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고 있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총투표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나온 것.
울산북구 선관위는 8일 오후 민노당과 진보신당에 '정당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투표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안내'라는 공문을 보내 후보단일화를 위한 조합원투표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검토의견에서 "자발적으로 모집된 선거인단이 아닌 상당수의 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단일화될 후보자를 선전하는 행위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통상적인 정당활동 범위를 넘으며, 정당간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단체가 자체적으로 지지할 후보자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로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투표 결과를 반영해 정당이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그 투표의 실시 자체가 단일화될 후보자를 지지하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고 투표 실시는 사전선거운동 등 위법행위에 해당된다고 결론 내렸다.
두 당이 합의한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때에는 선거법을 지켜야 하지만 두 정당 후보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해 편향될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는 전 계층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정당의 명의를 밝히지 않고 선거운동에 이르는 많은 수가 아닌 합리적인 표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이를 후보단일화를 위한 내부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무방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선관위는 또 각 당 선거대책기구 관계자가 선거운동 기간 전에 전화로 후보 지지를 호소하거나 각 정당의 대표자 등이 공장을 방문해 후보자 지지를 호소하는 경우도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위한 세부 실무협상에 나섰던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협상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창현·민노총울산 "선관위 유권해석 부당...철회해야"
민노당 김창현 예비후보는 9일 오전 10시 울산시의회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총투표와 여론조사를 불과 며칠 앞둔 지금에 와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유권해석을 하는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며 "선관위는 과도하고 부당한 유권해석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는 "지난 10년간 수차례에 걸쳐 민주노총 조합원총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해왔는데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고, 이번 단일화 추진과정에서도 선관위에 질의를 했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선관위의 재결정을 거듭 촉구했다.
김창현 후보 선대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전 11시 명촌동 북구선관위를 방문,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민노당 지지자 100여명은 북구 선관위 사무실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어 선관위의 유권해석 철회와 재결정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도 9일 오전 11시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과도하고 부당하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선관위가 조합원총투표와 여론조사를 반영한 후보단일화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진보진영의 단결과 후보단일화를 파탄시키고, 결국에는 진보진영의 손발을 묶어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02년 지방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조합원총투표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했을 때도 선관위에서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는데 이번 후보단일화 과정만 문제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후보단일화 총투표가 단일화될 후보를 선전하는 행위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면 선거법에 보장된 지지후보 선출을 위한 총투표도 불법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특히 "이번 선관위 유권해석 이후 지지후보 결정을 위한 조합원총투표마저 불법으로 규정할 요소를 안고 있어, 이후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규제하고 제한하는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관위의 부당한 유권해석을 시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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