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노동자의 힘”

[인터뷰] 김기태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이전 정권과 전혀 다른 정권이라는 것을 조합원들은 실감하고 있다”

5천 명이 넘는 인원감축과 임금피크제 및 성과급제 도입, 전임자 수 2/3 축소로 대표되는 단체협약 개악. 그리고 2010년까지 적자 폭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민영화 하겠다는 공공부문 선진화. 이명박 정부와 그리고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 철도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 카드들은 노동자들을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고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11월 파업을 결정한 김기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위원장은 오히려 “두려움은 노동자의 힘”이라고 말한다. 김기태 위원장도 조합원들과 함께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두려움은 부정적이지만 이걸 딛고 일어났을 때 노동자들은 희망을 만든다. 두려움이 그 시작인 것이다”

11월 총력투쟁은 길고 끈질긴 싸움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홀로 큰 걸음을 걷기보다 작더라도 모두 함께 한 걸음을 내딛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발을 볼모로 하는 파업이 아닌 모든 국민의 발이 되기 위한 싸움”을 준비한다는, “이명박 시대 감옥에 가는 것은 영광”이라는, “기쁘고 즐겁게 살자”를 좌우명으로 가지고 있는 김기태 위원장을 14일 서울 용산 철도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김용욱 기자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정신만 차리면 싸울 만하다”는 말을 했었다.

정신 좀 잘 차리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은 이명박 시대를 위한 것 같다. 조합원들은 분노하고 있지만 두려움이 더 크다. 이걸 이겨내자고 얘기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공공기관 선진화, 철도산업 선진화 등이 추진되면서 정원감축이 추진되고 임금 피크제, 성과급 등 임금체계 전반을 개악하는 안을 공사가 아주 도발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현장의 분노는 크다. 두려움 속에 갇혀 있는 분노를 어떻게 투쟁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조합원의 힘을 모을 위원장만의 비법이 있는가

노동자들의 투쟁에 비법이라는 게 있었던가. 비법이라고 하면 두려움이 노동자들의 힘이라는 것이다. 부정적 단어이지만 이걸 넘어섰을 때 우리는 희망의 단어를 만들 수 있다.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변한 것은 무엇인가

허준영 사장은 취임하면서 외부에서 오는 압력을 막아내고 철도산업을 지키는 우산이 되겠다며 허철도라고 불러 달라 했다. 근데 시작하고 보니 막아주기는커녕 이명박 정부의 지침과 지시에 한 치의 벗어남도 없이 맹목적 충성만을 하고 있다. 경찰 출신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철도 인수가 그렇다. 적자 덩어리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면 우리에게 이익이 뭐고 손해가 뭔지 잘 따져서 해야 하는데 그냥 시키니까 덥석 받았다.

노사관계도 하라면 하라는 식인가

마찬가지다.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결렬 선언까지 포함해 본교섭을 세 차례 밖에 하지 못했다. 기본 마인드가 그러하니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철도산업의 전망도 없다. 철도만큼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교통수단이 있는가. 선진국에서는 철도를 활성화하려고 투자도 많이 하고 하는데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철도에 대한 전망이 있다면 예산이 깎이면 항의도 하고 적자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허준영 사장은 이런 것이 없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조합원들에게 허준영 사장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줬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9월 8일 운전직종 지명파업에서 파업참가 조합원의 94%가 집회에 참가했다. 이것만 봐도 철도노동자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측과 정부의 공격이 심하고 워낙 어처구니가 없으니까 투쟁에 이의를 누구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의원들은 많이 격양돼 있었다.

  김용욱 기자

철도노조는 순간 순간 중요한 과제를 가지고 수차례 파업을 해왔다. 조합원들이 느끼기에 확실한 성과는 남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나도 그게 고민이다. 투쟁은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번 파업을 결정하면서 목표를 세웠는데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만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갈 뿐이다. 조합원들도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조합원들도 실감하고 있다.

이번 투쟁은 가스, 발전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장 별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공동투쟁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개별 단사의 싸움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명확해 졌다. 이번 공동투쟁이 이전에 것보다 수위가 낮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반기 투쟁의 목표는 분명하다. 최대한 많이 모이자는 것이다. 큰 한걸음이 아닐 지라도 모두 다 함께 내딛는 작은 한걸음이 큰 힘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면 매번 나오는 말이 ‘국민의 발을 볼모로’라는 것이다.

가스 노동자들 집회에 가서 우리는 국민의 발을 볼모로 한다고 하는데 가스는 국민의 가스렌지를 볼모로 한다고 하냐고 말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고민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철도 노동자들의 싸움을 국민의 발을 볼모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저렴하고 안전한 발을 위한 것이다.

가시밭길을 함께 갈 조합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조합원들에게는 항상 고맙다. 7년 동안 해고되어 있었는데 조합원들이 열심히 싸워줘서 복직도 하고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한데 위원장이랍시고 함께 투쟁을 결의해주고 너무 고맙다. 어려운 시기다. 이런 시기일수록 침착하고 신중하게 지혜와 용기를 모아야 한다. 광범위하게 퍼진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가자.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희망을 만들 수 있다. 철도 노동자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탄압은 더욱 거셀 것이다. 철도 노동자의 진면목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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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맹 , 철도 , 철도노조 , 허준영 , 김기태 , 국민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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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힘내세요

    김기태 동지와 철도노조 동지들 힘내시길!

  • qnseksrmrqhr

    두려움을 선진으로 가는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운영의 묘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 궤도

    궤도노동자의 맡형이 철도이니만큼
    큰걸음으로 전국의 궤도노동자들과 함께 싸워나갑시다.

  • 투쟁

    죽을 각오로 싸우면 무조건 이긴다. 힘들 내시고 홧팅~~!!

  • 대나무

    이명박 정부의 부자를 위하여! 기업을 위하여!
    정책을 바꿔야 대한민국이 산다.. 화이팅!!!

  • 맞소.

    두려움을 느껴본 자들이 겁없이 전진합니다.
    맞은 본 넘이 안 아프게 맞고 도리어 갚아 줄 줄 압니다.
    두려움은 곧 노동자의 힘입니다.
    꿋꿋하기를 바랍니다. 기태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