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인천공항 내에 9개 비정규직노조가 조직돼 있어 각 업체들과 개별 교섭을 맺고 있다.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공공노조 소속으로 전환한 5개 노조는 현재 조합원 9백여 명의 '인천공항지역지부'로 구성돼 최근의 예산 삭감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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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처장이 창밖 인천국제공항공사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부근에서 만난 김인철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처장은 노조가 있는 곳은 언론 대응도 하고 자체 소식지와 커뮤니티를 활용해 알려나가고 있지만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위기는 이보다 더 크다고 전했다.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사람들을 만나보면 '회사가 자른다면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나. (예산이)깎이면 깎이는대로 가겠지'라고 말해요. 대응할 수 있는 힘들이 없으니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업체들에 구두 통보한대로 예산 10% 삭감이 진행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현격하게 줄어들거나, 대규모 인원 삭감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노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외부에 이를 알린 탓인지 공사 측에선 '예산 삭감설'을 부인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공항공사 사장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예산 삭감 추진이)결정된 사항이 없어 노조를 만날 이유가 없다'는 대답이 왔어요. 업체에는 2월 말까지 예산 삭감 계획을 내라고 했다던데 언론을 많이 타서 그런지 이후엔 공식 입장 표명 없이 조용하네요.
협력업체 사장단들한테는 '예산 삭감 계획이 없다'고 했다지만 현장에서 공사 직원들이 비정규직 직원들의 근무시간 같은 걸 조사도 하고, 입찰 시기가 된 업체들 입찰도 연기하고. 안 하던 일들이 벌어지니까 맘을 놓을 수가 없죠. 정말로 예산 삭감이 발표되면 죽기살기로 투쟁할 거구요"
2000년 10월에 입사한 김인철 사무처장은 인천공항 내 건물들을 유지.보수하는 업체에서 일한다. 10년 가까이 일하는 동안 회사도 세 번이나 바뀌었지만 노조 활동을 하면서 개선된 점도 많다고 한다. 2004년에 공항 안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모습이 공중파 방송에 보도되면서 당시 건교부에서 실사를 나왔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공항공사 비정규직)도 그렇지만 항공사 쪽에서 안내하시는 분들, 음식하시는 분들 거의 다 처우가 형편없어요. 그동안은 교류가 없어서 잘 몰랐는데 그쪽(항공사)에서 일하시다가 공사 용역업체로 오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임금도 백만 원 수준에 많이 열악하더라구요. 항공사 같은 사기업에서 비정규직들이 노조 만들면 아예 회사를 없애버리죠.
건교부 산하에 담당자들도 우리가 이렇게 열악하게 일하는지 모르더군요. 2004년에 건교부 사람들이 실사를 나와서 공사 회의실서 만났는데 제가 얘기하는 걸 못 믿는 거에요. 공항에 데리고 다니면서 직접 보게 했죠. 안전화니 작업복을 오전에 벗어놓은 것 야간조가 또 신고, 취침시간은 있는데 장소가 없어서 바닥에 신문지 깔고 자고. 환경미화 아주머니들은 식사하실 데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드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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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처장 |
"특경대 같은 경우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주차장지회 경우 직접 고객을 담당하는데 인원을 줄이면 당연히 보안에 누수와 주차장 고객 편의 누락이 생기겠죠. 실제로 비정규직들은 공항이 돌아갈 수 있는 기계시설, 주차, 보안... 제일 일선에서 일하고 있으니 당연히 공항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서비스 질도 저하될 겁니다.
그래서 조합원들, 직원들 사기가 많이 꺾여 있죠. 인천공항이 4년 연속 최우수 공항이라는데... 미비하나마 우리도 불철주야 노력했고 작지만 자부심을 갖고 공항 발전을 위해 노력했는데 '예산'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내몬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다수의 힘없는 비정규직들의 웃음이 사라지는 모습이 많이 속상합니다"
2001년 개장하면서 태생적으로 대량 아웃소싱 구조였던 인천국제공항은 처음부터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했기 때문에 만에 하나 비정규직들의 대량 해고가 발생할 경우 지역 경제가 입을 타격도 크다. 김인철 사무처장은 대부분의 협력업체 비정규직들이 영종도 공항 신도시나 인천공항 부근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같은 위험 부담과 노조의 반발에도 협력업체 예산 삭감을 추진하는 것은 재정 문제완 관련이 없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어느 공기업도 비켜갈 수 없는 '선진화 방안' 때문이다. 사업성, 수익 여부 등과 관계없는 '일괄 지침'인지라 답답한 마음이 더 크다. 김인철 사무처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선진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예산 10%를 삭감해야 하는 곳인지, 5%를 삭감해야 하는지, 아니면 더 줘야 하는지 정부에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실제로 비정규직이 얼마나 일하고 있고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않고 일률적 획일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라고만 하지 말고요. 처음부터 아웃소싱화한 인천공항엔 가뜩이나 정규직 비율이 작아 운영이 불안합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첫 국제관문인데 숙련된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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