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6개 지부가 지난 13일 경기도와 맺은 '의료서비스 질 향상, 사회안전망 구축 선언'도 ‘신노사문화 확립을 통한 노사정 대타협 선언’으로 둔갑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같은 날 공공노조 산하 2개 지부와 경기도가 함께 한 '공공기관 노사정 대타협 선언'에 섞여 악의적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홍보에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둘 다 ‘사기’에 ‘정치적 악용’이라는 입장이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에 굴복하지 않자 지역이나 사업장 흔들기를 통해 민주노총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며 “정부나 자본의 기획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언론은 두 사례를 크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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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5일 현대건설 노조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 보낸 탈퇴서. 현대건설 노조는 당시 민주노총 탈퇴사유로 "당 노동조합의 내부사정으로 인하여 탈퇴코저 합니다"라고 간략하게 밝혔다. 건설연맹은 탈퇴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제명했다. |
민주노총도 아닌데 민주노총 탈퇴
민주노총 소속도 아니면서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한 현대건설 노동조합은 14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현대건설 노조는 2007년 12월 5일 자로 건설연맹에 공문을 보내 탈퇴를 요청했다. 이때 함께 탈퇴한 진흥기업, 한신공영, 현대산업개발노조는 2007년 말 독자 상급단체를 만들어 신문광고도 냈다. 1년 반 전에 탈퇴 했던 사실을 이제와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 탈퇴 이후 조용히 지냈는데 여전히 민주노총 소속으로 아는 분들이 많아 네 노조가 언론에 민주노총을 탈퇴를 선언하기로"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이유를 밝혔다.
현대건설 노조의 때늦은 탈퇴'선언'은 석연치 않다. 최근 인천지하철 등 몇몇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처럼 현대건설 노조 탈퇴선언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노조는 보도 자료에서 "지난해 금융위기로 건설업계에 불황이 닥치고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상황에서도 상급단체는 오직 투쟁만을 해결책으로 내세워 현실과의 괴리가 이런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2008년 초에 제명당한 사실은 밝히지 않아 마치 올해 탈퇴한 것처럼 읽힌다.
임동진 위원장은 "2007년 말 당시에도 건설경기가 어려웠다. 노무현 정부 끝나고 규제가 많아 힘들었다"라며 탈퇴시기가 2007년 말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탈퇴시기를 밝히지 않은 것도 "이미 탈퇴를 했기 때문에 언제 했다고 명기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탈퇴한 것을 알아달라는 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같이 할 수 없어 탈퇴한 것을 알아달라는 위원장의 말과 달리 현대건설노조는 홈페이지(http://www.for.or.kr) 왼쪽 중단 쯤에 여전히 전국건설산업연맹 배너를 달아놓았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노조는 한 위원장이 장기집권하면서 노조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단위인 대의원대회도 없앴으며 사용자와 붙어있던 어용노조"라고 비판했다. 연맹은 현대건설노조를 두고 "친기업적 활동을 강조하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건설일용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한 연맹 활동을 부정하는 등 반조직행위를 반복했던 노조였다"고 말했다.
연맹은 "느닷없이 1년 6개월이나 지나서 징계 제명된 사실을 숨기고 '투쟁 일변도', '조합원 정서'를 운운하며 탈퇴선언한 것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언가 떡고물이라도 얻겠다는 생각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 위원장은 '뉴라이트나 권용목씨와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권용목 씨를 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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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과는 같이 할 수 없고 탈퇴한 것을 알아달라는 위원장의 말과는 달리 현대건설 노조는 홈페이지(http://www.for.or.kr) 왼쪽 중단 쯤에 여전히 전국건설산업연맹 배너를 달아놓았다. |
의료서비스 향상, 사회안전망 구축 선언이 '신노사문화 확립선언'으로 둔갑
13일 보건의료노조 경기도립의료원 6개 병원지부는 경기도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 사회안전망 구축 노사정 선언’을 했다. 이 선언은 같은 날 경기도와 도 산하 공공기관 노조가 선언한 노사정 대타협과는 전혀 다른 선언이다. 경기도립의료원 6개 병원지부는 “경제위기 시대 노사정이 경기도립의료원이 지역거점 병원으로 주민 건강을 위한 역할을 다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이라며 노사정 대타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각종언론에는 6개병원 지부가 노사정 대타협에 참여한 것처럼 사진이 나갔지만 손에 들고 있던 합의서는 ‘의료서비스 질 향상, 사회안전망 구축 선언’ 합의서라는 설명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의 서비스 질 향상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사정 선언을 경기도가 정치적으로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대부분 언론은 13일 경기도가 도 산하 9개 공공기관 대표와 공공기관 노조 대표, 도청 공무원 노동조합 등과 `경제위기 조기 극복과 선진적 신노사문화 확립을 위한 공공기관 노사정 대타협 선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경기도는 이번 협약을 두고 “광역단체 산하 모든 공공기관이 자체노조와 강성노조를 불문하고‘노사정 대타협’에 합의한 경우는 전국 최초”라고 홍보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5일 성명을 내고“경기도는 처음에 '신노사문화 확립을 위한 선언'을 노조에 종용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고 보도와 달리 노동조합의 요구와 지자체의 역할을 담아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동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노조 소속 2개 지부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공공기관 대표와 함께 노사정 대타협 선언을 했다. 선언에 참여한 우정호 경기도립예술단 지부장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어려운 시기 상생을 통해 극복하자는 의미로 같이 했다. 저는 평사원이기 때문에 윗선이랑 닿을 일도 없고 정치적 압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준형 공공노조 정책실장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은 예산의 전권을 쥐고있는 경기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타협 선언 과정에서 몇 개 노조는 합의하기도 전에 이름이 올라갔다는 노조관계자의 말도 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김문수가 그만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노조탄압 움직임에 개별사업장들이 힘없이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단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 勞∙使∙政 공동 선언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 勞∙使∙政 공동 선언
경기도와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 노사는 합리적인 노사정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구축, ‘활기찬 일터’를 조성하며,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지역주민의 보건향상과 사회 안전망으로써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 노동조합은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노사관계확립을 위하여 노력하며,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노동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주민의 의료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건강한 지역 만들기’에 앞장선다.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 사용자는
상호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열린 경영, 공정한 인사,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노사신뢰를 지향하고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인적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며,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지역주민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고 노동자의 고용안정 및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경기도는
노사간의 대립과 갈등을 예방하고 상호 신뢰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하여 노력하며, 지역주민의 건강한 삶과 건강 지킴이로서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의료원 현대화 사업 등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한다.
노사정 모두는
경기도립 의료원 6개 병원이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노사정협의체 구성을 위하여 다함께 노력한다.
200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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