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 노사 전쟁 쌍용차, 회계조작

법정관리 넘기기 위해 자산가치 하락 조작 후 정리해고, 파업유도

쌍용차 대주주였던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넘기기 위해 회계조작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쌍용차 법정관리 승인과 정리해고에 바탕이 된 회계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2008년 회계장부 상 건물과 구축물 가격을 50%이상 하락한 것으로 잡아 자산가치 하락을 통한 부실조작이 포착됐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자료를 공개하고 “전문가(공인회계사)에게 회계자료들을 검토 의뢰를 한 결과는 매우 이례적으로 부동산(건축물과 구축물)을 ‘손상차손계상’하였고, 그 규모도 5천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손상차손이란 유형자산이 진부화되어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했을때 사용하는 장부상 손실이다.


2008년 12월 안진회계법인에 쌍용차가 의뢰하여 만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장부 상 특별한 문제가 없는 부동산가격이 2008년 한 해 동안 건물이 약 50%,구축물이 약 65% 하락 했다.

두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건물과 구축물 가격이 1년 만에 반토막이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공장의 사용가치가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고, 옹벽, 하수도, 굴뚝과 같은 구축물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회계조작을 통해 자산가치를 반 토막을 내고 계상한 유형자산손상차손은 5,132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의 회계조작은 법정관리 하의 삼정KPMG에 의해 검증도 없이 반복적으로 사용 된 후 5개월여 만에 삼일회계법인은 실사보고서에서 5,252억 원에 불과 했던 부동산가격을 1조 197억원으로 실사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렇게 실사조정한 가격으로 부동산 거래도 했다.

회계자료를 검토한 공인회계사는 회계자료 검토 의견서를 통해 “유형자산은 실현가능가액 또는 유형자산으로부터 예상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뿐더러, 손상차손을 계상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건축물에 대하여 손상차손을 계상한다는 것은 쉽게 회계전문가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건물은 특정제품의 생산채산성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대체용도 내지는 매각가치가 있으므로 그 여지가 없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2008년 12월 31일 현재 회사가 계상한 유형자산 손상차손 5,132억원에 대하여는 그 원인 및 계상내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상하이 차가 왜 이런 식의 회계 조작을 했느냐는 것이다. 노조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자산가치가 반 토막 난 그 5개월을 회상해 보면, 쌍용차 사태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 먼저, 2008년 하반기 안진의 감사보고서에 등장하는 5 천억 원의 자산하락은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의 주요한 도구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자산가치의 하락과 부실조작을 한 상하이 차의 의도는 2008년 어느 시점에서 자신들의 쌍용차 인수 목적, 완성차 종합기술 획득과 경쟁사인 쌍용차 기업가치 훼손 등을 이룩하자 먹튀를 결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주주에 의한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먹튀를 하기 위해 회계조작을 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만약에 정상적인 쌍용차 매각절차를 밟았다면, 자신들의 경영상 과오가 드러났을 것이고, 그에 따른 국민적 비판여론이 조성되어 한국정부도 그 여론의 눈치 때문이라도 어떤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큰 책임은 회계조작을 공모한 집단, 쌍용차 경영진과 안진회계법인이다. 당시, 쌍용차 경영진 특히, 박영태는 당시 재무담당이사였고 지금도 여전히 법정관리인”이라고 책임을 물었다.

안진이 작성한 조작된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파산법원과 쌍용차 경영진은 구조조정과 쌍용차 정리해고 수순을 밟았고, 쌍용차 노동자들은 파업에 돌입해 77일간 공장을 점거하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마지막 까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노조는 회사 쪽의 경영악화를 근거로 한 해고 강행으로 결국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 노동자 9명이 죽었고, 3000여명이 해고를 당해 거리로 나앉았고, 경찰특공대가 투입돼 100여명이 연행, 구속되었다. 77일간 한국사회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 했다.

노조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회계조작을 하여 만든 정리해고는 원천무효이고, 회계조작에 가담하고 승인한 자는 처벌되어야 한다”며 “회계조작에 공모한 박영태와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즉각 파면하고 구속수사하고, 2009년 구조조정안이 원천무효임을 공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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