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군 비공식 파병 요청

외교부 "비공식 요청 의미부여 안 해"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한국군 공병부대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현 정부 들어 미국 쪽에서 파병 요청이 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정부는 그 때마다 공식적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연합뉴스>는 12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최근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 장성들을 통해 한국군 공병부대를 아프간에 파병해 재건사업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미국국방부 관리들의 이런 의견이 관련부처에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관련부처에 전달됐다는 것도 "아직 들은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비공식 요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비공식 요청에) 가타부타 의미를 부여하기는 그렇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파병 요청시 "정식적 외교 경로는 외교통상부"라고 확인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도 12일 브리핑에서 파병 요청 사실을 부인했다.

"한국 정부가 군.경 요원 훈련 희망"

이번 파병 관련 보도에서 소식통이 '공병부대'를 구체적으로 특칭하고, 미국이 군.경요원 양성 등을 희망했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는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자체적으로 치안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군과 경찰 요원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한국정부가 군.경 요원 양성과 훈련도 맡아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연합뉴스>는 "아프간의 34개 주(州) 가운데 일정 부분을 우리나라가 책임지역으로 맡아 군.경 양성과 훈련을 지원하는 한편 공병부대를 통한 재건작업을 벌이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아프간 파병 문제를 공론화할 시점이 됐다는 정부관계자들의 인식도 드러난다.

다른 소식통은 "아프간 파병 문제를 공론화할 시점이 왔다"면서 "아프간 파병 문제는 단순이 아프간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중동에서의 우리나라 경제이익을 창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아프간 파병 문제 공론화 시점 됐다"

<연합뉴스는> 또 정부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앞으로 한미간 군사현안을 논의하는 데 있어 아프간 파병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요청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식의 정책결정에 앞서 차라리 이 문제를 공론화해 우리 정부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합당하다"고 전했다.

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공병부대를 파병한다면 규모는 1개 여단 정도가 적당하고, 부대 경계병력을 포함해 1천2백~1천 3백여 명이면 구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국방 관계자들이 조만간 만남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아프간 파병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는 12일 제22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가 오는 14~15일 워싱턴에서 개최되고 30일에는 싱가포르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동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SPI 회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기지 이전 등 그간 진행돼온 군사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아프간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프간 파병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해왔다는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지난 3월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자이툰 방식의 재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작년 12월 23일에도 <동아일보>는 복수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를 통해 철수하는 자이툰부대를 아프간에 보내줄 수 없느냐는 뜻을 한국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