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눈에 띄는 후보가 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 경기도 과천시 제1선거구에 도의원으로 출마한 무소속 김은환 후보다. 그는 굳이 ‘친서민’이라고 주장할 필요 없는 그냥 서민이다. 특이한 점은 그가 해고 공무원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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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김은환 후보. 그들의 대화 속의 정치는 먼 곳에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에 있는 듯 느껴졌다. |
“막상 선거를 해보니 돈 없는 사람은 정치 못하겠더라”
Q 전국공무원노조 과천지부 지부장을 지녔었고 해고를 당한 것으로 아는데.
김은환 2004년도 11월 15일 전공노 총파업이 있었다. 그 총파업에 가담했다는 사유로 해고됐다.
Q 현재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노동운동 활동가이기도 하고 사회복지 운동가이기도 한데 출마한 동기가 무엇인가?
김은환 우리의 운동은 너무 앞뒤만 재다 정체되고 있다. 뭔가 실험이 필요하다. 제도권 선거를 통해서 뭘 하겠다기 보단 선거를 통해 사람들과 직접 만나고 부딪히면서 대중들의 생각과 상태를 알아가고 우리의 생각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과천지역의 쟁점은 재개발, 재건축 문제이다. 하지만 재건축을 바라는 사람들은 죄다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은 지역의 권력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영세세입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표출할 방법도 없고 그들을 대변할 사람도 없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통해 공무원노조 탄압의 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Q 신고 된 재산이 1억 9천 정도이고 소속 당이 없어 지원도 없다. 검소하게 한다 해도 선거비용을 감당하기 만만치 않을 텐데.
김은환 사비로 기탁금 300만원 내고 명함이나 공보물도 이면지에 복사해서 내고 해서 600만원 정도로 끝내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선거를 해보니 검소하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더라. 돈 없는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과 펀드를 조성했다. 마을사람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선거운동도하고 열심히 하라고 조금씩 보태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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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김은환 펀드'. 그가 '동네사람'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단지 그가 서민이어서가 아니라 그를 위해 선거자금을 모아준 '동네사람들'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민의 후보란 이건 것이 아닐까. |
Q 마을 사람들이 펀드로 조성해준 돈이 얼마나 되나?
김은환 자금 담당자는 따로 있어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10만원이 기본 계좌인데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안다. 선거는 이 돈으로 하고 있는데 부족함은 못 느낀다. 다른 선거물품들은 다 빌려서 하거나 선거운동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쓴다.
Q 적지 않은 돈이다. 마을 사람들과 주변에서 그런 신뢰를 보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은환 문원동 6년, 구리시 수택동 2년, 과천동 3년 해서 해고된 05년까지 11년 동안 동사무소 사회복지 업무만을 담당했다. 흔히들 과천을 부자동네로 알고 있지만 공직을 수행하며 비닐하우스촌, 판자촌 등 힘든 이웃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어쨌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어디 몸 붙일 데 없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마음을 나누다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고 그 분들과의 특별한 인연들이 지금에 나를 있게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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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선거 사무실을 가감없이 사진에 담았다. 그가 영세세입자와 저소득층을 위해 힘썼던 지난날이 투영되는 곳 같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부터 그럴듯한 것에만 정치가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
Q 민주노동당도 야권단일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본인도 노동운동가이기도 한데 민주당과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김은환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오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정치여야 한다. 단일화도 지역주민이나 기층의 요구에 의해 진행되어야지 위에서 지들끼리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성과도 없고 결국 정치적인 야합 밖에는 안된다. 민주노동당도 자신의 정체성을 흐려가면서까지 단일화를 추진해서는 안된다.
Q ‘부정부패없는 행정’, ‘4대강 반대’, ‘차별없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는데 민주당과 특별한 차이는 없다. 민주당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김은환 민주당 중앙당에서 하는 소리는 우리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 선거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의견을 모으는 활동들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단지 중앙정치판에서의 구도로 활용될 뿐이다.
Q 민주노총 추천후보이고 경기희망연대가 선정한 ‘좋은 후보’이기도 한데.
김은환 사실 그런 것은 관심이 없었다. 어쩌면 정치적으로 예쁜 포장지일 수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뛰어든 선거가 처음부터 아니었다. 그런데 같이 선거운동하시는 동지가 나도 모르게 신청을 했더라. 열심히 한다는데 하지 말라고 힘 뺄 수도 없고(웃음).
“새로운 도의회로의 변화는 의석수를 많이 차지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층인 지역과 주민들의 정치력을 강화하고 조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Q 당선만을 목표로 하는 않는다면 이번 선거의 목적은 무엇인가?
김은환 노동운동을 하면 그 주변의 사람들만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선거를 하게 되면서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더라. 4대강 문제, 영세세입자 문제, 공무원노조 탄압문제 같은 것들에 대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듣고 싶었다. 어쨌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알아야 될 것 아닌가. 정치나 운동이나 기층과 소통하지 않고서 자신들의 가치실현만으로는 갈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선거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도의원에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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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명을 조금 넘어 보이는 선거운동원들은 모두 무보수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그들이 직접 제작한 선전물들은 그 어느 후보의 화려한 선전물들보다 돋보였고 가치있어 보였다. |
Q 만약 당선이 되어서 도의원이 됐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김은환 당선이 되든 떨어지든,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한번 구성해보고 싶다. 꼭 당선이 되어야만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조직화할 수 있다면 시장도 움직일 수 있고 도지사도 움직일 수 있다.
만약 당선이 된다면, 이런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4년 동안 도지사로 무난히 임기를 수행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주민들을 배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 하루를 하더라도 제대된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 경기도 의회는 한나라당 총회지 도의회가 아니다. 하지만 ‘도의회가 한나라당에 장악되어 있고 쪽수에서 밀리는데 뭘 할 수 있겠냐’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도의회는 몇몇 다른 정당 도의원들이 월급 몇 푼 받으며 들러리를 서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치적인 머리 수 싸움에 빠져서는 안된다. 자신을 지지해주는 주민들을 위해서도 의회주의에 빠지지 말고 책상머리를 박차고 나와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 힘을 가지고 도의회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의원은 있으나 마나다.
Q 선거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점은 무엇인가?
김은환 우린 선본은 선대본부장이나 사무장이나 이런 직책이 없다. 자주 오는 사람, 열성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역할을 알아서 수행한다. 그리고 모두 자원봉사자들이고 경험이 없다보니깐 뭘 해도 한박자 다 늦다. 아마 선거가 다 끝나고나서야 뭔가 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웃음). 허름하고 좁은 선거본부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다른 선본원들이 우리 사무실에 들락날락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나누는 것이 참 보람된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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