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가 문화의 문제라면 문화적 실천으로 해결하면 된다. 표현의 자유가 확장되는 과정이든 침해되는 과정이든 문화적 충돌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 문제는 법.제도와 분리되지 않으며, 오늘날 연관 고리는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미디어에 있어 표현의 자유와 법.제도의 긴장은 어떤 상황일까.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시민이 특정한 미디어 컨텐츠를 생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표현하기)를 희망한다고 해보자.
그게 방송이라면 이 시민은 2000년에 제정된 통합방송법을 고려해야 한다. 김지현 활동가는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으로 시작된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TV에서의 시청자제작프로그램은 방송위원회 및 방송사의 이중 심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으며,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청취자참여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공동체라디오의 경우도 방송심의규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한다”고 설명한다.
혹 영화라고 한다면 등급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영리 독립제작 영화에 대한 완전등급제는 아직 인정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한 유통이라면 어떨까. 최근 강화되는 인터넷실명제와 여당이 추진중인 사이버모욕죄 입법 취지 따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처럼 이용자 제작 컨텐츠에 대한 내용 규제 정책을 담은 법.제도를 피할 도리가 없다.
가령 최근 ‘미네르바’라는 익명의 네티즌이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다 겪은 고초에서 오늘날 표현의자유의 수준과 정도가 확인된다. ‘미네르바’는 13일 아고라에 올린 ‘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글에서 “경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기 때문에 단 한마디도 안 하겠다”고 누차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이처럼 국가에, 특정 계급에 위해, 위협이 되는 표현이 등장하면 국가는, 특정 계급은 그 표현을 문제 삼는다. 일단 문제가 되고 나면 그게 깨뜨려지기 전까지는 가이드라인으로 작동된다. 문화적이기도 하고 법.제도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시, 전문제작자가 아닌 특정 시민이 직접 제작한 컨텐츠를 들고 표현의 길에 나섰다고 하자. 미디어운동, 사회운동은 이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 또는 안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미디액트, 진보네트워크센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이 수개월에 걸친 논의를 하고 이제 그 결과를 발표한다니 흥미로운 일이다.
토론회를 준비하는 김지현 활동가는 ‘일반 시민의 비영리적 참여 컨텐츠에 대한 표현의 자유 문제가 “기술 발전에 따라 동일한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하나의 단말기가 다양한 소통 모델을 포괄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미디어 융합 시대인지라 더욱 고민된다”고 한다.
이들 활동가들이 “방송, 영화,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발표되는 일반 시민의 표현물을 ‘비영리적 시민 참여 콘텐츠’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표현의자유의 선언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심의 원칙을 마련”했단다. 알토란이 기대된다.
토론회는 11월 17일(월) 오후 3시부터 미디액트에서 열린다. 제목은 ‘미디어 융합시대, 표현의 자유와 비영리 시민 참여 컨텐츠 심의제도의 방향’.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내용심의 원칙 및 인터넷 이용자제작 콘텐츠 관련 심의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향’을, 박채은 미디액트 활동가가 ‘시청자참여프로그램(Public Access Program) 관련 심의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김일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비영리 독립제작 영화 관련 심의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각각 발제한다.
권혜령 헌법학 박사, 이마리오 독립다큐멘터리 감독, 수수 마포FM 참여프로그램 ‘야성의 꽃다방’,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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