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누 추방, 허울뿐인 다문화사회

이주 문화활동가 미누 추방에 각계각층 규탄


이주민으로 다문화사회의 한 일원으로 한국에서 방송과 문화 활동을 해왔던 이주노동자 미누(미노드 목탄, 네팔) 씨 강제추방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거세다. 정부가 겉으로는 다문화 사회를 위한 온갖 홍보를 하면서도 다문화 사회에 크게 기여한 미누 씨를 추방한 것은 표적단속이라는 것이다.

법무부는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 차원에서 강제퇴거 조치가 불가피하며, 각종 집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적 활동에 주도적으로 가담해 왔기 때문”이라며 23일 저녁 8시 50분께 인천공항 타이항공편 비행기로 미누 씨를 강제추방 했다. 17년을 넘게 한국에서 살았다면 최소한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정부는 그런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문화활동가 미누의 석방을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정부청사 앞에서 법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영국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은 “미누 씨는 이 땅에서 이주민과 한국 사회 소통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인정머리 없는 한국의 출입국 관리 정책은 그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출국시켰다”고 개탄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더 이상 정부는 장기 체류자에 대한 사면과 합법화 조치 없는 다문화 사회를 얘기하지 말고 통합정책을 폐기하라”면서 “이미 한국인 화 된 이주민을 쫓아내면서 어떻게 이주민과의 소통과 다문화를 얘기하느냐”고 비난했다.

장창원 목사는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들을 쓰기 위해 노예제도를 운영한다”면서 “장기 숙련 이주노동자를 모두 내 보내고 싼 임금으로 부려먹기 위해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단속으로 강제출국을 진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17년 8개월을 진정한 다문화사회의 가교 역할이 되고자 혼신을 다해 기여한 한 이주노동자를 단시간에 강제 추방한 것은 한국사회의 다문화주의가 얼마나 허울뿐이고 이주민 배제적인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면서 “다문화사회를 위한 귀중한 인적 자원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법무부의 어리석음에 개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