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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전주시 송천초등학교에선 일제고사 미응시학생 23명을 대상으로 대체학습을 진행했다. 사진은 대체학습 2교시, 학생들이 태국 대나무 민속춤을 배우는 모습. 송기수 담당 선생님은 이날 저학년 과정의 민속춤 단계를 업그레이드 시켜 학생들에게 전수시켰다. [출처: 참소리] |
일제고사 이틀째. 전북지역에서 첫날 350명의(전교조 전북지부 자료) 학생들이 참여했다는 대체프로그램이 궁금해 14일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송천초등학교를 찾았다. 이 학교에선 6학년 207명 가운데 23명이 대체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나머지 181명의 학생들은 시험을 치렀다.
대체학습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강당에선 학생들이 필리핀 민속무용인 대나무춤을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줄넘기 넘듯 대나무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학생들을 지켜보다 혹시 시험을 보고 있는 친구들이 대체학습을 받는 친구들을 부러워 할 수 도, 아니면 오히려 이들을 자기들과는 다른 부류로 취급하지 않을지, ‘따’를 시키지 않을지 걱정됐다. 한 학생의 대답이 이런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줬다.
“다 같은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은 시험을 선택했고, 우리는 이 수업을 선택했다. 선택이 달랐을 뿐이다”
이게 무슨 초등학교 6학년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자기 철학이 확고한 성인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안 믿겨졌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대체 학습은 처음에 선생님께서 시험을 안보고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엄마에게 말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시험보기 싫다는 저의 말을 들어주셨다. 이런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해준 부모님과 선생님께 고맙다”
이날 대체학습을 진행했던 송기수 선생님이 한마디 거들었다.
“학생들은 대체학습이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시험을 보지 않는 것 자체로 좋아한다. 시험으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선생님은 내친 김에 일제고사와 교과부, 도교육청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까지 밝혔다.
“국가 전체적으로 시험을 본다는 것도 문제지만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선택권을 주지 않고 시험을 강요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본다. 더욱이 도교육감이 앞장서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것을 교과부가 문제삼는 것은 그야말로 ‘직권남용’이 아닌가 싶다. 교과부 뿐만 아니라 학교도 제 각기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에 따라 아이들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말이 제대로 전달되는 곳이 있고 잘 안되는 곳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분위기에 따라 아이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도, 안 될 수 있다는 말이 안타깝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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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고사를 마친 교실 학생들의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하다. [출처: 참소리] |
학생들과 선생님을 만나기 전 서영철 교장선생님을 찾아 최근 교과부와 도교육청의 무더기 공문 발송 사태를 현장에서 접했던 느낌을 들어봤다.
“혼란스러웠다. 한꺼번에 교과부의 지시와 도교육감의 지시가 거의 동시에 접수돼 어떤 말을 따라야 할지 난감했다. 국가수준의 평가가 있어야 된다는 교과부의 당위성도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도교육감님의 교육철학도 모두 존중한다. 선생님들도 공문 탓인지는 몰라도 다시 한번 더 참여 학생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건 좀...대체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했던 40명의 학생들은 이 전부터 조금씩 줄어들더니 12일 저녁에 돼서야 23명으로 확정됐다.”
교과부 전결 공문 이첩 등으로 어느 정도 위축된 현장 분위기가 감지됐다.
“지시의 혼선을 떠나 일단 시험은 시험대로, 대체프로그램은 대체프로그램대로 선택권을 보장하는게 우리 학교의 방침이다. 체험학습은 허가하지 않았다. 대체프로그램은 교과과정에 나온 것을 기본으로 꾸며졌다. 독서와 글씨기, 풍선아트, 민속춤배우기 등이 있다”
그는 학력신장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그 방법은 제한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아이들의 학력신장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는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그방법은 전수평가가 아닌 표집평가로 하는 것이 좋겠다. 학교 서열화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그리고 시험은 각 학교별로 상하반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총 4회로 충분하다. 선생님들이 임의적으로 실시하는 각종 평가는 별개로 한다. 아무튼 평가는 필요하지만 학교를 서열화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선 안된다. 지난 시험에서 알 수 있듯이 1등을 해도 불안한게 서열화다. 학부모와 선생님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평가는 해도 서열화는 안된다. 언뜻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와 아이들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요즘 아이들 학력신장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일제고사가 능사가 아니고 꾸준한 선생님들의 지도가 더 필수적이라는 학부모님들의 전화가 자주 온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시험 자체를 싫어한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이니 오래 앉아 있거나, 힘든 게 있으면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를 잘 조절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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