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자리가 사라지면 의료보험도 사라진다

실직자 "매일 먹어야 할 약 하루 걸러 먹어"

실직의 공포가 미국 사회를 엄습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공포가 미국 사회를 엄습하고 있다. 바로 의료보험 문제다. 미국에서는 실직을 한 후 일정시간이 경과되면 본인과 가족의 의료보험 혜택도 사라진다.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감기에 걸릴 경우 약 200달러 가량을 내야 한다. 만약 당뇨병이나 만성질병이 있거나 합병증까지 겹쳐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는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갑작스런 회사의 파산과 실직 이후 다가온 의료비의 공포를 생생하게 다뤘다.

매일 먹어야 할 약 하루 걸러 먹어

지난 10월 27세의 스탈라 달링은 임신중이었다. 그녀는 보험이 곧 만료될 예정임을 알고서는 출산 예정일에 앞서 병원에 가서 유도분만 주사를 맞았고,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41세의 웬디 R. 카터는 9월 중순, 쿠키업체가 파산하기 직전 지방 병원에서 부분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아래턱에 통증이 있는 그녀의 딸, 19세의 벳시 A. 카터는 아래턱에 통증이 있지만 치과를 가지 못했다. 보험이 없어서다.

53세의 리차드 D. 잭슨은 이 공장에서 30년간 일한 오븐 기술자다. 잭슨과 두 딸은 이 공장에 다니면서 직장 보험과 연결되어 있다. 그는 항우울제를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았지만 이틀에 하나만 먹고 있다. 보험이 없어서다.

스탈라 달링과 웬디 카터, 리차드 잭슨은 오하이오의 한 쿠키공장에서 일했던 275명 중 일부다. 이 기업에서는 의료보험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이번 가을 갑자기 문을 닫았다.

파산 직전 의료비용까지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파산하는 기업들이 해고일 이전의 의료비용까지 해고된 노동자들에게 떠 넘긴다는 점이다.

이 쿠키 공장 노동자들이 해고된 것은 10월 3일자의 편지를 통해서다, 보험은 10월 6일 만료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공장 노동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병원 예약을 취소하거나 수술을 미루었다.

그런데 달링과 같은 노동자 몇몇은 보험이 만료되기 전에 수술과 처방, 약 구입을 서둘렀다.이들은 모두 해고 이후 당분간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달링은 "보험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겁에 질렸어요. 2005년 아들을 출산했을 때, 약 9천 달러가 들었어요. 혼자서는 이제 절대로 그런 돈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보험이 될 때 아이를 낳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또 다른 노동자들는 당뇨병에 걸린 딸의 인슐린 펌프에 사용할 인슐린을 6천 달러나 들여서 미리 사 두었고, 37세의 여성은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주 내에 쓸개 제거 수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엄청난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유도분만 시도에 제왕절개 수술까지 받은 달링만 하더라도 약 2만 달러의 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회사가 그대로 있는데, 일시적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의 경우는 1986년 제정된 코브라법에 의해 일정기간 보험이 유지되지만, 파산한 기업의 노동자들의 경우는 계약 종료와 함께 더 이상 의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쿠키 제조 업체 노동자들이 바로 이런 경우다.

게다가 파산직전 이 쿠키업체가 보험료를 내지 않아 해고 이전의 의료비용까지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한다. 이 쿠키 공장은 보험회사에 약 70만 달러를 지불하지 않았다. 그래서 파산이전에 수술을 받았던 웬디 R. 카터는 현재 1만 5천 달러의 의료비 청구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의 동료 노동자도 어깨 수술을 받았는데 역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문을 닫는 기업들이 갑자기 보험을 종료하고 의료비용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긴다며, 공장폐쇄 전 빚을 해고된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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