

미국과 영국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시민들에 대한 감시, 통제를 강화하는 법개정 및 정책들이 속속 추진되는 가운데, 독일에서도 컴퓨터 및 감청을 허용하는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었다.

독일 하원은 12일, 미국의 연방정보국(FBI)에 해당하는 독일 연방범죄국이 영장없이도 테러용의자의 컴퓨터를 감시하고 전화를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375명, 반대 168명, 기권 6명 등 큰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하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만큼 상원에서도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이며, 올 해 말 경에는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볼르강 쇼이블레 내무장관은 이 법안이 연방범죄국의 권한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국제 테러 네트워크와의 싸움에서 필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 시민 단체들은 이 법안으로 독일이 '빅 브라더' 사회가 될 것이라며, "더 이상 개인의 사생활은 불가침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들 진보 단체들은 이 법이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쇼이블레 내무장관은 이 법안이 "헌법 기준에 부합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법상으로는 경찰이 용의자의 컴퓨터나 하드 드라이브를 수사하거나 전화 감청을 할 경우 판사가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

독일 내 16개 주도 이와 유사한 법을 검토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