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구조조정 재고해야 소득격차 준다”

구조조정 재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도입, 최저임금 상승 등 제안..보고서 발행

실질 가계소득이 전년보다 1.3% 줄었다. 그런데도 가계부채는 더 늘어나 지난해 말 가구당 가계부채는 4400만원이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의 적자폭은 더 커지고 있고 소득격차도 더 벌어 졌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의 5.76배로 늘어나났다. 특히, 하위 1분위 계층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는데, 가구당 월평균 40만8000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 소득격차의 확대로 인해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한국도 일본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보고서가 나왔다.

4일 정후식 한국은행 조사국 해외조사실 부국장은 ‘일본의 소득격차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지니계수, 임금격차, 상대적 빈곤율 등을 분석해, 일본의 소득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경제와 사회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고 우리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소득격차 확대가 경제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며, △ 저소득 비정규직 증가 개선책 △ 체계적인 고령자 대책 △ 소득격차의 대물림 방지 △ 공평한 소득재분배 △재정확보 방안 등을 제시했다.


구조조정, 규제완화, 노조약화, 자유무역 확대가 소득격차 확대 불러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소득격차 확대 요인으로는 △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의 가변비용화 △ 규제완화와 노조세력 약화 △ 고령화 및 세대구조의 변화 △ 경제의 서비스화 및 글로벌화 진전을 꼽았다.

구조조정 등에 의한 기업의 통폐합 및 해고 등에 따른 노조 해체, 인건비 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채용 증가, 노조의 역할 축소로 노조세력이 약화됨으로써 근로자 보호가 종전보다 취약해 진 것 등이 소득 감소의 주요요인으로 분석했다.

“1999년에는 제조, 항만 등 5개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로 파견대상 업무를 확대한 이후 파견근로자가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2004년에는 파견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고 제조업에서도 파견이 허용됨 으로써 파견근로자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규모 소매점포법’ 등의 폐지(1998년)로 점포 개설, 영업시간 및 폐점시간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유통업 분야에서 단시간 근무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선호”했던 것도 요인이라고 것이다.

특히, 자유무역 확대 등 글로벌화 진전도 소득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봤다. “상품과 일자리 이동 확대로 세계적인 노동 분업이 가능해지면서 비숙련노동자들 간의 경쟁이 격화되었다”며, “이 결과 무역확대로 다국적 대기업들의 이윤이 증대된 데다 최고경영자 구인시장이 산업과 국경을 초월해 확대되면서 이들의 임금이 크게 상승했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과 사회보장비는 꼴지, 저임금 근로자 임금격차는 세계 최고

보고서는 최저임금, 사회보장 지출 수준 등의 국제비교에서도 대체로 소득격차가 큰 국가들일수록 최저임금 수준, 저임금 근로자 비중, GDP 대비 사회보장비 지출비중 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과 사회보장비 지출수준은 가장 낮은 수준이고 저임금 근로자 비중과 정규직 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OECD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 (%)] <주> : 각국의 최근 수치로 작성. 2002년 기준(스페인), 2004년 기준(스웨덴, 폴란드), 2005년 기준(독일), 2006년 기준(벨기에, 헝가리), 2007년 기준(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체코, 아일랜드, 한국), 2008년 기준(뉴질랜드,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미국) [출처: OECD]

"평균임금에 대한 최저임금의 비율은 멕시코가 24%로 가장 낮고 다음이 한국(26%), 터키(27%), 일본(28%)의 순"이다. 또, "전체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한국이 25.6%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24.5%), 캐나다(22.0%), 영국(20.5%) 등의 순"이다. 그리고 GDP 대비 사회보장비 지출비중은 일본(18.6%), 미국(15.9%), 한국(6.9%) 등이 OECD 평균(20.6%)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GDP대비 사회보장지출 비중 (%) [출처: OECD, 2005]



“구조조정 재고해야 소득격차 준다”

상대적 빈곤율(2008년)이 높은 나라는 멕시코(18.4%), 터키(17.5%), 미국(17.1%), 일본(14.9%), 아일랜드(14.8%), 한국(14.6%)의 순으로 일본과 비슷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상대적 빈곤율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12.8%였던 점에서 현재의 빈곤율은 심각한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현실이 일본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점도 꼽았다. 비정규직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고 근속연수는 정규직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 기업의 인건비 삭감 → 비정규직 고용자 증가 및 청년층 취업난 초래 → 소득격차 확대라는 일본의 패턴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에 대한 시사점으로 먼저 한국의 구조조정 문제를 꼽았다. “워킹푸어, 프리터를 포함한 저소득의 비정규직 고용자 증가가 소득격차 확대의 주요요인이 된다”며, “비정규직 고용과 해고로 대표되는 기업 구조조정의 관행”을 바꾸고, “국가가 책임지고 청년층에 대한 취업과 자립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고령자 빈곤문제 해결 등 체계적인 고령화 대책과 함께 소득격차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한 공적 교육비의 획기적 지출을 꼽았다. 특히 공적 교육비 지출을 OECD 국가와 비교해 보면 유아교육은 25개국 중 24위, 초등은 28개국 중 23위, 중등은 29개국 중 22위, 대학은 27개국 중 21위 라며, “공적 교육비 지출을 확대하여 생활형편이 어려운 어린이가 학교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보조하고 교직원을 획기적으로 우대하여 의무교육의 내용을 충실히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득재분배 정책의 개선도 제안했다. 근로세액공제와 같은 “급부금 지원 세액공제” 도입, “동일직종-동일임금”으로의 임금체계 전환, 최저임금의 인상, 누진과세 강화 등으로 소득재분배 효과를 제고하고 사회적지출도 확대해야 한다고 보았다. 더불어 구조조정에 대한 재평가도 주문했다. 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율이 상승경향을 지속하고 있는 점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추진해 온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다.

끝으로 보고서는 재정확보와 안정적인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앞으로 “인구감소, 빈곤계층 증가, 고령화 진전, 반복되는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세수는 줄고 지출은 크게 늘어나 재정적자가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므로 불필요한 공공투자지출 억제하”라는 것이다. 즉, 엄격한 예산편성 등을 통하여 재원을 확보하고 4대강 사업과 같은 불필요한 공공투자지출을 줄이라는 얘기다.


제안이 받아들여질까?

이 같은 제안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부자감세로 인해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고,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공공투자의 효과에 대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과 같은 공공기관의 보고서에서조차 지금의 소득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 점, 소득격차 완화를 위해 강력한 소득재분배 정책을 주문한 것이라서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소득격차 확대의 요인으로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확산 등을 꼽고 구조조정 관행의 개선,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저임금 상승 등을 촉구한 정책보고서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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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이 보고서를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요. 어디가면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