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을 맞아 등장한 ‘엉성한’ 간첩

‘허술한 간첩’이냐, ‘허술한 정부의 소설’이냐 논란

선거철을 맞아 또 하나의 간첩사건이 공개됐다.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에 구속된 간첩은 김미화(36,여)씨. 김 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으로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포섭한 인사들에게 정보를 빼내 북한에 보고해 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여간첩 구속 사건은 ‘안보’에 대한 우려보다는 여간첩의 다소 엉뚱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2006년 3월, 대학생이던 이모 씨와 화상채팅으로 만나 그에게 대학 정보를 빼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김 씨가 빼낸 대학 정보는 고작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등 대학 전경 사진과 학교 기본정보와 홈페이지 주소 등이다.

간첩활동 중 인사들을 포섭하는 방법이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채팅이었던 김 씨가 대학 홈페이지 주소나 대학 전경을 알아내기 위해 이모 씨에게 은밀한 부위까지 보여주며 열을 올렸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중론이다.

또한 김 씨는 화상채팅을 통해 서울메트로 전 간부인 오모 씨(52)를 만나, 그와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며 지하철 비상사태 발생 시 대처요령, 비상연락망, 승무원 근무표 등 300여 쪽의 기밀 문건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나 김 씨가 오 씨에게 자신이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라고 쓴 비망록을 슬며시 건넸지만, 오 씨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김 씨의 간첩 활동을 도왔다. 현재 오 씨는 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씨가 보위부가 된 과정도 흥미롭다. 김 씨가 보위부가 된 결정적 계기는 당국의 허가 없이 장사를 하던 중, 노동당 당원을 분실한 사건 때문이었다. 김 씨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가 김 씨에게 보위부에 들어가라고 권유한 것.

특히나 김 씨는 조선족 출신으로 위장해 중국에서 활동했으나, 중국 공안으로부터 간첩 활동 의심 정황 등이 포착돼 3차례나 북으로 압송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꾸준히 보위부 공작원 활동을 해 왔다.

한국에서는 북한 보위부가 ‘무소불위’한 권력을 쥐고 있으며, 보위부 요원 같은 경우 사격술, 미행술, 심리술 등 각종 특수 훈련으로 다져진 전천후의 요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씨의 행보를 보면, 이와는 동떨어진 다소 엉성한 간첩활동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김 씨를 구속하는 과정에서 공안당국의 조처도 허술하다. 김 씨는 지난해 국내로 잠입 했지만 합동신문 과정에서 정체가 발각된 바 있다. 하지만 공안당국은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김 씨를 풀어줬고, 최근 김 씨가 제 3국으로 도피할 정황을 보이자 긴급 체포해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발표 시점에 있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을 위해 남파된 2명의 간첩 사건이 ‘검사와 스폰서’ 파문과 맞물려 발표돼 ‘물타기’ 의혹이 일어난 바 있다. 이러다보니 이번 사건 역시 선거를 앞두고 천안함과 함께 북풍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 같은 간첩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선거때가 되긴 된 모양”, “천안함으로는 북풍이 모자란 듯”, “요즘은 지하철 노선도 국가기밀이냐?”등의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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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 간첩 , 김미화 , 보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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