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설계변경에 부실한 4대강 사업

[국감2010] 4대강 사업,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비판 의견 나와

4일부터 국정감사(국감)가 돌입했다. 정부정책 공과를 따지는 국감장에서 ‘4대강 사업’은 빠질 수 없는 사안. 국감에서 나온 4대강 사업 이슈를 요약해 싣는다.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부실, 32차례 설계변경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의 핵심사업인 준설량이 공구별로 크게 바뀌었다. 설계변경도 잦아 4대강 기본계획인 마스터플랜의 부실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토해양위원회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출한 국감 자료인 ‘4대강 하천 준설토 처리계획’의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준설이 필요한 62개 공구 중 마스터플랜 준설계획과 실제 준설량이 일치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7곳은 30% 이상 증가했다. 수계별로 한강 25.1%, 금강 18.3%, 영산강 9.4% 증가했다. 낙동강은 7.2% 줄었다.

특히 한강3공구는 마스터플랜 수립시 저류지 준설물량을 누락해 실제 준설량은 1백70%이상 증가, 엉터리 마스터플랜의 단면을 보여줬다.

사업 확정 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도 준설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영산강 6공구의 환경영향평가 당시 계획 준설량은 6.2백만㎥. 실제 확정 고시된 준설량은 8.1백만㎥으로 대폭 증가했다. 금강 3공구 역시 환경영향평가시 계획 준설량은 7.3백만㎥이었지만, 실제 고시된 준설량은 9.5백만㎥으로 30%나 증가했다.

마스터플랜 수립 후 실시설계 변경도 빈번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고시한 4대강 사업 실시설계를 2010년 1월 28일 최초 변경 이후 2010년 8월 24일까지 무려 32차례나 변경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와 준설량도 12차례 변경했다. 실시설계 변경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강기정 의원은 서울지방국토청에 확인 결과 한강 9공구는 가평군이 사업계획 수정을 건의해 서울청이 이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정부는 4대강 사업 공정률이 30%가 넘었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지만 공정률이 30%를 넘는 현재 시점에도 실시설계가 변경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설계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와 준설량 변경은 홍수와 밀접하게 연관됐다. 잦은 변경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진짜 강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 예측치 못한 홍수량 감당하기 무리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4대강 사업을 정면 비판한 연구보고서를 내놓아 4대강 사업 타당성을 역설하는 정부 주장을 무색케했다.

환경노동위원회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원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4대강 사업 문제점을 지적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사실을 4일 공개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연구원)은 92년에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99년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된 국책연구원이다.

연구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정 하천공간 확보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2009년 12월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4대강 사업 폐해를 지적하는 내용이 곳곳에 실려 있다.

연구원의 보고서 9쪽은 “4대강 살리기 사업만으로는 예측치 못한 급증하는 홍수량을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이러한 치수사업에서 벗어나 보다 항구적인 대안들이 적극적으로 제시.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연구원 보고서 31쪽 <제방축조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이란 단락에는 “홍수방어 측면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환경적, 친수적 방안보다는 홍수량을 배제하기 위한 통수능을 증가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일부 구간에서는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준설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인류의 안위를 위해 진행하려고 하는 거대한 토목사업에 있어서 인류가 우선인가, 자연이 우선인가를 따지는 것은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

같은 단락에는 “지속가능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해서는 수변습지 및 강변저류지 조성과 확충, 제방후퇴와 철거 등 횡적 공간확보 방안”을 주문하는 내용도 나온다. 보고서는 횡적 하천공간 확보방안으로 △제방후퇴 △습지복원 △강변저류지 조성 △홍수터 관리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강변저류지 설치가 계획됐으나 이수, 치수, 생태, 문화,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유기적 연계성이 낮고 특히 강변저류지 후보지가 가장 많은 낙동강 및 영산강 권역에는 강변저류지의 조성 및 복원계획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이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서술했다.

결론에서 보고서는 4대강 사업의 한계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보고서 1백28쪽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준설과 제방보강 및 건설 등과 같은 구조적 접근 방안으론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급증하는 홍수량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접근성, 친수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 경제적 측면 역시 마찬가지이다”라고 적혀 있다.

홍희덕 의원은 정부출연기관의 엄정한 전문가 견해를 정부가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를 국감 기간에 공개해 엄정하며 양심적인 전문가가 정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비판 마저도 외면하는 정부 태도를 꾸짖기 위해 보고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홍희덕 의원은 “국책연구기관도 지적했듯 기후변화에 의한 국지호우에 오히려 4대강 사업은 취약할 수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자연과 인류가 공존하는 패러다임으로 하천정책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 4대강 검증특위 설치 필요

정무위원회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4일 국무총리실 국감에서 ‘2009년 국회 결산심사에서 의결된 4대강 사업관련 시정요구사항’을 제시하며 “4대강 검증특별위원회 설치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국감 질의에서 조 의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예산 8320억원 중 시설비에서 토지매입비로 2746억원을 고하게 전용하고, 국가하천정비사업 시설비 등에서 79억원을 전용해 홍보비로 집행한 것은 국회 예산심의 확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현실성이 부족한 일자리 34만개 창출을 계속해서 홍보하고,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의 입장 및 지자체 의견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서 4대강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회가 시정을 요구한 4대강 사업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 수자원공사 재정악화 문제, 국가하천 위주의 홍수피해예방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이 강경한 만큼, 국회가 나서서 해결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조영택 의원은 “정부는 국민들 불신을 낳고 있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국민과 소통하기는 커텽, 사실은 은폐하거나 불분명한 입장만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함께 4대강 검증 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대책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태그

국정감사 , 4대강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