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눈물로 세워진 ‘현대자동차’

금속노조, ‘원하청거래 실태와 대안’ 보고서 발표

원하청 기업간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가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독점적 지위로 하청업체 단가인하를 자행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에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10일, ‘중소하청업체 중간착취가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요인인가’라는 보고서(이상호 연구위원)를 발표하고 원하청 불공정거래의 실태 분석과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현대차의 ‘제왕’자리,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원인

완성차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시장에서 ‘제왕’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지배력과 독과점 구조는 불공정거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확대 추진과 순환출자구조를 활용한 정몽구 회장의 시장 지배는 자동차 시장에서 뿐 아니라, 부품시장에서 역시 수요독점적 상황을 연출한다.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금속노조의 부품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사업장 중 79.2%가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73.6%가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 부품의 독과점적 수요자로서 부품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부품공급시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전략과 맞물리면서 한층 강화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조조정, 인수합병, 법인신설등을 통한 현대차 산하계열사의 증가로 현대차가 독자적인 수직적 분업구조를 구축하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수직계열화로 인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는 부품사들에서도 현대자동차 계열 부품사와 그렇지 못한 비계열 부품사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구조는 원하청기업간 불공하도급거래의 결과를 양산하고 있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산하 계열사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1차 및 2차 하청협력업체들은 불공정하도급거래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금속노조에서 하청업체들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차 부품업체인 한라공조의 경우 2003년 이후 매출액은 계속 늘어났지만, 매출총이익율과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 공급하는 부품의 납품단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공정 하도급, 노동자 임금 억제와 노동시장 분단화 시켜

불공정 하도급거래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원하청기업간에 부품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구두계약으로 그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납품단가의 강제적 인하 △임금억제와 임금수준 강제 △경쟁입찰제도와 내부거래 △복사발주와 발주이원화 등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유형이 드러난 상태다.

특히 납품단가의 강제적 인하에 있어, 부품단가의 결정 이후에도 추가적인 단가 인하를 원청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금속노조 부품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품사의 72.7%가 추가 단가 인하를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정기적인 단가인하 요구 역시 75%의 사업장에서 부정기적으로 매년 1회 이상 단가인하요구가 이루어진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원청업체에서 파업 손실을 내세워 하청업체에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75.5%의 부품사에서 ‘원청이 파업을 통해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면 단가인하에 대한 요구가 들어온다’고 답했다.

이는 소속 사업장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임금체계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금속노조는 ‘임률억제와 강제는 2-3차 부품업체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즉 부품공급체계에서 최하층을 구성하는 중소영세부품업체는 한계수익률에 만족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해당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수준을 넘어서는 임금인상 요구를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불공정하도급거래의 양상은 부품업체의 혁신방해와 부품산업의 퇴행화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분단화와 노사관계의 왜곡화를 가져오고 있었다. 완성차업체의 부당한 요구와 임률결정에 대한 완성차업체의 직간접적인 개입에 대해 부품업체 노동자들은 완성차업체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해 줄 것을 원하고 있으나, 완성차업체의 노동조합의 대응은 이의제기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노동자간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노동자 내부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공정 하도급 개선, 완성차업체 노사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금속노조는 “불공정거래의 축소하기위해 무엇보다 완성차업체 노사의 적극적인 노력과 방안 모색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상시적 감시감독체계의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의 감독과 벌칙규정의 강화, 권고사항인 표준계약서의 작성의무화 또는 주요내용에 대한 공시의무, 단가인하와 같은 부당감액을 막기 위해 3배 징벌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하청기업간 상생협력을 실질화하는 방안으로 모범사업장에 대한 유인조치의 강화, 협력 및 성과 이익의 공유제도, 집단적 단가 및 원가결정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불공정하도급거래는 산업사회적 문제로, 경쟁구도에 노출된 개별기업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불공정하도급거래에 대한 산별특별협약을 추진할 것을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에서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고업협동조합협의회 등이 참가하는 업종별 정책협의기구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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