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인권없인 고객만족 없다

농협노조 '중앙회의 고객만족평가' 반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노동권팀과 전국농협노동조합은 6일 농협중앙회의 CS(Customer Satisfaction·고객만족)평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성명을 채택했다. 노조와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지난 3월부터 농협의 CS평가에 대한 실태조사한 결과 '평가제도가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원래 취지보다는 해당 노동자의 인권침해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1992년부터 실시중인 CS(Customer Satisfaction·고객만족)평가 제도에 지역농협의 불만이 높았다. 인권단체연석회의와 노조는 CS평가가 협동조합의 특성을 무시한 경쟁, 감시와 통제 요소로 작용해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출처: 농협노조 홈페이지]

전라남도의 지역단위농협 직원 A씨는 “우리 같이 순번대기표도 없고 시골인 곳은 ‘고객님 뭘 도와드릴까요? 더 필요한 사항이 있습니까?’ 이러면 ‘니! 뭐 잘못먹었나?’ 하신다. 각 농협에 맞게 정감있게 맞춤으로 고객서비스를 하는 것이 진짜 농협의 얼굴”이라고 말했다. 도시형과 농촌형 조합의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진행하는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상도의 지역농협의 직원 B씨(여성)는 “왜 꼭 살색스타킹을 신어야 하나? 검정색 타이즈가 안되는 이유가 뭔가? 시골의 객장은 도시와 달리 돌바닥이라 찬기운이 올라와 발에 동상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스타킹 미착용, 액세서리 착용, 노 메이크업 등도 감점 사유다. 충청도의 한 지역농협 직원 C씨는 “본지점 중에서 최하위라는 이유로 객장의 의자를 모두 빼고 3개월간 종일 서서 일했다. 그 때문에 업무가 지연되는 등 고객과 직원 모두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평가 때문에 몇몇 지역 농협은 자체적으로 여직원의 스타킹 색상과 남자 직원의 두발상태나 코털, 입 냄새까지 규제하고 있다.

또다른 지역농협의 직원 D씨는 지점 경영상 대출을 지양해야 하는 입장인데도 상담시 대출권유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하점수 받았다. D씨는 이후로는 “대출해 줄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고객에게도 평가요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를 사업장별로 공개하고 있어 지역사회가 삶의 터전인 노동자들이 무능력자로 낙인찍혀 사회적 관계에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다. 실제 입 냄새 때문로 인해 감점 받은 사실이 공개된 한 조합원이 개인적인 모욕을 느끼고 회사를 그만둔 경우도 있다.

피해 사례 가운데는 점수 발표 후 뒤따르는 징계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것도 있었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은 직원은 업무 끝난 뒤에나 일찍 출근해 CS교육을 받는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위 사례처럼 3개월 동안 의자를 빼고 서서 근무하거나 1년간 인사 발령 유보 등의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농협노조는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형식적인 CS평가제도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진행해야 한다. 인력 충원으로 원만하게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낙후된 주변 환경을 정비해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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