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디어연구소가 올해 세 번째 준비한 글쓰기 강좌가 오늘(25일)부터 매일 저녁 7시에 열린다.
세 번째 글쓰기 강좌의 컨셉은 ‘키보드 워리어가 전하는 청춘의 문법’. 김형진 교육팀장은 “이번 역시 놀이와 저항의 글쓰기로, 글과 말로 사회와 소통하고, 다양한 지면에서 활동하는 청춘들의 독특한 그들만의 문법과 복잡다단한 그들의 생각을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1강은 오늘(25일) ‘칼럼쓰기’. 강의는 완군 ‘미디북스’ 편집자(ssamwan.mediaus.co.kr)가 한다.
완군은 ‘프레시안’ ‘미디어스’ 등에 칼럼을 연재한다. ‘민중언론참세상’에도 가끔 글을 보내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완군의 칼럼은 예의 일정한 경지를 누빈다. 선택하는 소재에 딱이 제한이 없다. 11월에 ‘미디어스’에 쓴 글만 놓고 보면 소재의 종류가 글의 개수와 같다. 읽고 새기기 좋은 글을 멀리 가서 찾을 이유가 없는데, 이미 오래 전에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어서다.
24일 ‘기륭전자vs블로거, 미디어vs블로그’ 글에서 완군은 “개인 블로거가 조선일보, 기륭전자 사측과 같은 거대 집단과 팽팽한 접전을 펼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음을 확인했다”고 알려준다. 한윤형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은 ‘기륭전자와의 서신교환 내용’을 추적해보면 박진감이 넘치는데, 완군은 이 해프닝을 기꺼이 칼럼의 소재로 선택하고 잘 소화한다.
20일에는 ‘삐라’를 다뤘다. 완군은 삐라가 “자유를 훼손하는 자유”라고 정의한다. 미네르바가 글을 쓰기 어려운 사회, 그럼에도 이념의 우월을 위한 자유는 이미 죽은 자유라고 확인한다. 삐라는 그렇게 죽은 자유라고 단죄한다. 완군은 “이념의 우위를 정치적으로 사고하는 순간 ‘자유’는 이미 불가능하다. 거기엔 정복과 종속만이 있을 뿐”이라는 명제에 도달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논란을 부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결론이다.
최근 쓴 칼럼 중에는 ‘헌재와 조중동, 세대별합산에 빠진 날’을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종부세 일부 위헌 결정을 환호하는 조중동의 실존의 모순을 간명하게 요리한다. 이런 글쓰기는 저널리스트 언저리에 완군이 독보적이 않나 싶은데.
2강은 내일(26일) ‘기사쓰기’. 강의는 허지웅 프리미어 기자(ozzyz.egloos.com)가 한다.
기자가 잘 모르는 분인데, 블로그에 들렀다 잠깐 놀랐다. “진보란 신나고 멋있고 재미있고 부러 따라하고 싶은,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다시 써내려가야만 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공지’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10월 16일 쓴 ‘[Red Siren] 진보 간지’의 글을 간추린 걸로 추정된다.
워낙에는 10월 25일 열린 ‘Red Siren’이 “확인이 아닌, 발견과 개발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계속해서 이어지는 진보놀이터로 기능하길 바란다는 글에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다.
허지웅 기자는 “진보 운운하는 성격의 모임들에 참석하지 않은지 오래됐다. 당비만 낸다”고 했다. 게토화된 진보진영, 그들만의 정의, ‘자칭 진짜 좌파’를 위한 게 아닌 이야기, 허지웅 기자는 “더 이상 그런 자들을 위해 글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진보’ 비판의 신랄함이 곧 ‘진보’를 포기하는 뉘앙스는 아닌데, “요컨대 진보는 멋있는 것이어야 한다. 신나는 것이어야 한다. 간지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위를 빼면 한줌 농담거리도 남지 않는 그들의 글에서 진보 고해성사를 한 뒤 다시 빤한 삶의 굴레로 기어 들어가는 독자들을 위해 글 쓰지 않는다. 진짜 멋진 게 뭔지, 두고 봐라”
허지웅 기자의 블로그 공지 마지막 문장이다. ‘진보’, ‘좌파’라면 놓치지 않고 소통을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3강은 모레(27일) ‘블로그쓰기’. 강의는 한윤형 블로거(yhhan.tistory.com)가 한다.
두 번 미팅을 한 적이 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민중언론참세상’이 지난 6월 촛불 한 가운데서 ‘촛불의 길을 묻다’는 좌담을 할 때 한 번, ‘당비’의 촛불기획 토론 자리에서 한 번. 7월 초에 ‘주간한국’이 김현진, 노정태 등과 함께 ‘25살 동갑내기 스타 논객 3인방’으로 소개해 살짝 분위기 띄워준 적 있다.
최근 기륭전자 노동자의 싸움에 보여준 한윤형 블로거의 관심은 키보드 워리어의 사회적 실천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완군의 언급처럼 기륭전자와의 서신 교환 해프닝은 블로거 개인의 힘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블로그가 이미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한윤형 블로거는 특히 정치와 문화 소재를 많이 다루는데, 현실을 읽고 쫓아가는 잔잔한 힘이 느껴지곤 한다. 가령 9월 6일 ‘대학내일’에 쓴 ‘사회주의자와 국가보안법’ 같은 글이 그렇다.
이 글에서 한윤형 블로거는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것에 대한 자유를 허용하는 것 같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전복하려는 자유는 예외로 둔다”고 보고, “사노련은 현실적으로 국가에 위해가 되는 세력인가? 유럽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붉은 깃발을 들고 혁명을 하겠다고 거리로 뛰어나오는 청년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친구들도 다 잡아가두어야 한다는 얘기일까? 친북세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공기나 몇 번 흔들고 김정일 사진 보면서 눈물 흘리는 이들이 얼마나 국가에 위협이 된다고 잡아가두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국가보안법(공안세력)과 시민사회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사회주의 세력이나 민족해방 세력의 처지를 사실적으로 드러내준다. 보수에 대해서는 “진정 대한민국이 문건 몇 개에 허물어질 허약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걸까? 쪽팔리게...”라며 포인트 확인을 놓치지 않는다.
28일에는 강사들이 모여 ‘2008년 청춘의 문법’을 이야기나눈다.
간담회는 ‘청춘들이 이야기하는 2008년’, 키보드 워리어들의 글쓰기의 소재와 고민들을 나누고, 블로그와 아고라 등 표현의 장에 대한 평가도 진행한다고.
세 강사의 내면의 깊이를 잘 헤아리지 못하는 알림 기사를 쓴 게 아닌가 염려되지만, 어찌 감출 수 없는 일이다.
참가비는 3만 원. 20명 선착순. 김형진 교육팀장(icdolval@empal.com. 02-722-6614)에게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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