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학교 무상화’ 논란 심화

‘조선학교 무상화 방침’에 반발, 일본내 반북단체와 보수언론 총 공세

일본 정부가 고교무상화를 실시하면서 조총련 계열의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킬지 문제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문가회의, “조선학교는 일본 고교에 준한다”...무상화 방침 밝혀

일본 문부과학성은 올 4월부터 시행한 고교무상화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이유로 조선학교가 제외해야 한다는 일본 내 여론을 감안해 전문가회의를 설치해 포함 여부를 검토해왔다.

다만, 참가자들의 안전과 논의의 공정성을 우려해 전문가 6명의 이름과 회의 내용은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

이 문제로 올 초부터 일본 사회에서는 찬반 논란이 크게 일었다. 한국 단체들도 이 문제에서 조선학교의 무상화에 손을 들고 나섰다. 조선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구성된 ‘진실과 미래, 국치100년사업 공동추진위원회’도 지난 3월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는 4월 시행되는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법안에 조선학교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8월 4일 <아사히>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조총련 계열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등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조선학교를 방문 조사하고 회의를 거듭한 끝에 “일본의 고교에 준하는 교육과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에 따라 문부과학성도 조선학교를 고교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을 굳혔으며 이를 조만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 반북단체, 보수언론 등 일제히 반격 나서

그러나, 전문가회의의 입장이 전해지자 ‘북한 납치 피해자 가족모임’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등의 단체에서는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조선학교 무상화 방침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문부과학성의 전문가 회의가 참가자도 공개되지 않은 채 밀실에서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산케이 신문 등 일본 내 보수언론들도 조선학교 무상화 방침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전문가회의 방침이 알려진 5일 이후 조선학교 무상화 관련 기사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기사에서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조총련이 조선 학교에 “수업 변경”을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장과 교직원실에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저작집과 초상화를 철거해 별도의 ‘연구실’에 모은 뒤 봉인하도록 했다고 보도하고, 조선학교가 북한과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기 때문에 일본의 ‘사상 교육’이념과 모순이 되고 있다며 조선학교 무상교육 방침 철회의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의 반발도 거세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북한은 일본에 있어 최대의 위협이다. 노동 미사일을 배치하고 핵 실험을 하고 있다. 납치도 하는 독재국가다. 독재자를 예찬하는 교과서를 사용하는 조선학교에 왜 국민의 혈세를 내야 하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학교 무상화’ 8월 중 결정...일본 정부 입장은 미지수

전문가회의의 입장에 따라 일본정부가 그대로 따를지도 미지수다. <아사히신문>은 “정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당내 의견을 다 들어보고 최종 판단을 하자”는 목소리도 여전히 일본 정부 안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가와바타 다쓰오 문부과학상은 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전문가위원회에서 조선학교의 수업시간과 교과서 등에 대한 전반적 논의를 거친 뒤 8월 중 무상화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표공약 중 하나인 고교무상화는 공립고교의 경우 수업료를 받지 않고 사립학교는 학생 여건에 따라 매년 12만~24만엔을 ‘취학지원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조선학교는 대상 고등학교가 모두 11개이며, 무상화 대상에 포함되면 4월부터 소급 지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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