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소속 현대자동차지부 아산공장위원회가 12일 김영상 의장 명의로 “2천6백 조합원동지들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는 제목의 유인물을 내고 노조 집행부 총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10일 노조 대의원 비상간담회를 마무리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얼마전 제기된 노조 도덕성 문제와 관련하여 노조와 활동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어 더 이상 이번 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집행부 총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도박으로 인해 실추된 노조 신뢰는 단기간에 회복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집행부 총사퇴와 보궐선거를 통해 지도력을 가진 안정적인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뿐이다”고 덧붙였다.
아산공장위원회에 제기된 노조 도덕성 문제는 2월 20일 현장조직인 범민주단일투쟁위원회(이하 범민투)가 지난 1월 19일 사기도박 혐의를 받았던 현대차 아산공장 소속 오 모씨에 대한 조합원 자격 제명처분이 내려진 날 대의원대회가 끝나고 일부 노조 간부들이 “수 백 만원이 넘는 판돈으로 도박을 즐겼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인물을 내면서 촉발되었다.
수백만 원의 판돈으로 도박을 한 것에 대해 노조는 일부 노조 간부들이 대의원대회가 끝난 날 도박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일부 노조 간부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것도, 수백만 원의 판돈이 오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당장 남아 있는 시급한 과제에 대해 16일 개최되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진지하게 논의해서 정리한다며 “주어진 임무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집행부 총사퇴 두고 의견 분분
집행부 총사퇴를 두고 현장조직과 노조 대의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대의원 비상간담회 당시 다수의 대의원들이 노조의 산적한 현안 문제 등을 이유로 집행부의 사퇴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현장조직 혁신민주노동자회는 총사퇴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노조 활동가들의 최대 덕목은 도덕성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겠으나 경제위기로 인해 아산공장의 현안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의 총사퇴는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사퇴가 아니라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의장이 임원을 새로 추대해 추인하는 등 노조 운영 절차를 밟으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현장조직 현대자동차아산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이하 민투위)는 집행부 총사퇴로써 노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김 의장의 결단이 노조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합원의 단결을 만들어내는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며 “이러한 모범된 활동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회사와의 싸움에서 당당할 수 있는 활동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노조 간부의 도박을 제기했던 범민투는 “올바른 활동 풍토를 만들 것”과 “회사의 구조조정 음모에 맞서 노조를 중심으로 한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분분한 의견에 대해 노조 김종범 사무장은 “집행부 총사퇴가 무책임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노조를 더욱 투명한 조직으로 만들고 잘못된 관행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정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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